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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거)의 상품 또는 서비스 리뷰와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나는 오늘 리뷰 블로거들이 아니라 블로그 마케팅을 하려는 담당자들에게 뭔가 좀 이야기 하려한다.

나도 블로그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리뷰를 종종한다. 댓가성이 있는 것도 있고, 순수하게 리뷰하는 것도 있다. 그러면서 가끔 고민스러울 때가 있다. 과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댓가성 리뷰가 리뷰인지 아니면 제품 추천글인지가 가장 크게 고민되고, 둘째 리뷰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반드시 곱지만은 않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설령 아무런 댓가가 없는 순수한 리뷰인데도 말이다.

사람들이 그런다. 소위 인기블로거, 파워블로거라는 용어를 쓴다. 메타블로그 서비스나 포털의 블로그 서비스, Daum의 블로거뉴스 기자단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블로거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누군가가 자신의 블로그를 '파워'니 '인기'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면 싫지는 않다. 물론 쑥쓰럽다는 표현 또는 겸손함을 표시하기 위해서라도 내심 기분 좋지만 드러내놓고 자신이 파워블로거, 인기블로거라는 말을 하기엔 낯이 간지러워서 그렇게 표현하고 다니지는 않는다.

그래도 인기블로거로 거론되는 분들은 대부분 나름대로 독자층을 가지고 있거나, 특정 영역에서 돗보이는 필력을 자랑하는 분들이다. 나름 전문가 또는 준전문가에 해당하는 분들이다. 물론 전체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가진 분들은 분명하다.

기업(혹은 마케팅 대행사)들이 블로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그 전에는 다른 형태의 입소문 마케팅(Viral Marketing)방법을 이용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통한 마케팅을 입소문 마케팅의 한 형태라고 보고있다.

블로거들을 찾기 전에 이미 업계 전문가들에게 제품에 대한 평가를 의뢰하거나 아예 모집단을 구성하여 시험 평가를 받는 경우도 많았고, 오프라인 동호회나 개별 소비자(모집단) 등을 통해 입소문 마케팅을 진행해 왔었다.

어느날부터인가 담당자(기업 혹은 마케팅 대행사)들이 주변을 돌아보니,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에 관심을 가지고, 게시판에 올라온 제품평가보다 자신의 존재(이름, 평판 등)를 걸고 관련 분야에서 꾸준히 글을 올리는 블로거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기존 뉴스 미디어에서 얻지 못했던 각종 정보나 이야기들, 특히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또 많은 방문자들과 호응을 얻는 블로거들을 보면서 '저들을 이용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이용'은 나쁜 의미가 아니다. 그들 나름대로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진행하는 정당한 '마케팅'의 한 방법이다.

신뢰받고 방문자가 많은 블로거를 이용하면 쉽게 제품에 대한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유혹은 당연한 것이다. 다른 어떤 방법보다 좀 더 쉽고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다면 마다할 마케터는 없을 것이다.

인터넷이 생활화되어 있고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찾는 제일 첫번째 미디어가 다름아닌 인터넷 포털의 검색과 커뮤니티다보니 다른 미디어보다 신뢰성이 높은 요즘 뜨고 있는 블로그를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블로그 산업 규모는 큰 편이 아니다. 왜 이렇게 단정짓느냐 하면, 블로그 갯수보다 실질적으로 활발한 블로깅(포스팅)을 하는 블로거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으며, 대외적으로 관심을 받는 블로거의 숫자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마케터들이 선호하는 블로거는 나름대로 집단형태로 한정되어 있다. 블로그계를 잘 알지 못하는 이상 마케터들이 찾는 곳은 메타블로그나 포털의 블로그 서비스나 Daum 블로그뉴스이다.

잘 살펴보면 알겠지만 이곳에서 인기를 얻는 블로거들은 서로 중첩되는 경우가 많다. 포털블로거들이 메타블로그 서비스에 가입하여 이들도 자연스럽게 인기블로거의 대열에 동참하면서 메타블로그 상의 인기블로거들이 전체 우리나라 인기블로거들로 보이는 현상이 생겼다.

마케터들의 눈에는 이들이 한눈에 들어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메타블로그나 포털 서비스들의 순위(Rank) 발표가 그 기준이 되고 있다. 또한 이들 블로거들의 간단한 정보(블로그명, URL, 이메일, 심지어 운영자 이름 등)가 요약되어 마케터들에게 회람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은 적 있다.

