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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적으로 상업화를 시작하였거나 준비중인 모바일 TV 표준은 우리나라의 DMB와 유럽 노키아 주도의 DVB-H, 미국 퀄컴 주도의 MediaFLO, 일본의 ISDB 등이 있다.

그 중에서 지상파 DMB인 T-DMB는 정부의 주도하에 상용화시킨지 벌써 2년이나 지났다. 약 800만개의 단말기가 소비자에게 보급되어 어느정도 시청자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들어 지상파 및 위성 DMB 사업자들이 수익문제로 심각한 운영위기를 맞고 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근본적인 이유는 수입원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디지털 방송 송출을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인데, 이는 국내 모바일 TV(T-DMB)가 무료로 제공된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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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모바일 TV는 유료 방송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었으나, 사용자의 저변확대와 단말기 보급, 기술정책 장려 및 기술 수출을 염두해둔 정부의 정책으로 무료로 제공되었다.

휴대폰과 각종 단말기 등 2년만에 800만대가 보급되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빈약한 수입원이 현재 지상파 DMB의 앞길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현재 방송사업자들은 방송재허가 기간(3년마다 재허가)인 내년에도 계속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갈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업권을 반납하고 손을 떼겠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수도권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DMB 전파를 쏴서 전국 대부분의 권역에서 DMB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전국 DMB 방송의 원년이 된 해이다.

전국방송은 KBS와 지역MBC와 민방이 각각의 앙상블에서 2개씩의 비디오 채널과 1개의 라디오 채널을 송출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나, KBS와 MBC를 제외한 민방은 상대적으로 재정적인 열세에 놓여 있어서,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한 DMB 사업을 유지할 수 없다.

공중파 방송 대부분의 수입이 광고에 의존하고 있고, 광고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VACO)를 통해 배분이 이루어지고 있다. 철저하게 관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는 공중파 광고는, DMB에 대해서는 정부정책과 관계없이 야박한 광고비를 나눠주고 있다. DMB 방송사업자 6개사 평균 5억원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부가 DMB에 기대하는 것은 국내 DMB를 테스트베드로 삼아 DMB 기술을 수출하겠다는 것인데, 정작 2년간의 운영으로 테스트베드는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해외에서 한국형 DMB가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 역시 뚜렷하지 못한 수익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경쟁 표준들 역시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ISDB-T 역시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오늘자 전자신문엔 ITU에서 DMB기술이 표준으로 채택될 것이 확실시 된다는 기사가 났다.  

전자신문 : '지상파DMB' 국제표준 유력

이렇게 되면, 기술을 수출하는 정부와 관련장비업체나 수신단말 관련 업체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여전히 방송을 제작하고 송출하는 방송사에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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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 DMB 서비스 아키텍쳐는 수출할 수 있더라도, DMB 비즈니스는 솔루션으로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2년이나 운영한 한국의 DMB 시장 상황을 참고할 것이므로 현재의 상황은 DMB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만을 줄 것이다.

현재의 DMB 서비스는 반쪽짜리이다. 단순히 방송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었다는 것과 고정형 DTV에서 모바일 DTV로 바뀌었다는 것 외에는 기존의 아날로그 TV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원래 모바일 TV(DMB)는 양방향성과 데이터방송에 많은 관심을 두었던 방송 기술이다. 사용자와 인터랙티브(Interactive)하게 채널을 형성하고, TPEG나 EPG, BIFS같은 데이터를 기본으로 하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 서비스 개념으로 출발한 방송이다.

물론, 이런 과제를 현재도 열심히 개발 중이고, 일부는 구현한 상태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이 모바일 TV 서비스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방송이라는 큰 사슬에서 보면 방송사업자와 장비제조사와 소비자(시청자, 청취자)가 있는데, 소비자와 장비제조사 측면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사업추진으로 도움을 받고 있지만,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송사업자는 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가장 큰 문제이다.

현재 한국시장에서 DMB 비즈니스는 인프라와 사용자 측면에서는 청신호이지만, 방송사업자에게는 적신호가 켜져 있다. 방송사업자가 살아남는 것이 결국 한국형 DMB가 살아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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