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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는 여름의 술이다. 우리나라에서 6월부터 10월까지 판매되는 맥주의 양은 1년에 판매되는 맥주 판매량의 7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소주나 양주같은 다른 어느 술보다 더위를 식히는 청량감을 주는 효과가 크기때문에 누구나 여름의 대표적인 술로 맥주를 꼽는데는 주저함이 없다.

나는 다른 주류보다 맥주를 즐긴다. 대학시절 처음 맛 본 이후로 지금까지 맥주를 즐겨 마시고 있다. 소주나 막걸리 같은 술은 즐기는 편이 아니지만 맥주는 부담을 갖지 않는 주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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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흑맥주 스타우트 PET 버전)

PET 맥주보다는 병맥주가 더 맛있고, 그보다는 생맥주가 더 맛있다. 하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맥주는 할인점의 PET 맥주라서 상대적으로 병맥주는 잘 마시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작년에 재작년부터 맛보기 시작한 유럽맥주때문에 최근엔 국산 PET 맥주보다는 병맥주인 유럽맥주를 더 자주 찾는다.

국산맥주 중에는 그래도 가장 늦게 나온 하이트의 MAX라는 맥주를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다. 그전까지만해도 입맛에 맞는 맥주는 CASS였다. 광고 카피처럼 톡 쏘는 맛이 있어서 밋밋한 HITE 보다는 훨씬 맛이 있다.

유럽맥주의 특징은 물맛이 강한 국산 맥주에 비해 걸쭉하고 향도 있으며, 맛있다는 사실이다. 맥주, 즉 술이 맛있다는 것은 어떤 느낌을 말하는 것일까?

맥주는 그저 마시면 배부르다는 사람들에게는 맥주의 맛을 논하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분명 소주에도 맛의 차이가 나듯 맥주마다 정말 다양한 맛을 낸다.

흔히 마시는 라거부터 화이트 비어, 흑맥주, 과실 맥주 등 종류도 다양할뿐더러 맥주마다 사용한 재료와 숙성방법에 따라 맛은 천양지차다.

유럽맥주를 마셔보면 우리나라 맥주가 정말 맛이 없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 그리고 만일 유럽맥주를 처음 마셔보는 사람들이라면 우리나라 맥주에 비해 도수가 높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의외로 독한 술이 된다.

우리나라 맥주는 대부분 4.5%의 도수를 가지고 있으나, 유럽맥주들은 대부분 5% 이상의 도수를 가지고 있다. 8%가 넘는 것도 많다. 사실 그래봐야 소주나 위스키에 비해선 아주 낮지만 가벼운 맥주가 우리나라보다 도수가 높다는 것은 분명 우리에게 다른 맛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심지어 작년에 독일 출장때는 도수 33% 맥주까지 마셔봤었다.

2007/03/31 - [킬크로그] - 하이델베르크 33도 맥주 Vetter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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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유럽 맥주들, 레페, 벡스, 스텔라)

어제는 가까운 할인점(이마트)에 갔더니 다양한 세계맥주를 바캉스 기간동안 세일하고 있었다. 이달말까지 약 15%씩 할인하는 행사를 하고 있었다. 이때다 싶어서 평소에 가격때문에 부담갖던 녀석들을 하나둘씩 장바구니에 담기 시작했다. 무려 10병이나 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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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맥주 호가든)

내가 즐겨마시는 맥주는 벨기에 맥주가 주류다. 마침 매진이 되어 다 나가버렸지만 호가든(Hoegaarden)을 특히 좋아한다. 은은한 오렌지향(코리앤더)이 좋고, 걸쭉한 맛은 시원함과 함께 잘 어울린다. 특히나 호가든은 향때문인지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또한 호가든은 육각 텀블러 전용잔에 마시면 좋다. 한잔 가득하게 가라앉은 효모까지 잔에 따라서 마실땐 전용잔이 꼭 필요하다. 반병쯤 먼저 따르고 흔들어서 나머지를 잔에 부으면 된다. 그러나 육각잔을 구하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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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egaarden 육각 텀블러잔, 출처 : Flickr shinyai)

같은 회사 맥주로 레페(Leffe)도 좋다. Brown과 Blonde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Brown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액체 빵으로 불릴만큼 영양가도 높고 칼로리도 높은 편이다. 수도원에서 만들던 맥주다. 갈색의 풍부한 거품과 함께 빵이라도 한조각 있으면 식사대용으로도 그만이다.

그 외에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도 나름 맛있다. 쌉쌀한 맛은 더운 여름 입맛을 살리는데 그만이다. 시원함과 쌉쌀함의 조화는 스텔라만한 것이 없다. 역시 벨기에 맥주다. 스텔라는 할인점에서 전용잔과 함께 4개 세트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이 맥주는 필스너 스타일의 맥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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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vel 맥주, 출처 : Flickr fretn)

아직 마셔보지는 않았지만 듀블(Duvel)도 많이 권하는 벨기에 맥주 중의 하나이다. 듀블은 악마라는 뜻이다. 독특한 맛을 잊지 못하게 하는 악마라는 뜻이 아닐까? 8.5%의 알콜도수는 왜 악마라 불리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여름이 가기전에 마셔봐야할 맥주다.

'맥주하면 독일이다'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지만, 독일맥주는 현지에서 직접 만드는 다양한 하우스 맥주와 지역 특산 맥주가 일품이지만, 이처럼 대량생산에 의존하여 전세계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맥주는 벨기에 맥주가 최고다.

