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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마시는 벨기에 맥주 레페 브라운)
샤워를 금방 끝내고 맥주 한 병을 마시다가 문득 '욕심'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샤워를 하고 나오면 바로 목이 마르고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탄산음료라도 한 잔 마셔주면 뿌듯한 생각마저 드는 것이 마치 갈증에 대해 대단히 홀린듯한 느낌이다.
때마침 냉장고에 맥주라도 한 병 들어있다면 뚜껑을 따고 잔에 부어 벌컥벌컥 마시고픈 생각이 난다. 실천에라도 옮길 수 있다면 천국이 따로 없다.
근데 보통은 맥주를 마실 경우는 작정을 하고 마시는 경우다. 직장 동료와 친구와 가족과 함께 오늘은 한 잔(사실 그 이상이지만) 마셔보자 의기투합하지만, 그런 경우 술은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경우다.
샤워를 하고 나와서 술이 취하도록 맥주를 마시면 불쾌감이 든다. 몸은 점점 더 더워지고, 취기가 올라 몽롱하면서 배는 불러온다. 어느새 샤워로 씻은 몸은 다시 끈적끈적해짐을 느낀다. 얼굴은 붉어지고, 열이 난다. 다시 샤워해야한다.
그래서 샤워 뒤에는 정말 한 병 또는 한 잔이 제격이다.
오늘따라 술이 입에 짝 붙는다는 느낌에 두 병, 세 병을 따거나, 1.6L PET를 따는 날에는 기분이 좋다가 만다.
사람 사는데, 적당한 것, 좋을 때 그만 두기란 정말이지 땅에 떨어진 만원짜리를 보고서도 그냥 지나치기만큼이나 어렵다. 술이 그러한 것에 적절한 비유일 것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마시면 분명 몸의 여러기관은 불쾌감을 뇌로 신호를 보낸다.
어디 술 뿐이랴? 그 적당함의 경계를 들락거리느라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적당함을 넘어서게 된다. 그게 바로 '욕심'이 아닐까? 적당함을 찾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넘어선다. 그것이 욕심이다.
아쉬울때 그만한다는 말이 있는데, 아쉬움은 느끼면 바로 그때 그만두는 것이 제일 좋다. 비록 당시에는 유혹이 더 있지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사람이 욕심을 버리고 살기란 정말 정말 힘들다. 하지만, 아쉽다고 느끼는 순간 그것이 욕심이고, 그때를 극복하면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욕심을 버려서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욕심이라는 단어가 좋은 의미보다는 그 반대의 의미로 사용되는 이유이다.
맥주 한 병에서 거창한 의미를 찾으려한 것은 아니었지만, 작은 깨달음을 문득 느끼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멈추고 기쁨을 느낀다는 것... 그래서 맥주 한 병을 깨끗히 비웠다. 깨달음은 느껴줘야 제 맛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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