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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구미시 임수동...

내가 태어난 곳이며, 조부모님댁이 있었던 곳이다. 지금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라는 우리나라 전자산업을 이끄는 대기업 공장이 있는 곳이다.

지금 삼성전자 정보통신사업부가 있는 곳은 야트막한 산과 마을 그리고 논이 있던 자리다. '반달밭(동네 사람들은 반들밭이라고 불렀다)'이라고 부르는 동네이름이 있었던 곳이다.

내가 태어나고 어린 시절 자랐던 곳은 임수동에서도 '갓등'이라고 부르는 지역으로 마을이 위치한 곳의 산이 갓모양이고 갓등에 위치한 곳에 집들이 모여있다고 불러진 지명이다. 지금은 동네 주민들은 거의 없고 상가 건물만 남아 있는 구미대교 근처에 있는 조그만 마을이다.

북쪽으로는 공단동과 인동을 잇는 구미대교가 있고, 남쪽으로는 지금의 동락공원이 있는 낙동강변의 조그마한 마을이었다. 지금은 산같아 보이지도 않는 예전의 '뒷산'은 그냥 작은 야산으로 남아있다.

지금 구미공구상가와 구미관광호텔, 삼성전자, 중소기업지원센터가 있는 곳들은 모두 논과 밭이었다. 특히 삼성전자 입구에 있는 기업은행 자리는 예전 공동묘지가 있던 자리다. 아마 그 건물에  계시는 분들은 잘 모르실거다. 그 자리가 공동묘지였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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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통학길이었다. 지금은 삼성전자가 들어선 곳인데, 인동초등학교까지 난 작은 개울과 오솔길이 있었다. 매일 바로 옆집 동갑내기 친구와 약 (지금 재어보니)2Km가 넘는 길을 왕복했었다. 왕복 10리 길이었다.

다음지도에는 직선거리 1.86Km에 도보로 28분이라 했지만, 당시 어린 우리들에겐 한시간 거리였다. 가면서 개울물에서 장난도 치고, 개구리를 잡아서 괴롭히면서 놀기도 하고, 때로는 길 옆에 심어놓은 시나나빠(유채) 서리도 하곤 했었다.

따뜻한 봄날에는 하교길에 아이들과 놀다가 늦게 집에 도착하는 일도 많았다. 당시에 낙동강으로 흐르던 작은 개천은 물이 맑아서 등하교길에 목이 마르면 그냥 떠서 마시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주변에 논이 있어서 농약을 뿌린 뒤 처리하면서 나온 논물들이 개천으로 흘러들었을 것을 생각하니 그때 무모한 행동을 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 물을 마시고도 큰 문제없이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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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개천의 물길은 남아있다)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엔 낙동강물이 역류하여 개천을 타고 논이 있는 들판을 덮었다. 지금 삼성전자가 자리잡고 있는 지역 대부분이 물에 잠기곤 했었다.

그럴때는 구미대교에서 인동으로 들어가는 큰 도로를 따라 학교를 걸어가야했다. 당시엔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간다는 생각을 왜 안했는지 모르겠다. 버스를 타기 위해선 전자공고로 내려가기 위한 입구(구미대교입구)까지 가야만 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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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과수원이었던 동락공원과 그 앞의 공장자리)

지금 동락공원과 LG전자 2공장이 있는 곳은 예전에 사과가 많이 나는 과수원이었다. 옆집이 과수원을 운영해서 사과는 실컷 먹었었다. 그 과수원이 지금 LG전자 2공장이 있는 자리다. 친구가 있는 옆집이 소유했던 과수원 말고도 남쪽으로 꽤나 과수원이 몇개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예전에 임수동은 구미시가 아닌 칠곡군 인동면에 소속된 동네였다. 또, 구미대교가 생기기 전에는 나루터가 있어서 강을 건널 수 있었던 동네였다. 지금 인동향교(예전엔 동락서원)가 있는 곳 바로 아래 나루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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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나루터의 흔적은 없어진지 오래되었고, 나루터 식당만이 그곳이 나루터였음을 짐작케 한다. 공단이 들어서고 대교가 놓이면서 예전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지는 않았지만, 여름엔 대교 아래 수영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서원과 나루터가 있던 그곳을 동락이라고 부른다.

구미대교 인동측 입구쪽에는, 지금은 없어진 충혼탑이 있었다. 나루터 식당 방향쪽에 있었다. 현충일이나 국군의 날이 되면 행사가 열리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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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터였던 새똥바위와 소풍장소였던 향교)

동락서원 방향에서 낙동강쪽으로는 낚시를 하기 좋은 지역이 있다. 어렸을 때 이곳을 '새똥바위'라고 불렀다. 지금도 그 지명을 사용하는지는 모르겠다. 새똥바위 주변엔 수심이 좀 깊었고, 물고기가 많았다.

일요일엔 대나무를 잘라 만든 낚시대를 가지고 민물고기를 낚는 사람들이 많았다. 일부는 바로 잡은 물고기를 메운탕 해먹기도 하고, 회로 먹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었다. 향교와 새똥바위 쪽은 단골 소풍장소였다.

2006/11/26 - [킬크로그] - 할아버지와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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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포스팅한적 있는 할아버지 막걸리 심부름 하던 길도 찾아 보았다. 별로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지금은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한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초등학교가 있던 인동은 '장'씨의 집성촌이다. 인동 장씨라고 하는 그 인동이 바로 이곳이다. 그래서 초등학교때 친구들 중에 장씨가 유난히 많았다.

인동은 조선시대 후기에는 '인동군'이었다. 구미보다 행정적으로 더 큰 마을이었다. 지금은 인동동이 중심이 되어 황상동, 진평동, 시미동, 임수동 등으로 구분되지만 예전엔 인근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모여사는 비교적 큰 마을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추억의 고향 풍경

다음 항공사진이 오픈되었을때 제일 먼저 찾아본 곳은 바로 고향 임수동의 모습이었다. 지금은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선 그곳이지만, 다행하게도 예전에 살던 집터는 남아있고 옆집은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예전 뛰어놀던 뒷산도 아직 남아 있고, 대교 주변의 시설들은 아직 그대로 남아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지겹도록 소풍때면 갔던 충혼탑 자리(지금은 없어졌지만)와 향교주변도 보이고, 여름날 멱감으러 갔다가 죽을 뻔한 낙동강물은 예전만큼 유량이 많지 않은 모습을 보았다. 강도 늙는 것인지...

어릴적 태어나고 살았던 할머니댁은 원지주(地主)가 처분하여 지금은 공터로 남아 있는 모습이 씁쓸하긴 하지만, 그때 그 시절 동네친구들과 마을을 돌아다니며 놀았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구미 3공단 지역에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근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이다. 지금 근무하는 그곳이 예전 내가 자라고 놀던 고향마을의 논과 밭, 이웃동네였다. 산업단지부지로 선정되면서 마을이 몇개나 없어진 지역이다.

따뜻했던 지난날 고향의 추억을 잠시동안 Daum 위성사진과 함께 해봤다. 모든 것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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