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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기성언론으로 대변되는 주류가 아닌, 비주류, 개인이나 중소 인터넷 뉴스공급사들의 뉴스가 그날 그날의 핫이슈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여전히 주류 언론사들의 굵직한 기사가 중심이 되는 경우도 많지만, 전에 비해서 훨씬 많아진 뉴스 소스 덕분에 다양한 곳에서 다양하게 나오는 뉴스가 하루 하루의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하나의 사건이나 소재가 공론화되면 다양한 곳의 목소리들이 올라온다. 소재의 제공처는 단일화되어 있지만, 그 소재를 이용한 다양한 의견이나 또 다른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나온다.
예전 같았으면 그런 목소리가 일반 사람들에게 퍼질 방법이 없었지만, 지금은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커뮤니케이션 채널, 특히 포털이라는 창구를 통해 양산되고 있다.
어쩌면 지금은 우리가 이제까지 알고 있었던 언론의 실체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신문사와 방송사, 잡지사, 기자라는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이들 역시 사실을 바탕으로 한 정보를 다루는 시스템의 한 영역일 뿐 지금은 기자가 아니더라도 정보를 접근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가능해졌고, 또 다양한 생각들을 전파할 방법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어떤 것이 언론이다라고 규정하기 힘들어졌다.
물론 법과 상업적인 요건으로서의 언론은 있지만, 실제 여론을 반영하고 사실을 전달하는 언론으로서의 역할은 신문, 방송, 잡지가 아니더라도 가능한 시점에 왔다.
한 장의 사진으로, 짧은 동영상 한 편으로,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이나 진실을 알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정보'들은 또 다시 다양한 의견과 정보들이 더해져서 또 다른 정보가 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런 정보의 고리를 만든 것이 바로 인터넷이었다. 그리고 그런 흩어져있는 정보들을 한자리로 모으고, 힘을 만들고 여론을 만드는 공간을 포털이 제공해 주었다.
인터넷과 실시간성은 뉴스에 힘을 불어 넣어주었다. 정해진 시간에 방송되는 TV, 라디오 뉴스와 하루에 한번씩만 정보를 모아 보여주던 신문과 달리 인터넷은 정보 소비를 원하는 언제든지 그 시간까지의 정보와 뉴스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이 그만큼 정보와 뉴스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이제야 확인한 것인데, 직장과 학교에서 그리고 생활하는 공간 곳곳에서 실시간으로 뉴스를 접하면서부터 저녁뉴스는 이미 알고 있는 소식들을 간추려 전달받는, 더이상 새로운 것들(news)이 아닌 정보들만 전달하는 방송이 되었다.
같은 뉴스를 여러 곳에 공급하는 기존 언론사의 뉴스는 더이상 사람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다음, 네이버, 야후 어딜가도 같은 언론사의 글자 하나 다르지 않은 기사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많은 뉴스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그 뉴스에 자신의 의견을 남에게 알리고 싶어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욕구는 다음의 블로거뉴스와 아고라, 포털의 댓글로 알 수 있다. 뉴스 뿐만 아니라 정보는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알 수 있다. 속성상 뉴스나 정보나 큰 의미에서 정보(Information)를 뜻한다.
포털의 검색 역시 정보를 찾는 의미있는 일이다. 정보의 질과 결과는 찾는 사람의 몫이지만, 근본적으로 새로운 것을 알려고 하는 인간의 본능이 잘 반영된 것이 정보에 대한 욕구이다. 포털의 먹거리는 정보를 중계하는 댓가에서 비롯된다.
미네르바라는 필명을 가진 어떤 사람의 글이 우리사회의 이슈가 되고,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촛불시위가 전국적으로 국민들에게 이슈가 된 것도, 잘 모르던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만든 것 역시 바로 정보의 힘이다. 정보는 인터넷이라는 채널을 만나 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 월요일부터 베타테스트에 들어간 네이버의 오픈캐스트 역시 사용자들에게 포털 초기화면의 편집권을 준다는 거창한 명분을 들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존언론의 똑같은 뉴스보다 더 다양한 정보와 뉴스를 접하려는 소비자의 정보소비 욕구를 자극시키기 위한 것이다.
언론사가 반발하는 것은 포털방문자가 기존언론사와 개인, 비주류 언론의 정보를 직접 취사선택하도록 만들겠다는, 일종의 정보 선택의 자유를 주어 기존언론사들이 무한 경쟁에 빠지게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다.
오픈캐스트는 내가 관심가지고 있는 정보는 다른 사람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욕구를 자극한 것이다. 캐스터는 욕구를 관심과 유명세로 자신을 만족시키고, 네이버는 그런 캐스터들을 이용해서 더 많은 트래픽을 유발시키기 위한 것이다.
다음의 블로거뉴스나 아고라 역시 같은 방식의 비즈니이다. 포털에서 트래픽 몰이는 곧 돈이다 라는 명제를 가지고 진행하는 사업이다. 네이버가 이런 다음을 벤치마킹한 결과의 산물이 바로 오픈캐스트이다.
다만, 다음이 이제까지 조금은 조심스럽게 시장에 접근했다면, 네이버는 내년 1월 1일부터 아예 대놓고 본격적인 정보 중계 채널로서의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바로 오픈캐스트이다.
다음, 네이버 뿐만 아니라 앞으로 포털들을 포함한 서비스 웹사이트들은 시시각각 빠른 뉴스와 정보들, 그리고 다양한 곳의 정보들을 다루는데 집중할 것이다. 특히 기성언론이 아닌 개인과 소수 정보 제공자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
또한 사용자(방문자)들은 어느순간부터 자신이 서비스의 정보 제공자이자 정보 소비자이며 해당 서비스의 소비자라는 것을 잊어버린채 활동할 것이다. 네이버와 다음이 가장 바라는 상황이다.
나는 그러한 시각에서 네이버의 오픈캐스트를 평가한다.
거대한 정보의 경쟁터를 만드는 것이 목표인 서비스가 바로 네이버 오픈캐스트다. 누가 가장 큰 이익을 가져갈지는 말 안해도 알 수 있는 구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