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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 iPod Touch가 내 손에 쥐어졌다. 오전 11시 경이었다. 그 시점부터 iPod Touch는 내게 완소물건이 되어 버렸다. 오늘이 11월 28일이므로 약 25일간 사용했다. 물론 앞으로도 쭉 사용할 것이다.

평소 Apple을 이야기 하고, iPod을 이야기 하고, iPhone을 이야기 하던 내가, 생애 최초의 Apple 제품을 iPod Touch로 시작했다. 처음 생각과 달리 실망스런 부분도 있었고, 또 조금은 Apple을 다시 보는 계기도 되었다.

iPod Touch가 내 손에 들어오면서 일부 내 생활 한쪽에 녀석이 자리잡게 되었는데, 25일간 내게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이를 잠시 기록하려고 한다.

아마도 iPod Touch 유저들 중에서 다음의 내용들에 대해 공감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PC를 사용하는 시간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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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비해 노트북이나 집에 있는 데스크탑을 사용하는 시간이 줄었다. 항상 온라인이기를 원하는 내 삶에 있어서 노트북과 데스크탑은 필수품이고 손에서, 눈에서 떨어지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iPod Touch 등장 이후 눈에 띄게 PC를 사용하는 시간이 줄었다. 사실 네트워크 생활이 준 것이 아니라, PC를 접하던 시간이 줄었다. 노트북은 회사업무용이므로 업무시간엔 반드시 사용 중이지만, 집의 데스크탑은 확연하게 들여다 보는 시간이 줄었다. 그 시간에 항상 내 손엔 iPod Touch가 들려져 있다.

특히 메일관리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마음에 든다. 구글메일을 주메일로 이용하는 나는 덕분에 아웃룩 메일을 POP에서 IMAP으로 바꿔서 구글메일의 넉넉한 공간에서 메일을 관리하고 있으며, 그 주된 도구는 바로 iPod Touch가 되었다.

틈만 나면 꺼내서 네트워크를 검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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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밖에 나갔을 때 이야기다. 운전하다가 신호등에 걸려 2~3분 기다릴 때나, 차가 막혀 거의 꼼짝하지 못할 때는 녀석을 꺼낸다. 그리고 설정으로 가서 Wi-Fi 신호가 잡히는지부터 확인한다.

Wi-Fi가 잡히면 바로 날씨로 가서 네트워크가 되는지 확인한다. 날씨가 업데이트 되면 인터넷이 연결 된 것이므로 바로 메일 체크에 들어간다. 구글메일을 IMAP으로 연동시켜 그 시간까지 도착한 메일을 확인한다.

다른 회사에 잠시 미팅을 나가거나 신호등에서 길을 건너려고 기다리는 중에도 녀석을 꺼내서 AP를 찾는다. 거의 심심할 시간이 없다. 대신 네트워크에 사용되는 전원 때문에 자주자주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다. 때로는 내가 너무 병적으로 네트워크에 집착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기도 한다.

전에 비해 음악을 듣는 시간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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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음악을 듣는 시간은 운전할 때나 일요일 방청소를 할 때 PC를 통해 듣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최근엔 iPod Touch를 만지고 나서는 노래를 찾아보거나 예전 앨범에서 리핑했던 음악들을 정리하면서 iPod Touch에 넣는 일을 자주 한다.

앨범커버와 필요에 따라서는 가사도 입혀본다. 이런 음악을 담고 있으니 밖에 나가서 네트워크가 안되거나 걸어서 어딘가를 갈 일이 있으면 귀에 이어폰이 끼어져 있다. 즐거운 Music Life가 시작되었다.

화장실이 지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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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화장실에 먼저 가는데 습관적으로 녀석을 가지고 간다. 그 짧은 시간(변비도 없다 -,.-)동안 포털의 뉴스사이트를 찾는다. 특히 그럴 땐 Daum의 PDA 사이트는 아주 딱이다. 화장실에 앉아서 신문을 보는 것이나 iPod Touch를 보는 것이나...

가끔은 머리감고 세수하기 위해 따뜻한 물을 받는 동안 녀석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도 있다. 쉽게 켜고 쉽게 끌 수 있다는 장점이 바로 이런 데서 빛을 발휘하는 것이다.

날씨와 주식 시황을 금방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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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d Touch를 사면 기본적으로 날씨와 주가 어플이 설치되어 있다.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차 무심코 주가 그래프 업데이트나 날씨 업데이트를 하게 되는데 그때 잠시 잠시 날씨와 그날의 주가 정보를 확인한다. 하지만, 난 주식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경제 흐름을 파악하는데는 도움을 주고 있다.

지도를 가지고 노는 시간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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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설치된 지도 어플과 함께 최근에 App Store에서 설치한 Google 어스가 주요 놀이도구가 된다.

작년과 올해 출장 갔던 곳을 찾는 재미는 아주 쏠쏠하다. 지명을 치면 지구가 뱅그르르 돌아서 그 위치로 가는 구글 어스는 정말 환상적이다. Panoramio를 통해 제공되는 사진 감상도 재미 중의 하나이다. 가끔 내가 올린 Panoramio의 사진을 확인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위성사진으로 원하는 지역을 찾아보는 것은 정말 재밌는 일이다. 어딜 가기전에 위성 사진을 감상하면 그 지역을 지리적으로 이해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가끔 '야후 모바일 거기'도 자주 이용한다. 2차원 지도이지만, 주요 지점명이나 가게 명칭 등이 아주 깔끔한 벡터이미지와 함께 볼 수 있어서 좋다. 단, 네트워크가 안되면 지도는 바보가 되는 단점이 있다.

