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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CeBIT, IFA 같은 대규모 IT, 정보통신, 가전관련 국제전시행사에서는 새로운 제품을 가지고 출품하는 업체들이 많다. 신제품을 소개하기에 이런 국제행사만큼 유용한 것이 없기 때문이며, 내수보다 수출에 관심이 있는 회사라면 국제행사 참가를 반드시 고려하게 된다.

국제 행사 중에서 독일에서 열리는 하노버의 CeBIT(3월), 베를린의 IFA(8월말) 행사는 IT 정보통신과 가전분야에서는 권위있는 세계 전시행사들이다.

그런데, 전시 참가사들에게 항상 전시 매뉴얼에 따라 나오는 것이 있는데, 바로 저작권이나 라이선스 침해에 대한 경고이다. 특히 전시목적으로 재생하는 음악, 음악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저작물이나, MP3, 유료 코덱 등의 라이선스가 있는 제품에 대한 엄격한 규정 준수를 요구한다.

특히 콘텐츠 저작권에 대해서는 독일의 GEMA(Gesellschaft für musikalische Aufführungs)의 관리하에 전시자들이 전시 라이선스비용을 지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물론, 라이선스 비용을 내지 않고 전시하는 업체들이 많이 있다.

주로 중국과 일부 우리나라 업체들은 저작권 라이선스에 대해 둔감한 편이어서, 설마 전시장에 단속하러 나오겠나라는 생각으로 비용을 내지 않고 버티는 경우가 많다. 또는 적법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데도 증명을 하지 못하고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용은 전시하는 콘텐츠의 수량과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하루 몇 십 유로에서 몇 백 유로 정도이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나가는 돈이라고 생각하니 아깝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작년 IFA 때 참석했을 때도 그런 일이 있었지만, 독일 경찰이 전시진행 중인 업체를 급습하여 라이선스 계약이 없다는 이유로 전시물을 전부 압수해 가는 일이 있었다. 해당 회사는 한국의 멀티미디어 기기 관련 제조회사였으며, 사소한 라이선스 실수(라이선스를 받았으나, 증명서류를 챙기지 않은 실수)로 전시일 하루를 날려 버리는 것을 봤다.

현재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CeBIT 행사장에서도 중국 업체 Meizu (MP3P와 PMP 제조사)가 라이선스 관련 단속을 당해 전시장 부스 폐쇄를 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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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압수당한 Meizu 부스, 출처 : Engadget)
engadget : Meizu CeBIT booth shut down by German authorities

특히, 중국업체들은 라이선스나 저작권과 관련해 상당히 '뻔뻔스런'자세를 취하고 있었던 터라 단속 자체가 그리 놀라운 뉴스는 아니지만, 이번엔 Engadget을 타고 전세계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는 MP3 라이선스와 관련되어 권리단체 중의 하나인 Sisvel의 요청으로 전격 독일경찰이 출동한 것이라고 알려졌다.

완성품 MP3P 기기(MP3가 재생되는 기기)의 경우 MP3 라이선스 업체에 최소 우리돈으로 500만원 이상을 라이선스 비용을 내야 한다. 생산수량에 따라 금액은 더 올라간다.

가끔 전시행사 관계로 독일 공항에 입국할 때, 전시물품 조사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였다는 영수증이나 증명서가 없는 경우에도 물품을 압수당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유럽 국가 중 독일의 철저한 라이선스 관리는 유명하다. CeBIT이나 IFA 행사에 참가를 고려 중인 기업이라면, 특히 관련된 제품을 전시하려는 기업이라면 참고해야할 중요한 사항이다.

중국업체라고 봐주는 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중국업체들이 돈을 좀 벌었다는 사실을 저작권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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