이런 기준에 의해서 인기가 있는 블로거들의 경우, 편차는 있지만 리뷰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특정분야에 집중된 리뷰(특히 휴대폰, 노트북 같은 디지털 기기)가 인기블로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마케팅 의뢰 기업과 블로거 사이의 중계(Brokerage)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도 하나 둘씩 생기면서 인기블로거에게 리뷰나 홍보가 밀려드는 것도 일상화되었다.

메타블로그나 자주 방문하는 인기블로그의 포스팅에서 리뷰 포스팅이 자주 올라오거나 비슷한 리뷰가 다른 인기블로그에서 올라오면 사람들의 눈초리가 따가워진다.

'블로그로 광고 하는구나...' 딱 이런 시선이다. 일반 소비자(방문자) 입장에서는 한편 부럽기도 하고, 한편 질투도 나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너무 속보이는 광고성 포스팅이어서 거부감마저 든다는 점이다. 그리고 해당 블로그(거)에 대한 신뢰도 떨어지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늘 강조하지만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큰 흐름이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해당 블로거의 리뷰나 광고, 홍보의 정당성이나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것은 해당 블로거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고 그것이 바로 블로거 자신이 책임지고 감수할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블로그 마케팅을 하려는 기업 관계자나 대행사 마케터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이렇게 길게 사설을 늘어놓았다.

만일 블로그 또는 블로거 마케팅을 하려는 분들이라면 다음의 내용을 읽고 참고하시기 바란다. 리뷰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한 사람의 블로거로서 입장을 전하고 싶다.

1. 홍보(리뷰)할 블로거 숫자를 적절하게 정한다.

어느날 메타블로그에 갔더니 어떤 제품에 대해 집중적인 리뷰가 올라오고 있다면 방문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 것인가? 인기블로거 몇 명이 계속 같은 제품으로 리뷰가 올라온다면 바라보는 방문자들은 금방 눈치챈다. '아... 광고구나...'

10명의 유명블로거에게 맡겼다면 최소한 10개 이상의 포스팅이 양산될 것이다. 그것이 만일 100명이었다면? 한동안 메타블로그는 동일 제품 이야기로 도배에 버금가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시사적인 이야기와는 다르게 하나의 제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올라오면 제품에 대한 정보라는 개념보다 광고라는 개념이 소비자에게 먼저 각인된다. 그래도 좋은가?

제품당 한 명 또는 2~3명 정도가 좋다고 생각한다. 많아도 5명을 넘지않는 것이 효과적으로 보인다. 아니라면 시차를 두고 리뷰를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1차, 2차를 나누어 주제를 달리하면서 진행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2. 단점을 알리지 말라는 강요를 하면 안된다.

전에 이런 일이 한번 있었다. 개인적으로 전자제품에 대한 리뷰요청이 들어왔는데, 장점(마케팅 포인트)을 강조하되 단점은 되도록 올리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마케터들의 입장이다. 난 그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나는 응할 수 없어 거부의사를 밝혔다. 단점이 없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리뷰가 아니라 광고물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리뷰라는 것은 장단점 모두를 파헤치는 것이다. 포스팅을 읽는 소비자는 그런 것을 원하는 것이고, 그래야만 광고가 아니라 정보로 받아들인다. 일부러 없는 단점을 꼬집을 필요는 없지만, 기업이 요구하는 강조나 장점말고 자신만의 관점을 표현해야 한다.

이미 단점을 기술하면 안된다고 하는 것은 리뷰가 아니라 철저히 광고만 하라는 것이다. 이를 블로거가 전적으로 받아들이겠다면 그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해당 블로거도 생각해봐야할 것이 있다. 광고가 아닌 정보의 개념으로 접근시키려 했다가는 방문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마케터의 입장에서도 그리 좋은 것이 못된다. 분명 리뷰를 보고 제품을 구입하거나 호감을 가진 소비자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평범한 소비자가 제품을 사서 리뷰에 없던 단점들(일반적인 단점들)을 찾아낸다면 제품에 대한 불신과 함께 해당 블로그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역효과가 발생한다.

장단점을 함께 제공한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유리한 것이다. 마케팅은 속이는 것이 아니라 장점을 더 강조하는 것이다.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러이러한 장점때문에 제품을 구입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한 마케팅 능력이다.

3. 요청 또는 의뢰받은 리뷰임을 밝히게 허락한다.

블로그 마케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신제품 리뷰가 나오면 소비자들 다수는 협찬 또는 의뢰받은 것임을 금방 눈치챈다. 색안경 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만큼 리뷰 마케팅의 폐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순수하게 흥미와 관심 또는 업무상 자신이 비용을 들여 구입하거나 대가없이 리뷰를 하는 분들도 의외로 많이 있다. 이분들까지도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 지금 리뷰 블로그 포스팅의 현실이다.

