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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군대 두번 가는 개꿈

킬크 2007. 12. 25. 16:42
나는 군생활을 30개월 하고도 하루를 더 하고 나왔다. 소위 '특명'을 재수없이 받아서 당시 30개월을 채우지 않고 제대하던 대부분의 전역병들과 달리 나와 같은 날 입소했던 신병교육대 동기들은 남들보더 적어도 군생활을 하루 더 하고 나왔다.

제대하고 나서 가끔 재수없는 꿈을 자주 꾸는데, 그것은 바로 군대에 남아 있는 꿈이거나 제대 했는데 다시 군대 가는 꿈이었다. 꿈 중에서 가장 기분 나쁜 꿈이었으며, 영원히 제대하지 못하는 꿈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군대라는 것은 나같은 남자들에게는 유쾌하지 못한 기억들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자신이 원하지 않은 것을 해야하는 곳이 군대이고, 남자 인생에 있어서 그래도 손꼽아 어려운 기억으로 남는 시절이 군생활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 같이 군을 다녀온 사람이 (일부러) 군대 안간 사람들을 보면 괜히 심술이 나는 것은 보상심리가 아닐까.

사회 지도층 자제들의 군입대 비율이 낮은 것 역시 군대라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하에 자식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 아닌가.

소위 빽(Back)과 편법을 이용해서라도 가지 않아야할 곳 중의 하나가 군대라는 것은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에게는 아주 민감한 사안 중의 하나이다.

오늘, 얼마전 병역비리로 산업기능요원에서 다시 현역판정을 받고 입대한 싸이(박재상)의 훈련소 사진을 보게 되었다.

머니투데이 : 군복입은 싸이, '의젓하네~'..훈련소 모습공개

31살의 나이로 입대해서 다른 병사에 비해 최대 11살 정도 차이가 나는 싸이의 훈련병 사진은 어딘지 모르게 서글프게 보인다. 웃고 있어도 웃는 것이 아닌...

싸이의 병역비리 관련 여부를 떠나, 제대한 전역병의 입장에서, 싸이의 군생활은 현실의 악몽이다. 그리고, 나는 군대가 무서워 미국인이 되어버린 스티브유와는 다른 차원에서 싸이를 볼 것이다.

건강하고 성실하게 군생활 잘 하고 다시 사회에 나온다면 박수치면서 그대의 복귀를 환영할 것이다.

당신이 말한대로 구질구질하지않고 시원하게 인정하고 군대 다녀오는 모습이 진짜 당신이 말하는 싸이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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