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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 : 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a)는 온라인을 통한 음원 불법 다운로드를 퇴치하기 위해 실시했던 무차별적인 소송을 더이상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제까지 약 3만 5천여 건의 소송을 제기했고, 피고들은 온라인 상에서 음원을 공유한 네티즌들이었다. 다수가 학생들이라는 분석도 나왔을만큼 다수의 소송대상자가 디지털세대의 네티즌들이었다고 한다.

RIAA는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증거자료 입수를 위해 지금은 SafeNet의 자회사로 있는 MediaSentry의 솔루션을 이용하여 음원 파일 공유 네티즌들을 찾아냈었다.

2007년엔 음악을 불법으로 다운로드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합의금을 독촉하는 이메일을 보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었다.

전자신문 : RIAA, 합의금 요구 '파문'

하지만 RIAA와 MediaSenrty는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개인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역공을 당하기 시작한다.

개인의 사생활 조사권한이 없는 MediaSentry가 RIAA의 음원 불법 업/다운로드를 감시하기 위해서 네티즌들을 예비 범죄자로 설정하고 이를 통해 불법 음원 업/다운로드 용의자들에게 소송을 걸었기 때문이다.

즉, 불법으로 얻은 증거 자료는 또 다른 불법이라며 저항하기 시작했다. 2007년 말에는 오레곤 대학은 불법 업로드 및 다운로드 용의자로 지목된 학생들의 정보를 넘겨달라는 RIAA의 요청을 거부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몇몇 주에서 MediaSentry의 사생활 침해를 근거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사태들이 벌어졌었다.

결국 RIAA는 올 초 MediaSentry와 결별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RIAA는 대신 소송으로 불법 업로드 및 다운로드를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네티즌들이 사용하는 ISP(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에 압력을 넣어 불법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략으로 바꾸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즉, 기존처럼 불법 업/다운로드 사용자를 찾아내서 직접 소송을 제기하는 형태가 아니라, 의심이 가는 사용자가 사용하는 ISP에 해당 네티즌의 인터넷 사용의 제약을 요청하는 형태로 바꾸기로 했다는 것이다.

불법 사용자를 추출하기 위한 기술로 기존의 MediaSentry를 버리고 덴마크 업체인 DtecNet을 선택했다고 한다. DtecNet의 ApS라는 솔루션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MediaSentry의 솔루션이 사생활 침해라는 멍에를 쓰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이용하여 계속해서 불법 사용자를 추출하거나 소송을 제기할 경우 또 다른 역풍을 맞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RIAA는 새로운 솔루션을 이용하여 네티즌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계도할 수 있는 ISP를 선택한 것이다. ISP 역시 사용자들의 불법 음원 주고받기가 자사의 네트워크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RIAA에 협력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안그래도 종량제 카드를 내밀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트래픽의 주범이라고 여기는 P2P의 규제, 그 중에서 가장 활발한 음원 교환의 규제는 ISP 역시 반기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미국 제2의 통신업체인 Verizon은 이번 RIAA의 정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의 시각은 RIAA가 불법다운로드에 대한 규제를 어느 정도 완화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불법 업/다운로드에 대한 입장은 전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MediaSentry의 증거수집과정에서 일부 불법성이 드러나면서 RIAA까지 부담을 느껴서 이를 통한 증거수집 및 소송 중단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NPD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2003년 미국의 13세 이상 인터넷 인구의 20%가 P2P를 사용하고 있으며, 2008년에는 1%가 줄어든 19%로 조사되었다. 즉, 5년의 세월이 흘러도 P2P 사용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이다.

또한 예전엔 한두곡 정도의 음원을 공유하고 다운로드 받는데 그쳤지만, 최근엔 앨범단위나 가수단위의 압축파일을 주고 받는 일들이 늘어서 음반산업에 큰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RIAA가 냅스터는 죽일 수 있었지만 아직 비트토렌트는 손도 못대고 있다. 과연 RIAA가 ISP와의 협력을 통해 음원 교환을 줄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공한다면 MPAA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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