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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에 배포된 보도자료때문에 구글코리아의 TNC인수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추석연휴때문에 인터넷과 잠시 단절된 사람들이 아니면서, 블로거이거나 메타블로그를 자주 방문하는 사람들이었다면 이 소식을 빠르게 접했을 것이다.
이곳저곳에서 놀라움과 여러가지 분석들이 쏟아진다. TNC가 블로그와 연관이 깊은 기업이니까 더욱 그럴것이다. TNC는 국내 설치형 블로그툴 개발사의 대명사이며, Daum의 Tistroy 서비스의 공동 개발 및 서비스사였었고, 현재는 이와 비슷한 Textcube.com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보도자료 그대로를 보면 구글코리아는 TNC를 인수했다.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사업 양수도 계약'을 맺은 것이다. TNC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비즈니스 그대로를 구글코리아가 사들인다는 의미다.
단순 투자의 의미가 아니라 TNC가 하고 있는 모든 사업을 그대로 구글코리아가 사업권을 가져간다는 의미이기때문에 앞으로 TNC를 통해 이루어졌던 어떤 사업이라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Tistory를 Daum에 넘겼을 때도 TNC의 비지니스 롤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본적이 있었다. Tistory로 TNC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반면 공동사업주체였던 Daum은 Tistory의 역할이 명확하다.
Tistory로 인해 Daum 내부적으로 혼선은 있었을 것이다. 아니 지금도 혼선은 있는거 같다. 왜냐면 Daum은 이미 자체적으로 포털 블로그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블로거뉴스라는 섹션을 두어 많은 블로거 스스로가 이슈화를 만들 수 있는 장을 Daum이 마련해준 상황이어서, Daum 내부적으로는 Daum Blog, Tistory, 블로거뉴스 등이 나름대로의 역할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Daum은 풍부한 Tistroy의 콘텐츠를 활용하여 Daum의 미디어 콘텐츠를 더욱 풍부하게 하고, 이를 검색사업에 반영하여 결국 광고비즈니스를 살찌우는 역할을 Tistory를 통해 얻게 되었다. Tistory의 성공은 결국 Daum의 전략적인 투자의 결과이다.
그러나 TNC는 어떠했는가? Daum과 공동투자이면서 트래픽과 콘텐츠는 eolin보다는 블로거뉴스나 다음의 검색결과에 더 많이 노출이 되었으며, 더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것이 TNC에 어떤 도움이 되었을까?
결국 TNC는 Tistory라는 서비스를 납품한 개발사 정도로만 역할이 한정되어 버렸다. eolin을 제대로 성장시키지도 못한 상황이 되어버렸고, 늘어나는 사용자와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는 지속적인 투자가 불가능했다. 그것은 돈있는 포털의 몫일 수 밖에 없었다.
소프트뱅크의 투자도 있었지만, 그것이 단순히 태터툴즈라는 블로그툴 때문이었을까? 이번 구글코리아의 인수에도 그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Tistory와 너무나도 비슷한 Textcube.com 서비스는 어떻게, 어떤 방향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하려 했던 것일까?
Textcube.com은 Tistory와 설치형 태터툴즈를 알고 있는 매니아들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여전히 대중화시키거나 분명한 비즈니스 모델은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Tistory 라이크한 서비스로 어떻게 하자는 것일까? 제2의 Tistory? 블로거 매니아들의 Tistory?
이미 어떤식으로든 Tistory와 Textcube.com은 경쟁이 되고 있다. 둘 다 서비스 기반이며, 무제한 용량에 무제한 트래픽에 독립도메인을 제공한다. 한쪽은 국내 거대 포털 서비스의 이름으로, 한쪽은 국내 유수의 블로그툴 개발사의 이름으로 서비즈가 제공되고 있다.
두 서비스는 뿌리는 같지만 기술적으로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 Tistory는 Daum의 기술력으로 Daum의 서비스 안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Textcube.com은 TNC의 기술로 만들어지고 있고 있으며 다양한 테스트를 병행하고 있다.
정말이지 두 서비스의 포지셔닝은 많은 부분에서 겹친다. 그것은 곧 경쟁을 의미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구글코리아가 TNC를 인수하기로 전격 발표했지만, 구글이 인수한 첫 한국기업이라는 점과 한국 사용자들의 지원의지를 보여준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구글공식블로그를 통해 전하고 있다.
이를 그대로 해석하면, 구글도 한국에 관심이 있으며 한국사용자들을 위한 구글코리아 서비스를 제공하겠으며, 그것은 TNC를 통해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전달하는 것이다. 적어도 블로그 관련한 구글 본사의 서비스보다는 TNC에 맡기겠다는 간접적인 의사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아니라면 다른 의도일 것이다. 구글코리아의 존재의미를 찾으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
즉, TNC가 제공하는 기술과 서비스가 어떤 것이 되든-사실 Textcube.com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블로그 개발 전문기업을 인수했다는 것은 한국에서 블로그관련 미션을 수행할 것은 분명하므로 성격이 비슷한 Tistory와의 경쟁은 불가피하게 되었다.
사실, 아직도 TNC의 비지니스 모델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과연 인수합병이었을까? 결국 구글에 인수되는 벤처의 모습이 TNC가 그토록 바라던 것이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그랬다면, 정말 성공한 벤처를 바라보는 이들에겐 상당히 우울한 소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현실적으로 거대 기업에 큰 금액을 받고 기업을 매각하고 매각 자금이 결국 목표였다면 그것은 성공한 벤처일까 실패한 벤처일까? 아니면 뭐라고 정의해야할까? 소위 웹2.0 벤처의 최종목표가 구글에 인수당하는 것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자꾸 맴돈다.
만일 그것이 아니었다면 TNC의 향후 로드맵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정말 궁금하다. 구글 피인수가 예정에 없었던 TNC의 미래는 무엇이었을까?
문득 검색엔진 벤처 첫눈의 NHN으로의 인수가 생각난다. 지금 첫눈은 없고 NHN만 남아있다. 처음부터 첫눈의 역할을 염두에 둔 인수가 아니라는 사실은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이 대목에서 TNC와 첫눈 두 회사 모두 성공적인 웹2.0 기업의 모델이었나라는 의문을 갖게 만든다. 앞으로 TNC의 역할에 따라 다르게 전개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인수건에 좀 씁쓸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