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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ful Daegu(컬러풀 대구)

색채가 “다양한, 다채로움”을 의미하여 젊고, 밝고, 멋지고, 화려하고, 활기찬 도시 이미지를 제공하여 다양한 모습의 발전적인 대구를 표현 (대구광역시 홈페이지)

대구광역시의 슬로건이며 대구의 도시브랜드 구호이다. 왜 Coloful Daegu라고 만들었을까? 홈페이지의 설명처럼 활기찬 도시 이미지를 표현하고 싶은 것이겠지만,  한편으로는 1980년대까지 대구의 주력 호황산업이었던 섬유(염색)산업을 상징하는 것임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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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 캐릭터 '패션이')

대구광역시의 캐릭터는 한국의 전통적인 비천상(飛天像) 문양의 미적감각을 21세기 세계적 섬유패션도시로 발전하고자 하는 대구시의 이미지와 조화되게 형상화한 것으로서 섬유패션도시를 상징하는 [패션이]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대구광역시 홈페이지)

대구광역시는 대구가 섬유패션도시라고 정의하고 있다. 중국 전통옷인 청삼을 연상시키는 원피스에 어울리지않는 빨간 장갑과 댕기머리의 캐릭터는 섬유패션도시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보다는 뭔가 많이 부족한 촌스러움을 전달할 뿐이다.

대구하면 섬유가 생각난다? 80년대 사회과부도에 나올법한 이야기다. 대구의 과거 대표산업이 섬유였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지금도 섬유가 대구의 대표산업인가라는 질문에는 의문을 표시할 수 밖에 없다.

섬유와 함께 대구를 이야기할때 빠지지 않는 것은 바로 '밀라노 프로젝트(Milano Project)'라는 대형 국책 사업이다. 활력을 잃고 경쟁력을 잃은 대구의 섬유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국가와 지방정부차원의 대형 국책 사업이다.

이탈리아의 밀라노처럼 섬유와 패션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발로로 밀라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1999년 사업이 시작되었다. 제직과 염색 위주에서 패션과 디자인, 어패럴 산업과 연계하여 세계적인 패션 섬유도시로 거듭나겠다는 프로젝트였다.
'밀라노 프로젝트'는 한때 대구를 들뜨게 만든 대형 국책 프로젝트이지만 지금은 실패한 전형적인 국책 프로젝트의 표본이 되어 있다.

섬유업계는 밀라노 프로젝트 이전에 1986년부터 1997년까지 2930억원을 섬유산업 합리화 자금(사실상 구조조정 자금)을 투입했었고, 결과적으로 효과가 없는 빈껍데기 사업이었다.

한겨레 :
섬유단체 “특별법 만들테니 돈내놔”

1998년 김대중 정부의 출범과 함께 영남권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대구 경북을 위한 대형 국책사업이 시행된 것이 바로 밀라노 프로젝트다. 영남에서 호남으로 바뀐 정권과 이에 대한 보상책으로 급조된 프로젝트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때 대구 섬유산업은 대구 전체 매출의 50%에 육박하는 대표산업이었다. 따라서 유권자들의 대부분이 섬유산업 종사자라도 해도 무방할만큼 이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섬유산업에 대한 지원책이 무엇보다 주효했을 것이다.

밀라노 프로젝트는 90년대 이후로 점점 매출이 줄어들고 악화되고 있는 대구의 섬유산업을 지원하여, 경쟁력 있게 만들고 패션 분야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1단계로 1998년에서 2003년까지는 무려 6,800억원(국비 3,760억원, 지방비 515억원, 민자 2,615억원)의 혈세를 쏟아부어 섬유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실상 대부분의 자금은 섬유산업 자체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부실기업지원 등으로 섬유기업의 생명 연장 용도와 유관단체장의 자금유용 등의 원래 취지와는 다른 용도의 전용과 비리로 잘못된 프로젝트라는 비난을 받았다.

뉴시스 :
<초점>위기의 밀라노프로젝트

감사원은 돈만 쓰고 실효성이 없는 실패한 대형 국책프로젝트의 대표로 밀라노 프로젝트를 꼽기도 했다. 그만큼 투자된 자금과 효과면에서 밀라노 프로젝트는 잘못된 프로젝트의 대표가 되었으며, 대구의 성장산업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만들었다.

