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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국은 아날로그 방송 중단을 4개월 가량 미루어 달라는 백악관의 요청을 공화당 하원의원들 주도로 표결을 통해 무산시켰었다. 2월 17일 종료를 앞두고 상원을 통과안 법안이 하원에서 부결되자 찬성과 반대측 모두에서 우려섞인 의견들이 나왔었다.

2009/01/29 - [기술 & 트렌드] - 미국 디지털 전환 연기 법안, 하원 통과 못해 일정대로 2월 17일 아날로그 종료될 듯

다시 상원에서 일부 법안을 수정하여 만장일치로 통과시킨후 미국현지 시간으로 2월 4일 하원을 통과했다. 찬성 264(민주당 241, 공화당 23)표, 반대 158(민주당 10, 공화당 148)표로 통과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승인만 남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연기를 요청했기에 사실상 아날로그 방송 종료는 6월 12일로 재확정 된 셈이다.

우선 아날로그 방송 종료시점을 약 4개월간 연기할 수 있게 되어, 그 사이에 미처 디지털방송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했던 미국인들이 약간의 시간을 더 벌 수 있게 되었다.

주로 저소득층과 농촌지역민, 소수인종 등이 디지털 전환시 취약 계층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이들의 디지털 전환의지가 결국 아날로그 방송 종료의 성공으로 이어지게 될 것 같다.

조사기관인 Nielson에 따르면 미국내 약 650만 가구가 아날로그 TV 수상기로 공중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아날로그 수상기라 하더라도 케이블 TV나 위성 TV 시청 가구일 경우 아날로그 종료에도 상관없이 계속 TV 방송을 볼 수 있다. 그런 가구는 제외된 디지털 방송 취약 가구가 650만 가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일단 이번 법안의 통과로 미국인들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게 되었지만, 디지털전환을 준비하던 방송사와 유휴 아날로그 주파수를 이용하려던 기업들에게는 본의 아니게 4개월을 더 기다리게 되었다.

미국전자산업협회(CEA)는 셋탑박스 수요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를 했다. 이유는 아날로그 송신중단이 2월 17일로 예정되었기 때문에 제조사들이 이미 그에 맞는 물량을 생산하고 중단했다고 한다. 따라서 4개월 더 미뤄진다면 다시 생산하고 유통해야 하기 때문에 물량부족 현상이 반드시 발생한다는 것이다.

상무부가 한가구당 40달러 구폰을 2개까지 제공하기로 했던 계획은 이미 일찌감치 동이 났고, 대기 수량만 해도 이미 370만개 이상이 된다고 한다. 미의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 6억 5천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대형 방송사들은 대체적으로 소비자처럼 디지털 전환을 위한 준비를 좀 더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환영하는 입장이며, 일부는 아날로그 송출연장을 위한 비용 문제로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현재는 아날로그, 디지털 신호 모두를 송출하지만 아날로그 중단시 비용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전 제조사들은 디지털 전환을 대비한 특수가 4개월 미뤄짐에 따라 이번 결정을 달가워 하지 않고 있다. 물론 유휴 주파수를 경매를 통해 구입한 통신사들 역시 마찬가지로 불만스럽다는 표정이다.

이로서 미국은 최초 디지털 전환 계획이 두차례 연기되어 올 6월에 최종 실시될 예정이다. 그만큼 미국의 디지털 방송 전환은 짧지 않은 아날로그의 역사만큼 진통을 겪으며 실시될 것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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