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행사 3일째날이었다. 어제와 그저께보다는 많은 방문자들이 한국관 부스를 찾았다. 그건 방문자들이 대형 벤더들의 전시관을 둘러보고 남는 시간에 천천히 중소업체를 찾아다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또한 오늘부터는 행사를 둘러본 많은 방문자들이 자국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시 마치는 시간에 밖을 나서니 어제보다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에스빠냐역은 늘 행사 참가자들로 붐볐다. L1 에스빠냐역에서 탄 대부분의 사람들은 MWC 행사 관계자들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지하철을 타는 사람이 적었지만, 그래도 러시아워이다보니 서울 지하철처럼 가득차서 탔다.

약 두정거장을 갔을 때 일이다. 출입구쪽에 사람이 가득 있었기 때문에 그 역에서는 사람이 들어올 수 없었는데, 별안간 두 아주머니가 그 사이를 힘겹게 비집고 들어왔다.

그들의 행동이 눈에 띌 정도로 유별났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 잡고 있었다. 두 아주머니는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문이 닫히고 지하철이 출발하자 한 아주머니가 내가 있는 쪽으로 바싹 붙었다.

그러자 별안간 내 안주머니속으로 손이 쑥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입고 있던 양복의 상의 주머니에는 여권이 들어있었다. 순간 바로 한쪽손으로 여권이 들어있는 주머니를 막았다.

그때 재빠르게 손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는 두 아주머니는 빠르게 다른 자리로 옮겨가고 있었다.

분명 한 아주머니의 손이 내 안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아차 바로 이런 것이 소매치기이구나'라는 느낌은 그들이 나로부터 멀어질때 느끼게 되었다.

바르셀로나는 유럽의 유명한 관광지 중의 한 곳이기 때문에 소매치기가 많다고 한다. 특히, 람블라스 거리를 많이 언급하고 있지만, 지하철 러시아워 시간에 이럴 줄은 몰랐다.

아파트로 돌아와서 그들이 소매치기였을 가능성을 생각해보니 여러가지 정황이 맞아떨어졌다.

우선, 남들은 복잡한 객차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다음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들은 여러 사람을 비집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일부러 일부 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같이 양복을 입고 있는 외국인에게 접근한다는 인상을 금방 받았다. 또한 두사람이었고 한사람은 대상자 가까이에 붙어 소매치기가 들키지 않도록 바람잡이 역할을 했고, 그 사이 한사람은 주머니 안쪽으로 손을 넣었다. 또한 내가 알아차리고 저지하자 바로 다른 곳으로 비집고 이동을 했다.

만일 내가 의식하지 못하고 여권이라도 분실했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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