서울신문 : “대구 밀라노 프로젝트 재검토”

1단계 사업을 통해 얻은 것이라고는 섬유기업들을 위한 몇몇 건물과 단지 조성 등 인프라시설이라고 말하는 것들 뿐이다. 물론 이런 인프라가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패션 디자인 산업과 어떤 연관이 있으며, 어떤 지원을 하게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자금유용사건과 유관단체들의 대립, 뇌물사건으로 시장(문희갑 대구광역시장)이 불구속 되는 등의 지저분한 일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런 모습들을 지켜보는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근래에는 '대구는 섬유도시'라는 말은 어느새 슬그머니 사라졌다. 그러나 '대구는 한때 섬유도시였었다.' 지금도 엄연히 대구경북경제의 한 축으로 섬유산업이 존재하고 있으며, 위기의 외줄을 타고 있는 상황이다.

저가의 중국산에 밀려 단순 제직과 염색기술만으로는 시장을 확보하기가 힘들었다. 대량생산만으로 중국의 저가를 언제까지나 따라잡을 수 없어서 새로운 돌파구로 삼은 것이 밀라노 프로젝트였다.

제직과 염색 기술을 바탕으로 패션과 디자인을 강화하여 세계적인 브랜드를 탄생시켜 소품종 다량생산의 시대를 열어 대구경북의 새로운 산업축으로 형성하겠다던 야심찬 프로젝트는 여러가지 문제점과 정치적인 이권에 휘말려 좌초되었다.

단순히 사업의 좌초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지역민들에게 커다란 실망과 좌절을 안겨주었다. 국가가 엄청난 지원을 해도 이를 효과적으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섬유산업 지원으로 인해 신생 산업들을 지원하는 기회마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곱게 바라볼 리가 없다.

하지만 밀라노 프로젝트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현재도 2단계 사업이 시행 중이며, 이번에 발표된 대구경북의 경제자유구역지정에도 봉무동에 국제패션디자인지구가 들어서게 되어 있다. 또 2009년부터는 3단계 사업으로 넘어가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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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에 실린 광고 12월 24일자)

그런데, 또 다시 이제까지의 지원도 모자라서 국민의 혈세를 다시 요구하고 있다. 경제대통령을 자부하는 당선자의 공약을 빌미로 이렇게 신문에 광고까지 냈다.

이제까지 대구경북의 지역 섬유업계가 지난 9년간 정부지원과 지역민들의 세금으로 어떤 성과와 지역에 도움을 주었는지 관련업계와 단체 그리고 대구시는 밝혀야 한다. 과연 대구는 섬유패션 도시가 되었는가?

대구 어디에도 '대구패션'은 없다. 지난 9년간 거대 자금을 지원했는데도 모자라서 신문지면에 특별법을 꼭 만들어 달라고 아부하는 것이 대구경북을 위한 길인가?

섬유산업은 시장경제 원리에 맡겨야 한다.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기조는 시장경제 원리에 충실하자는 것인데, 무너져가는 섬유산업 역시 법과 자금에 의존하지 말고 냉철한 시장경쟁 논리에 맡겨야 한다.

얼마전 대구경북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으면서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된 것이 있는데, 섬유산업은 이 중에서 이미 계획되었던 작은 부분으로 봉무동 패션어패럴밸리 조성만 남아 있다. 대부분은 메카트로닉스나 임베디드, 모바일 분야의 신사업 지원 중심으로 발표되었다. 물론 그것마저도 해외 기업 유치가 되지 않으면 헛물만 켜는 꼴이 된다.

지방정부 스스로도 섬유산업이 더이상 이 지역의 발전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쉬메릭이라는 자체 브랜드는 몇년째 대구의 섬유산업의 한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이다. 패션과 디자인을 외치면서 받았던 자금은 다 어디로 갔는가?

그 돈이었으면 대구경북이 여러 사업을 시도할 수 있었고, 막 피어나는 신사업 지원에 썼으면 경제가 이 모양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대구경북 섬유산업계는 더이상 국가로부터 생명줄 연장을 바라지 말아야 한다. 시장 경제 논리는 냉철하며, 잘 되는 산업은 더 잘되도록 안되는 산업은 타당성 검토 후 정리할 것은 정리해야 한다.

동성로와 야시골목, 각종 대형 아웃렛에 걸린 의류를 살펴보면 대구가 섬유도시라는 말이 얼마나 어울리지 않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유명한 브랜드들이 대구에서 만들어진 섬유를 얼마나 쓰고 있는가? 9년동안 돈 써서 만들어낸 브랜드라도 하나 있는가?

대구광역시는 캐릭터인 '패션이'부터 바꾸기 바란다.

쿠키뉴스 : 대구 ‘밀라노 프로젝트’,닭 쫓던 개?…서울―밀라노 패션협력 양해각서

뭐 느껴지는 것이 없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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