맛있는 벨기에 맥주 대부분은 수도원에서 만들던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또한 벨기에 맥주들은 전용잔이 있는 경우가 많다. 특색있는 맥주를 마시면서 전용잔을 모으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다. 근데 호가든 육각 텀블러는 너무 구하기 힘들다... OTL

독일에 가면 젊은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맥주가 있는데 바로 벡스(Becks)이다. 벡스는 원래 독일 맥주이지만 주인은 세계적인 맥주 회사인 인베브(InBev)이다. 위 벨기에 맥주 3종과 벡스, 뢰벤브로이 맥주 모두 인베브의 브랜드이다.

화이트 비어인 벡스와 흑맥주인 벡스다크는 반반 섞어 마시면 그 맛도 꽤나 괜찮다. 크리스탈 벡스(화이트 비어)는 그 맛이 스텔라와 아주 비슷하다. 하지만 스텔라가 좀 더 달콤한데 반해 벡스는 음료느낌이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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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Erdinger 맥주, 출처 : Flickr Bayernernst)

독일 맥주는 워낙 유명하고 다양한 제조방식과 생맥주가 유명하기 때문에 따로 소개하지는 않겠다. 대중적인 브랜드는 벡스와 함께 에딩거(Erdinger)가 유명하다. 그 외에 크롬바커도 필스너 스타일의 맥주 중에선 괜찮다.

특히 좀 강한 맛을 보려면 둔켈(Dunkel)류의 맥주를 마셔보는 것도 괜찮다. 맛이나 알콜도수가 상당히 헤비한 것들이 많다.

국내에서는 에딩거 맥주는 보기 힘들고, 대신 하우스 맥주집들이 독일 맥주를 표방하는 곳이 많다. 특히 하우스 맥주는 독일 또는 체코 맥주를 전문으로 제조한다. 시설과 전문가가 독일 또는 체코에서 수입되어 오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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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맥주 필스너 우르켈)

맥주의 나라는 독일이 아니라 체코다. 1인당 맥주소비량 전세계 1위가 바로 체코이며, 버드와이저(부트바이저), 필스너맥주의 고향이 바로 체코이다. 체코하면 원조 필스너인 필젠지방의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을 빼놓을 수 없다. 필스너 우르켈은 유명세 때문인지 대형할인점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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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와 기네스)

마지막으로 아일랜드 맥주 기네스를 소개하겠다. 기네스 맥주에는 위젯이라는 플라스틱 질소공이 들어있다. 그래서 흔들면 딸그락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위젯은 맥주의 거품을 만드는 장치이다. 풍부한 거품이 바로 기네스 맥주만의 자랑이다.

맥주의 거품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주는 맥주가 바로 기네스 맥주이다. 풍부한 거품과 오래놔둬도 여전히 거품이 사라지지 않는 신비한 아일랜드 맥주다. 거품맛은 달콤하다.

기네스 맥주는 일반 필스너계열의 맥주와 섞어 마시는 경우가 많다. 기네스 맥주만을 마시는 경우 상당히 진한 맛이 나서 쓴맛밖에 못느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때 일반맥주를 흑맥주로 만들때 기네스 맥주를 섞어마시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쉽게 말해서 맥스나 하이트를 스타우트(흑맥주)처럼 만들고 싶을때 사진에서 처럼 섞어주면 된다. 일반 호프집에 생맥주에 기네스를 섞어 흑맥주로 만들기도 한다. 기네스 전용잔에 채운 거품을 흔히 크림헤드라고 부른다. 기네스만의 부드럽고 특유의 흑맥주향도 일품이다.

소개한 이들 맥주 외에도 다양한 유럽맥주들이 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그나마 세계맥주점이나 대형할인점에서 볼 수 있는 맥주들이어서 따로 소개를 해보았다.

우리나라와 맥주와 비교되는 유럽맥주들의 특징은, 우선 거품이 풍부해서 탄산이 날아가는 것을 방지해서 청량감을 오랫동안 느낄 수 있으며, 풍부한 거품은 달콤한 맛을 낸다. 또한 우리나라 맥주와 달리 다양한 향과 진한 맛이 있다는 점, 도수가 보통 우리나라 맥주보다 1%에서 5%까지 높다는 점 등이 되겠다.  

유럽맥주에 맛을 들이면, 국산 맥주와 미국맥주는 싱거워서 더이상 마시기 싫어질 것이다. 그냥 밋밋한 물을 마시는 것같은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그만큼 유럽맥주는 마셔보면 맥주의 고향에서 만든 상품답게 진한 여운을 남긴다.

세계맥주 전문점에서 마시면 보통 이들 맥주 한병(330ml) 가격은 6,000원에서 8,000원까지 비싸다. 하지만, 할인점에서는 병당 2,000원에서 2,300원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위에 설명한 맥주 중에서 기네스는 약간 더 비싸다.

갈증이 나는 여름, 국산 맥주가 더이상 맛이 없다고 느끼거나, 맥주의 새로운 맛을 느끼고 싶다면 유럽맥주를 한번 마셔볼 것을 권한다. 미국 맥주와 일본 맥주도 나름대로 괜찮지만 맥주의 고향에서 온 유럽맥주는 더운 여름 더위도 날리고 새로운 맛의 즐거움도 함께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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