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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echart 라는 스페인 Steema 사의 소프트웨어를 무단 사용한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의 송사 뉴스가 며칠째 업계뉴스로 계속 올라오고 있다.

송사가 촉발된 진원지는 X인터넷 솔루션 업체인 쉬프트정보통신이었고, 이 회사의 제품을 납품받은 삼성 SDS, LG CNS 등 대기업 SI업체들로 불똥이 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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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echart라는 프로그램은 소프트웨어 솔루션에서 챠트를 그려주는 컴포넌트 라이브러리 어플리케이션이다. 수치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다양한 그래프나 챠트를 그려주는 소프트웨어이다.

이런 라이브러리 어플리케이션은 각종 보고서에 아주 유용하다. 데이터를 이미지화하여 알기 쉽게 표시해주는 챠팅 기능은 분석에 있어서 가장 기본기능에 속한다.

문제는 이 프로그램이 상용프로그램이고 개발과 판매시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차용한 자사의 제품판매때 원천기술 제공사의 라이선스료를 지불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시 한 기업에서 모든 것을 만들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컴포넌트 솔루션이 아닌 토털솔루션 제공업체는 순수한 자체개발만으로 솔루션을 만들어내기 힘들다.

컴포넌트형 어플리케이션을 라이선스에 의해 구입하거나 일부는 자체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해결을 하지만, 아무래도 전문 솔루션에 비해서는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체개발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기업형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에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때 자사의 핵심 기술로만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자사의 핵심 기술 경쟁력과 시장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전문 소프트웨어를 결합하여 제품을 만드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때 문제는 바로 라이선스이다. 최종 완성품이 적정한 이윤에 수요가 어느 정도 있다면 라이선스를 구입하여 시장에 내놓는 것이 좋지만, 치열한 가격경쟁속에 놓인 국내 소프트웨어업체에게 타사의 제품 라이선스 구입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특수한 기능을 수행하는 컴포넌트형 어플리케이션의 경우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무단 사용에 대한 유혹을 벗어나기 힘들다.

직접 개발하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투입되어야 하고, 성능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보통은 개발단계에서 라이브러리 형태의 공개소프트웨어를 먼저 찾아보고, 하다못해 GPL 라이선스 프로그램도 찾다가 결국 안되면 상용을 차용하게 된다.

충분한 개발기간과 비용이 최종 소비자인 기업에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에 상용 컴포넌트 소프트웨어 차용에 대한 유혹은 늘 개발자와 개발 책임자를 따라다니게 된다.

이번에 소송이 이어진 Steema 사의 경우 Software FX의 Chart FX와 함께 Chart 컴포넌트 라이브러리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회사이다. 몇 명의 개발자로 시작하여 주요 프로그램인 TeeChart의 라이선스 수입에 의존하는 회사이다.

Steema의 경우 한국시장에서 자사의 소프트웨어가 어느 정도 보급되었다는 판단하에 한국 총판을 통해 송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에 까지 납품된 것을 안 상황이어서, 불법 라이선스 수량 부분에서도 어느정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 기회에 자사의 제품을 이용하여 개발하고 있는 여타기업에도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정품 구매율을 높이기 위한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컴포넌트 소프트웨어 개발기업들이 심심치않게 사용하는 판매전략이 현재 펼쳐지고 있다. 알면서도 모른척 하다가 시장이 어느정도 무르익었다고 판단하면 소송을 통해 라이선스 판매를 늘이는 전략이다.

또한 이런 라이선스 전략을 펼칠 때는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도 전형적인 방법이다. 대기업 등에 납품한 사례가 많은 대표기업을 소송대상으로 삼으면 작은 기업 몇개를 소송으로 상대하는 것보다 훨씬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라이선스 무단 이용 사례는 소프트웨어 업계에 공공연한 비밀이다.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지만, 모든 것을 다 개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며, 또한 이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전문 컴포넌트 개발사의 라이선스를 구입하여 개발초기의 투자비용을 아끼고 개발 및 납품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유리하다. 하지만, 최종 납품을 받는 고객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 가격이 올라가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키기때문에 꺼려할 수 밖에 없다. 가끔은 불법 사용을 묵인하기도 한다. 이번처럼 일이 커지지 않을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믿음이 있는 경우에는 보통 묵인하는 것이 많다.

분명 라이선스 전략(소송을 통한 불법 라이선스 적발)도 하나의 소프트웨어 판매전략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어느 정도 합리적인 가격과 정책이 있다면 굳이 불법 라이선스 사용자를 양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번 라이선스 소송 사태를 보면서 국내의 소프트웨어 납품행태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의 어려움이 머리속에 떠 올랐다.

불법 라이선스 운영은 명백한 잘못이며, 특히 같은 동종 소프트웨어 업체로서 자기살을 깎는 잘못된 행동이다. 만일 자사의 소프트웨어가 타사에 무단 적용되어 이익을 얻는 것을 가정한다면 Steema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기 위해선 기업고객의 많은 이해가 필요하다. 특히, 컴포넌트 형태가 아닌 토털솔루션 납품의 경우 제대로된 라이선스 구매에 대해 납품사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불법 라이선스 사용이 발생하는 대부분의 경우, 무리한 라이선스 가격정책 또는 고객사의 납품단가 인하압력 때문에 촉발된다는 사실은 개발사들이 가진 큰 고민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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