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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전(9월 5일) 삼성전자의 SanDisk 인수설이 나왔을때 삼성전자는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었다. 그리고 월가를 비롯한 분석가들은 가능성이 높은 인수제안이라는 반응들을 보였었다. 사실 삼성전자가 SanDisk 인수제의를 시작한 것은 지난 5월부터였다고 한다.

그리고 어제 삼성전자는 SanDisk 인수를 공식화했고, 이에 관련된 정보를 언론에 공개했다. 주당 26달러 총 58억 5천만 달러에 이르는 거금의 인수를 제의했었고, SanDisk 이사회측은 이를 바로 거절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SanDisk측에서는 자신들의 가치가 저평가되었다는 이유에서였는데, 이를 거절로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석가들은 거의 없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입장을 이해한다면 SanDisk의 이러한 대응은 당연한 것이다.

SanDisk가 겉으로는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주주들과 내부적으로는 끊임없는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다. SanDisk가 주력하는 플래쉬 메모리의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하여 Toshiba 등 플래쉬 메모리 양산업체들이 수요를 넘어선 공급때문에 메모리의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산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이미 이런 노력은 별로 먹히지 않고 있으며, SanDisk의 실적도 계속 추락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와 주주들의 불평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 40%가 넘는 1위 플래쉬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의 인수제의는 주주들에겐 호재로 작용했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주가와 금융불안으로 미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쩌면 지금이 기회라고 보는 주주들이 많은 모양이다.

SanDisk는 이번 삼성전자의 인수제의를 특허 로열티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속셈이라고 단정짓고 있다. 플래쉬 메모리와 관련해서 SanDisk의 특허는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삼성전자, Toshiba를 비롯한 여러 업체들로부터 거두는 특허 수입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연간 특허 로열티 비용으로 4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서, 일견 SanDisk의 주장이 그냥 하는 소리는 아닌 것을 짐작할 수는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 주가의 50%가 넘는 프리미엄을 붙여서 인수제의를 한 것이 단순히 1년에 4억 달러의 라이센스요금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그래서 논리가 부족한 것이다.

삼성전자측은 이번 SanDisk의 인수로 2위 Toshiba를 확실히 따돌리고 세계 플래쉬 메모리 시장을 석권하고 가격 조절 등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시키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또한 차세대 저장장치로 자리잡고 있는 SSD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로열티뿐만 아니라 생산과 시장가격주도 등의 실질적인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플래쉬 메모리 시장은 일본과 대만 업체들, 미국의 Intel 등이 차세대 수익원으로 설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시장이다. 때문에 시장의 플래쉬 메모리 가격은 많이 떨어졌지만, 업체들의 수익은 점점 악화되고 있기도 한 실정이다.

장기적으로 봤을때 삼성전자가 SanDisk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SSD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이며, 플래쉬 메모리의 단가인상 등의 고부가가치 마케팅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SanDisk 측은 이미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구조조정 등이 시행되고, 공장의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가로의 이전을 진행 중이며, 최악의 경우 인수합병에 응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 삼성전자의 인수제의에 대한 화답이 절대 'No'가 아님을 눈치챌 수 있다.

아직 2위 업체 Toshiba의 움직임이 없기때문에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현재 Toshiba의 자금사정이 삼성전자만큼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현금 보유도 그렇고 대규모빚도 상당히 큰 압박이 되고 있다) SanDisk의 백기사 역할은 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인수합병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장애물이 없는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SanDisk는 Toshiba와 NAND 플래쉬 메모리 공장을 조인트벤처 형태로 운영 중에 있다. SanDisk가 삼성전자에 인수되면 지분은 Toshiba쪽으로 넘길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의 인수제의 소식때문에 요며칠 SanDisk의 주식이 많이 올랐다. 하지만 작년 동기 주가에 비하면 반토막 아래에 형성되어 있다. 삼성전자 역시 SanDisk 인수시기가 지금이 최적이라고 보고 뛰어들었을 것이다.

조금더 지켜보면 알겠지만, SanDisk의 주가는 예전만큼 오르지는 못할 것이다. 세계 경기가 출렁이고 있으며, 관련 IT 전망이 불투명하고 무엇보다 플래쉬 메모리 시장이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다.

SanDisk의 주식은 인수제의 소식이 공식화되자 40% 급등한 21.65 달러에 거래 마감되었다. 불과 1년전엔 55달러를 호가하던 주가였다. SanDisk 역시 본전 생각이 안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일 인수가 성사되면 Sansa와 Yep은 형제가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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