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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유수 이동통신사들이 신천지로 떠오르는 이머징마켓을 시장 장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Businessweek지가 보도했다.
신흥개발 국가이거나, 인구에 비해 이동통신 사용자가 많지 않은 동유럽, 서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이동통신시장 개척에 본격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미 인도나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은 지역 이동통신사들이 장악을 했고, 이들과 직접적으로 경쟁에 나서는 것보다 시장이 아직 개화되지 않은 미개척 시장이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유럽의 통신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다.
Sprint Nextel을 인수할 것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독일의 Deutsche Telekom(DT)은 최근 그리스 이동통신사인 OTE Hellenic Telecommunications의 지분 25%를 50억 달러에 사들였다. 이번 인수는 DT가 그리스 이동통신시장에 진출하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OTE가 투자했거나, 관련된 동유럽 통신회사들 때문이다. 여기에는 불가리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 주요 동유럽국가의 떠오르는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DT가 나섰다는 분석이다.
룩셈부르크의 Millicom International은 아프리카 콩고공화국과 스리랑카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는데, 이들 국가들은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서 유선 데이터 네트워크 사용이 어려운 지역이다.
이렇다보니 초전력 장비인 휴대폰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음성통화 외에도 PC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휴대폰의 데이터망을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에서 Millicom은 1분기에만 1억 5천 8백만 달러의 이익을 남겼다. 전년대비 78%나 성장한 수치이다. 소리소문없이 조용하게 시장에서 큰 이익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들 통신사 뒤에는 Nokia가 버티고 있다. Nokia는 시장지배력을 이용하여 인터넷 기능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저가의 단말기를 이들 시장에 공급하여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메일 등의 기능이 특화된 단말기의 공급이 활발하다.
인도 최대의 이동통신사 Bharti Airtel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MTN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는 소식이다. MTN은 약 500억 달러의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51% 정도의 지분을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MTN은 보츠와나, 콩고, 카메룬, 우간다, 잠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 외에도 이란, 사이프러스, 아프가니스탄 등의 중동과 서아시아 지역을 포함한 21개국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 거대 이동통신회사인 스페인의 Telefonica는 중앙유럽과 중국 외에 남미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또한 이동통신장비회사인 스웨덴의 Ericsson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 장비판매가 급격하게 늘고 있어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신흥개발도상국들은 기술적인 면에서 앞선 국가들과 달리 단계적으로 접근이 불가능하다. 중국이 VHS 비디오 대신 VCD로 바로 넘어갔고, 또한 DVD로 넘어간 것처럼, 이동통신시장에서도 시장이 무르익은 후에 신기술들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시점의 최신기술이 그대로 사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후발 개도국 국민들이 음성통화만 되는 저가폰만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그들도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인터넷을 접속하고, 최신형 휴대폰을 열망하며 상대적으로 선진국에 비해 저렴한 요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기술 선도적인 제품도 많이 판매되고 있으며, 점점 사용자가 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고가폰보다는 저가폰시장이 더 활성화되어 있고, 휴대폰은 가진 사람들의 사치품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만, 그들 역시 무선통신에 대한 열망은 선진국 못지않다.
이런 유럽 이동통산사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문득 우리나라의 이동통신사를 떠 올리게 된다. 휴대폰은 세계 선두그룹에 있지만, 이동통신 서비스는 아직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나라의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