메모와 일정을 관리하는 습관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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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생각이 나면 그냥 생각으로 그쳤지만 요즘은 메모장을 자주 연다. 그리고 캘린더를 열어 오늘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일이 잦아졌다. 아웃룩과 연동되기 때문에 일정관리가 좀 더 철저해졌다.

기록을 남기는 습관은 정말 좋은 것인데, iPod Touch가 그런면에서 아주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입력이 약간 불편하긴 하지만 간단한 아이디어나 기록은 남길만한 수준이다.

YouTube 찾는 일이 잦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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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PC를 이용할 때 YouTube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최근 필이 꽂힌 노래가 있어서 해당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러 자주 간다. 특히 책갈피에 저장해 둔 뮤직비디오는 심심할 때마나 감상한다.

정말 심심할 때, 최근에 많은 조회가 일어나는 영상들을 찾는 것도 재미있다. 최근 'R.P.G.(Rocket Punch Generation) Shine'이라는 W&Whale의 뮤직비디오와 김신영이 부른 '노가리'를 자주 감상한다.

App Store의 무료 어플찾기의 재미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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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 Store에서 산 유일한 유료 어플은 'Bejeweled 2' 뿐인데, 무료로 제공되는 것 중에서도 유용한 어플들이 정말 많다. 가끔씩 찾아서 설치해서 테스트하고 맘에 안드는 것을 지우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정말 간단하게 무선으로 설치하고 또 삭제가 가능하다는 점은 정말 뛰어난 기능이다. 가끔은 0.99 달러나 1.99 달러짜리 어플이 사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고 넘어갈 때가 있다.

주로 파일을 관리하거나 전화관련이나 게임관련 어플을 찾아 나선다. 해외엔 다양한 주제로 게임 어플들이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도 맛있는 음식점을 찾는 어플이나 유용한 정보 등을 알려주는 생활형 어플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KTX 시간조회하는 어플은 정말 맘에 든다.

VoIP 및 메신저를 통해 연결하려는 욕구를 자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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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fring이라는 어플때문인데, Touch 2세대를 산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실시간 음성통화 기능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업무상 Skype를 이용하기도 하고, 메신저를 이용하는 일이 많아서 fring과 같은 어플은 정말 내게 큰 관심거리다.

이를 위해 이어마이크를 구하거나 애플의 마이크이어폰을 기다리는 내 모습은 모두 iPod Touch가 시킨 일이다. 가끔은 버겁다. 돈이 들어가는데 나도 모르게 찾게 되기 때문이다. Touch 안에는 지름신이 옵션으로 살고 있는 듯 하다.

아이들이 심심해 하면 장난감으로 던져주면 조용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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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가거나 차로 어딜 이동 중일때 아이들이 심심해 하면 Touch를 주면 아주 조용해 진다. iPod Touch는 아이들이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어서 아이들이 쉽게 적응한다.

Bejeweled는 정말 괜찮은 유료 어플 게임이다. 머리를 쓰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예전 테트리스의 느낌을 받는다. 단순하지만 재미있고 중독성 있는 게임이다.

알람으로 사용하는 iPod Touch

잠자리에 들 때 반드시 Touch를 머리맡에 둔다. 중간에 잠시 깨면 시간을 확인한다. 이른 새벽에 깨서 잠이 안오면 메일을 확인하거나 웹서핑을 할 때 제격이다. 컴퓨터였더라면 부팅하는 시간 때문에라도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iPod Touch 때문에 가능하게 되었다.

여행의 추억을 살리는 사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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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올해 다섯번이나 다녀온 해외전시회 사진을 감상하는 것도 즐거운 취미 중의 하나가 되었다. 전에 같으면 PC의 사진 폴더에서 잠자고 있었을 것들이지만, 주변사람들과 iPod Touch로 사진을 같이 감상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재밌다.

지난 여름 바닷가 여행도 다시 볼 수 있고, 귀여운 아이들 사진도 볼 수 있다는 것은 iPod Touch가 준 따뜻한 선물 중의 하나이다.

정리하며...

이것 말고도 더 많은 생활의 변화들이 있는 것 같은데 여기까지만 적어 보았다.

대부분 긍정적인 변화들만 기술했는데, 분명 iPod Touch로 인해 부정적인 습관도 생겼을 것이다. 식당에 가서도, 사람들과 대화하면서도, 잠깐의 틈만 나면 iPod Touch를 꺼내는 모습은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본다.

하지만 혼자 있을 때 이것만큼 재밌게 보낼 수 있는 디바이스도 없다.

iPod Touch가 손에 들어오면서 버림받는 녀석이 하나 생겼으니 바로 휴대폰이다. 그 전엔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며 시간을 확인하거나 일정을 보거나 사진을 찍거나 했는데, 이젠 그저 전화걸거나 받는 용도나 필요할 때 사진 찍는 정도에서 머물고 있다.

비록 iPod Touch가 가격면에서는 약간 부담스럽지만, 그럴수록 제대로 활용해야 그 값어치를 할 수 있다고 본다. 내게는 iPod Touch가 많은 것을 주고 있다. 온라인에 대한 욕구, 재미와 흥미, 추억, 정보 등등 많은 면에서 내 생활의 일부가 되었음을 느끼고 있다.

잠시 25일간을 돌이켜보면 내게 많은 기쁨을 주고 있는 물건이라는 생각이다. iPod Touch가 있어서 행복하다.

PS. 너무 예찬만 늘어놓은 것 같다. 이 포스팅은 Apple과 전혀 관계없는 순수한 개인적인 변화와 느낌이니 오해 없으시길... 즉, 어떤 iPod Touch 프로모션이나 스폰서쉽, 협찬이 없다는 것을 밝힘. 다만, 지름신이 좀 더 가까이 왔다면 그 책임은 일말 있음. 하지만 그 이상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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