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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꾹 뻐꾹'
엊그제 30날부터 어제까지 내 휴대폰 소리의 주테마는 뻐꾹이 소리였다. 왜 그렇게도 날아오는 뻐꾹이들이 많은지...
가는 해와 오는 해를 맞이하여 연말인사와 새해인사를 SMS로 받은 것들이었다.
많은 지인들에 보내준 SMS에는 다양한 인사들이 적혀 있었다. 어떤 이는 이모티콘으로 예쁜 그림을 보내 주었고, 어떤 이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에 대해 글로 인사말을 갈음하는 등 다양한 문자 메시지들을 받았다.
내겐 그저 그런 문자 메시지들이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그 마음만 받으면 되는 것이기에 답을 따로 하지 않았다. 어느 누구에게도 문자나 연락을 취해서 연말 연시 인사를 하지 않았다.
잊지 않고 누군가를 생각하며 소식을 전한다는 것은 가슴 벅찬 일이다. 설령 그게 겉치레라도 받는 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나를 기억해 준다는 사실만으로 마음 흐뭇하게 하는 일이다.
몇년동안 얼굴보지 못해도 연말이면 날아드는 SMS가 그 사람을 기억하게 만든다. 보낸 사람의 정성이라 생각하면 그 역시 입가에 미소짓게 하는 일이다.
비록 주소록에 있는 명단이어서 그룹전송을 해서 뿌린 일도 있겠지만, 그래도 주소록에 내 이름 하나 지우지 않고 남겨 두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 아니겠나.
나이가 들면 사람이 그리워 진다고 한다. 그저 내 관심사에 말걸어 주는 이. 아무 일 없어도 안부전화 한통하는 일. 그게 평소엔 참 귀찮은 일임에도 그저 아무런 목적 없이 안부를 전하는 일. 그 자체가 아름답고 고마운 일이다. 보내는 이의 심정이 어찌 아름답지 않을까.
그런 지인들의 모습에서 나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것 같아서 한편으로 부끄럽고 후회된다. 때되면 괜히 연례행사로 보내는 SMS가 싫었고, 생각나지 않던 사람을 생각하는 '척' 한다는 것이 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아예 SMS를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새해를 맞이하면서 문자 메시지 한건 보내지 않아도, 생각나는 사람들을 마음속에 차례로 떠올리며 길운을 빌어본다. 그런 심정이야 밖으로 내보일 수는 없지만, 이심전심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지인들 중 상당수가 내가 개인 블로그를 가진 사람이라고 상상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블로그와 관계없이 만들어진 인연들이어서 이런 자릴 빌어 신년 인사를 한다고 읽어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내 블로그를 찾아 오는 다른 인연들께도 따로 인사를 올리지 못했다.
그래도, 내 마음은 이렇다라는 것을 한번쯤 표시하고 싶었다.
화살같이 흐르는 시간을 잡을 수는 없겠지만, 어김없이 또 다시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이 두가지만 기억하고, 이 두가지만 늘 마음속에 새겨둔다면 가장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늘 곁에 있고, 그들 역시 내가 늘 바라보아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끊임없이 바라보고 이야기하며, 행복해 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바라보는 사람들을 웃음짓게 하고, 그들이 나를 웃게 만드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가정과 직장과 사회 모두가 웃음짓는 날만 오길 바랍니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 봅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