리뷰를 할 블로거들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 바로 협찬 또는 요청에 의한 포스팅을 알릴지 말지에 대한 판단이다. 굳이 협찬이나 프로모션임을 밝히지 않도록 강요하는 마케터들이 있는데, 이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순수하게 리뷰만 하는 것처럼 만들고 싶지만, 사실 돈들어가는 프로모션이 맞지 않은가? 다만, 리뷰어인 블로거에게 어떤 혜택과 어떤 방식의 프로모션이 진행되는지는 밝히지 않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프로모션 자체가 비밀이라는 식은 다시 재고해야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보면 다 안다' 이 사실만 명심하면 된다.

솔직하게 밝히고, 블로거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 소비자들과 의견을 나누는 것이 더 낫다. 물론 그 제품 또는 서비스가 우선 제대로 된 것이어야 한다는 전제하에서다.

4. 리뷰 블로거에 영향을 주는 액션을 하지 말자.

고가의 제품을 리뷰할 경우 리뷰 제품 몇 개를 순위에 의해 지급한다는 경품내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 차라리 소수의 리뷰어를 정해 리뷰제품을 지급하는 조건이나 다른 보상을 명확하게 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경품을 제시하는 리뷰의 경우, 해당 리뷰 블로거들의 경쟁을 촉발하기도 하는 기능도 있지만, 단점을 더 감추고 장점을 더 부각시키는 효과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정말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즉, 마케터(해당 기업)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아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문제다. 반대로 소비자의 입장에서 그런 리뷰를 보면 어떻게 판단할까? 답은 간단하다.
 
여러명의 리뷰 블로거를 선정한 후에 한 두 명에게 리뷰 제품을 경품 또는 보상으로 지급하면 나머지 블로거들을 일부 안티로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리뷰 마케팅을 하기전에 반드시 보상에 대해 명확하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받아들인 블로거의 경우 이에 대해 깨끗히 승복해야 한다.

리뷰에 대한 보상이 제품에 대한 체험뿐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미리 반드시 해당 블로거에게 알려야 한다. 모호한 기준이 적용되면 블로거들 에게 불신을 살 수도 있다.

5. 스스로 블로그 마케팅을 해보자.

마케팅 대행사라면 어려울 수 있지만, 기업 담당자라면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며 회사 제품에 대한 홍보나 장점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

스스로가 블로거로 변신하여 블로그계로 뛰어드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 지속적으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알릴 수 있으며, 내부적인 피드백 등이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다.

블로그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홍보물 그대로만 올리는 것 정도로 생각하면 안되지만, 자사의 제품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끌어낸다면 그것이 가장 성공하는 마케팅이다.

그런 기업형 블로그는 가끔식 볼 수 있다. 어느 블로그라고 지칭하지 않아도 아는 분들은 어떤 블로그를 말하는지 금방 눈치 챌 것이다. 다만, 그 숫자가 많이 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부분이 아쉽다.

정리하며...

최근 몇몇 블로그 마케팅과 관련된 이슈들이 올라왔었는데, 주로 해당 블로거나 마케팅 중계기업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봤다. 하지만 나는 그 이전에, 마케팅 의뢰 기업이 먼저 신중한 접근과 마케팅을 펼쳤더라면 하는 생각을 했다.

리뷰를 하는 블로거는 자신의 판단하에서 진행하는 것이므로 신뢰에 대한 문제는 전적으로 자신의 블로그를 걸고 진행해야 한다. 제품 하나로 자신의 블로그 브랜드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리뷰 제품을 받거나 대가를 받는다는 기쁨 하나에 자신의 블로그 가치를 떨어뜨린다면 그래도 진행할 것인가? 그래도 진행하겠다면 그것 또한 블로거 자신의 의지이다. 판단은 소비자와 방문자들이 할 것이다.

리뷰 요청 기업 역시 자연스럽게 블로그 마케팅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 현대의 소비자는 똑똑하다. 마케팅임을 눈치채는 것은 금방이다. 다만, 해당 마케팅에 대한 신뢰여부는 전적으로 마케팅 방법에 달린 것이다.

유명 연예인이 TV CF에 나와서 A사의 자동차를 선전하면서 정작 자신은 경쟁사 B사의 열렬한 마니아이고, 그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게된다면 그 연예인이나 A사 모두에게 치명적이다.

리뷰를 진행하는 블로거 역시 자신의 브랜드를 가꾼다는 생각으로 진실한 리뷰를 필요로 한다. 판단 여부에 따라 리뷰도 취사선택을 해야한다. 그런 블로거의 의도를 이해해주면서 시작하는 리뷰 마케팅은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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