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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cos이름을 사용하지만 Lycos Inc(Daum 소유의 포털)와는 별개의 Lycos Europe이 청산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Lycos Europe은 스페인의 통신회사인 Telefonica의 인터넷 자회사인 Terra Networks(32%)와 독일 미디어 그룹인 Bertelsmann(베텔스만, 20%)의 조인트벤처로 탄생한 회사이다. 1999년 첫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Lycos의 브랜드 네임만 빌려서 사업을 시작했을 뿐 독자적인 경영을 해왔었다.
예전 우리나라의 Lycos Korea(미래산업과 Lycos의 합작법인), Lycos Asia, Lycos Canada 등 40여개 국가의 조인트벤처 형태로 태어난 Lycos 브랜드 포털 중 가장 큰 조인트벤처가 바로 Lycos Europe이다.
닷컴버블전까지 성장을 거듭하던 Lycos는 2000년 5월 스페인 최대 통신사인 Telefonica의 인터넷 자회사인 Terra Networks에 54억 달러에 매각되었다. 당시 이름도 Terra Lycos로 이름을 바꾸었다.
다시 2004년 10월에 우리나라의 Daum Communications에 완전 매각되었다. 당시 매각금액은 9,540만 달러로 채 1억 달러가 되지않은 금액이었다. Daum으로서는 1천억원이 넘는 거대한 투자였지만, Terra는 엄청난 손실을 안고 Daum에 Lycos를 매각한 것이다. 이미 Lycos는 지고 있는 옛 인터넷 스타였다. 회사명칭은 Daum 인수후 지금의 Lycos Inc로 변경되었다.
그동안 Lycos Europe은 덴마크,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 영국 등에서 Lycos의 브랜드하에 비즈니스를 계속 해왔었다.
그리고 1995년 설립한 덴마크 최대의 포털인 Jubii를 2000년에 인수하였다. Lycos Europe은 Jubii를 중심으로 Lycos 브랜드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 Lycos Europe은 Jubii를 통해 역으로 미국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역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Lycos Europe은 Jubii를 매각하겠다고 시장에 내놨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적자가 늘어나자 올 4월에는 독일 베텔스만가의 상속자와 CEO가 미국 AOL과 독일 광고 사업자인 Tomorrow Focus에 200만 유로에 회사 매각 제의를 했으나 실패했다. 그 뒤 소문에 의하면 Daum에 다시 매각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재정 여건과 여러 문제들로 인하여 협상이 결렬되었다는 설도 있다.
주요 주주 중의 하나인 스페인 Telefonica는 회사의 매각을 종용했으나 Lycos Europe의 CEO가 이를 진행하지 않고 늦춘다는 이유로 본사가 있는 네덜란드 법원에 고소를 하는 일도 있었다.
Lycos Europe의 청산은 12월 12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을 방침이다. 이사회는 도메인 매각과 덴마크 시장의 포털 서비스(아마도 Jubii를 지칭하는 것으로 판단됨)와 쇼핑 사업부를 매각하고 웹호스팅 사업은 정리하는 것으로 하여 발생하는 약 5천만 유로(6천 4백 60만 달러)를 주주들에게 나누어주고 청산할 것이라는 발표를 했다.
Lycos Europe은 Lycos라는 브랜드네임을 사용하는 댓가로 연간 약 5백만 달러 정도의 비용을 Lycos Inc에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사회에서 청산이 승인되면 유럽에서 Lycos라는 이름을 보기 힘들어질 것 같다. 도메인을 팔더라도 Lycos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할 사업자는 없을 듯 하다. 이미 몰락한 포털이라는 오명이 씌워져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Lycos Europe의 청산소식과 함께 염려되는 것은 Daum이 인수한 Lycos Inc의 운명이다. 비록 브랜드만 같이 쓰고 경영은 완전히 분리된 별개의 회사지만 회사청산은 Lycos라는 브랜드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Lycos 인수는 Daum에 큰 짐을 안겨준 고민거리이기도 했다. NHN에 뒤지게 된 결정적인 판단착오라고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Lycos라는 브랜드는 여전히 상위권에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이다. Yahoo와 MSN, AOL, MySpace 뒤로 5번째 큰 포털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Google은 포털 서비스에서 제외)
Altavista와 함께 인터넷 붐을 주도했던 브랜드의 쓸쓸한 퇴장을 또 지켜보게 되었다. 물론 브랜드만 빌려준 합작법인의 청산이지만 유럽시장에서 앞으로 더이상 Lycos 브랜드를 볼 수 없다는 것은 인터넷 포털시장의 치열한 경쟁의 한단면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