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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제조는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비즈니스다. 소규모로 만들어낸다면 생산단가의 문제로 판매가 어려운 제품이다. 즉, 대규모 투자와 대규모 생산이 곧 대규모 판매와 이익으로 직결되는 제품이다.

인텔이 현재 운영중인 칩 공장 일부를 폐쇄할 계획이라고 한다.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에 있는 'Assembly & Test' 공장 세 곳의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공장들은 반도체 웨이퍼 제조(FAB) 다음 단계의 과정으로 웨이퍼를 잘라 칩을 포장하는 것을 말하는데 일명 패키징이라고 한다. 패키징이 된 칩을 동작 테스트까지 마치는 공장이다. 아시아 지역의 공장뿐만 아니라, 미국 오레곤주의 힐리스보로와 캘리포니아 산타 클라라의 웨이퍼 제조 공장도 폐쇄할 것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되어 5,000에서 6,000명 정도의 직원의 해고가 불가피하며, 이 중 일부 인력은 재배치 요청을 할 것이라고 한다. 단, 이들 공장의 폐쇄는 현재 판매되는 CPU칩들인 45나노미터 및 32나노미터 공정라인의 제품 생산 중단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래된 생산시설을 폐쇄한다는 의미라는 것을 애써 강조하고 있지만, 결국 인력감축과 시설 운영 비용을 줄이는 일종의 구조조정은 분명하다.

지난주 발표된 2008년 4분기 실적은 Clearwire 투자 손실분을 반영하여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WiMAX 관련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손실처리를 미리 계산한 것으로 보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실제 칩 제조 사업에서도 일부의 손실이 있었지만, 대규모 손실은 아니다. 다만, 올 1분기는 22년만에 처음으로 적자가 예상된다는 것은 우려스러워하고 있다.

공장의 폐쇄 결정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규모의 경제를 맞추기 위해서 공장의 증설과 폐쇄는 전략적으로 접근한다. 생산라인의 신규 배치 및 증설은 투자금도 문제지만 시간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기 때문에 공장폐쇄는 중요한 전략적 판단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

현재 인텔 반도체 제조공장 최대 시설은 뉴멕시코의 리오 란쵸에 있다. 미국내에서는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아리조나, 콜로라도, 메사추세츠 등에 공장이 있으며, 해외에는 코스타리카, 중국, 인도, 베트남, 이스라엘, 아일랜드, 러시아, 폴란드,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에 공장을 가지고 있다.

인텔의 말대로 노후화된 생산라인의 폐쇄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경기 침체로 인한 생산량 감축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세계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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