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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조용하게 뉴스가 올라왔는데, 미국 현지시각으로 27일 수요일 세계 최고의 네트워크 장비업체 Cisco가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리눅스 기반의 이메일 솔루션 업체 PostPath를 2억 1천 5백만 달러에 인수했다.

네트워크 장비제조사가 갑자기 뜬금없이 이메일 솔루션 공급사를 인수했다는데 다소 의아해할 분들이 계실 것이다.

사실 Cisco는 PostPath 이전에 여러 업체를 인수한, M&A에 활발한 기업 중의 하나이다. 벌어들인 돈으로 다음 먹거리를 만들기위한 행보로 인수합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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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co의 최근 행보를 아는 사람들은 PostPath 인수가 자사의 협업솔루션라인을 보강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Cisco는 네트워크 장비 사업 외에 다음 세대 사업으로 클라우드 컴퓨팅과 협업(Collaboration) 비즈니스를 중점적으로 밀고 있다. 이 두개의 비즈니스를 적절히 조합한 것이 바로 SaaS(Software as a Service)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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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작년 3월에 통합커뮤니케이션(UC) 업체인 WebEx를 인수한바 있다. 원격 컨퍼런스 솔루션의 대표주자이며 원격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이번 PostPath의 이메일과 일정관리 기술을 WebEx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처럼 Cisco가 갑자기 기업의 협업솔루션 및 서비스 제공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Cisco의 주력사업기반이었던 기업의 통신환경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장비를 기반으로 성장한 Cisco였기에 기업 내부의 네트워킹은 대부분 하드웨어에 의존하여 이루어졌다. 그냥 단순히 네트워크만 연결하고 나머지는 일반 어플리케이션에 의존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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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은 통신이고 업무는 업무라는 개념에서 통신과 업무 프로세스가 합쳐져야 한다는 것이 통합 커뮤니케이션(UC)의 기본적인 철학인데, 여기에 협업(Collaboration)이 결합된 형태가 앞으로의 기업 내부환경이 될 것은 IT전문가들 대부분이 인정하고 있다.

이미 이 분야에는 Microsoft와 IBM이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각각 Exchange와 Lotus Notes가 그것인데, 오래전부터 협업 시장의 강자로 군림해 오고 있었다. MS는 전통적으로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구축하였고, IBM은 자사의 하드웨어와 인수한 Lotus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합쳐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었다.

현대의 비즈니스는 시간과 효율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 즉, 빠르게 의사 결정을 내리고, 이를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기업의 구조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있다. 이러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 실시간,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구축은 필수적이다. 결국 UC와 협업의 필요성이 여기서 대두되는 것이다.

Cisco가 제공하던 하드웨어 기반의 네트워크 장비들은 결국 이들 인프라 위에 작동되는 협업 및 통합커뮤니케이션 솔루션들에 의해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래서 작년에 거금 35억 달러나 들여서 WebEx를 인수한 것이다.

그리고 1년 5개월이 훌쩍 지난 8월에 이메일과 일정관리를 WebEx에 보강하기 위해 PostPath를 인수한 것이다. 웹컨퍼런싱 솔루션 분야는 뛰어나지만 기업의 기간계 시스템에서 이메일과 일정관리는 빼놓을 수 없는 막강한 커뮤니케이션 라인이다. 따라서, WebEx의 취약분야를 보강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PostPath 인수에 나선 것이다.

이미 Microsoft는 Exchange라는 메세징 플랫폼이 있고, IBM 역시 Domino와 Notes라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으며, 양사 모두 세계적인 메신저를 보유하고 있어서 UC 및 협업 솔루션 라인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다만 Cisco는 기업의 물리적인 통신환경에 대한 이해가 높고 음성통화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양사와는 다른 상황에서 UC와 협업 시장을 접근하고 있다.

PostPath 인수는 단순히 네트워크 장비시장 뿐만 아니라 기업의 통합 커뮤니케이션 환경 및 협업시장을 염두에 둔 포석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앞으로의 경쟁은 주니퍼네트웍스나 어바이어, 알카텔 루슨트, 노텔같은 기업이 아니라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IBM 같은 회사가 될 것이다.

물론 장비시장을 포기하고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시장에 주력한다는 것은 아니다. Cisco가 가진 강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서비스 및 솔루션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이 이번 인수에서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Cisco는 앞으로도 관련 기업들 사냥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아직 경쟁사에 비해 부족한 부분들이 많기 때문인데, Cisco의 진출로 통합커뮤니케이션(UC)과 협업(Collaboration) 시장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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