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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종(種)은 강인한 종도, 똑똑한 종도 아닌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다"  - 찰스 다윈 -

이 보고서의 첫 장에 적혀 있는 말이다. 찰스 다윈의 이 문구는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주 인용되는 말인데, 보고서를 만든 단체가 미국 정부와 EU 정부와 EU 국가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물론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다.

자료 : http://www.itif.org/files/2009-atlantic-century.pdf

'The Atlantic Century (Benchmarking EU & U.S.
Innovation and Competitiveness)'라는 제목의 보고서인데, '대서양의 시대 (EU와 미국의 혁신과 경쟁력 벤치마킹)'정도로 번역이 가능하겠다. 이보고서는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 ITIF(Infotmation Technology & Innovation Foundation)가 European-American Business Council과 함께 내놓은 보고서이다.

주로 정보기술과 관련된 국가경쟁력을 분야별로 분석하여 내놓은 자료이다. 정보화 순위를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기술한 것인데, 결과를 보면 1위 싱가폴, 2위 스웨덴, 3위 룩셈부르크, 4위 덴마크, 5위 대한민국, 6위 미국, 9위 일본, 33위 중국 등이다.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보다 앞선 종합 5위에 랭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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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의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가 대단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전체 국가 경쟁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기술과 관련된 혁신 부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종합 5위로 올라있지만, 1999년에서 2009년까지 10년간의 변화(첫머리 다윈의 변화에 대한 기억을 잊지말고)에 대한 지수 평가는 중국, 일본, 인도 등에 뒤지는 17위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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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중요한 것은 종합순위 5위가 아니라 변화지수에 대한 관심이다. 얼마나 적응을 잘 해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느냐는 10년간의 변화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

이 보고서를 두고 우리가 미국, 일본을 제치고 정보기술 분야의 강자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라는 자화자찬을 늘어놓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 보고서는 미국과 EU 국가들을 위한 보고서이다. 미국과 EU 정부가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고 정신차리라는 의미의 보고서이다.

우리가 이 보고서를 통해 얻을 것은 바로 종합순위가 아니라 변화 순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변화 순위를 보면 우리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국가들은 중국을 비롯하여 일본, 인도, 러시아, 호주 등과 동유럽 국가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종합순위 1위의 싱가폴도 포함되어 있다. 유일하게 우리보다 상위권인데 불구하고 변화지수에서 우리보다 낮은 국가는 스웨덴(변화지수 21위)이 유일하다.

미국이나 EU국가들보다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지수가 높다고 안심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이미 우리의 경쟁국가인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은 우리보다 훨씬 빠른 변화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보고서는 현실에서 드러난 미국과 EU 국가들의 정보기술의 평가를 바탕으로 각성을 촉구하며 정보기술에 대한 국가차원의 대책을 촉구하는 성격이 강하다.

순위를 결정하기 위한 기본 자료들은 다음 분야의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점수를 매겨 분석한 것들이다.

1. 인적 자원 : 25~34세의 고학력자 비율, 1천명당 과학 기술 R&D 인력비율
2. 혁신 능력 : 기업과 정부의 R&D 투자비용, 과학 기술 관련 논문 발표 비율
3. 창업 환경 : 과학 기술관련 벤처캐피탈 투자현황 및 신생 기업 숫자
4. IT 인프라스트럭처 : 전자정부 구성 운영율, 브로드밴드 보급율, 기업의 IT 투자 환경
5. 경제 정책 : 기업의 세제 관련 효율성, 기업 경영 자유도
6. 대외 경제 환경 : 무역 균형, 외국인 직접 투자 비율, 노동인력의 실질 GDP 및 생산성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각각의 평가항목에 대해 국가별로 점수를 매기고,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순위를 매긴 것이다.

위 평가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평가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조사 대상 국가는 36개국과 EU-10, EU-15, EU-25, NAFTA이다. EU는 10개국, 15개국, 25개국으로 세분화한 그룹이다. NAFTA는 북미자유무역협정국가를 말한다.

종합순위내의 분야별 평가 순위
고학력자 비율 : 4위
연구원 비율 : 9위
기업 R&D : 3위
정부 R&D : 7위
과학 기술 논문 : 23위
벤처 캐피탈 : 4위
신생 기업 : 1위
전자정부 : 5위
브로드밴드 보급율 : 5위
IT 투자 : 5위
기업 세제 : 17위
비즈니스 환경 : 13위
무역균형 : 16위
FDI(외국인 직접 투자) : 34위
성인 GDP : 25위
생산성 : 30위

자세한 지표에 대한 설명과 결과는 보고서에 나와 있으니 생략하겠다.

앞서서도 이야기 했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 보고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자료 자체는 객관성을 띄고 있다고 해도 괜찮을 만큼 각종 신뢰성 있는 자료를 발판으로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상황 자체로는 우리나라의 정보 기술에 대한 평가는 우수한 편이다. 상대적으로 우리가 우수한 분야와 그렇지 못한 분야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도 의의가 있다.

인적자원의 우수성, 괜찮은 IT 인프라, 앞서가는 전자정부, 기업 R&D 등에서는 우수하지만, 외국인 직접투자나, 실질 GDP 및 생산성, 과학 기술 분야 논문 등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지수순위내의 분야별 평가 순위
고학력자 비율 : 6위
연구원 비율 : 4위
기업 R&D : 10위
정부 R&D : 7위
과학 기술 논문 : N/A
벤처 캐피탈 : N/A
신생 기업 : N/A
전자정부 : 13위
브로드밴드 보급율 : 34위
IT 투자 : 29위
비즈니스 환경 : N/A
무역균형 : 36위
FDI(외국인 직접 투자) : 32위
성인 GDP : 8위
생산성 : 6위

* 브로드밴드 보급율은 변화지수가 낮을 수 밖에 없다. 이미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보급율 덕분이다. 무역 균형 역시 수출 위주 국가여서 변화순위가 낮다.

또한 변화지수는 우리가 현재 어떤 분야로 집중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IT 투자와 외국인 직접 투자 분야는 여전히 처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GDP 및 생산성은 나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의 보강이 없다는 점은 정부가 고민해야할 부분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국가들을 위해 정보 기술 분야의 정책 수립에 도움을 주고자 만든 자료이다. 따라서, 현실적인 데이터(보고서 말미에 데이터의 소스를 명시하였다)를 그 근거로 들고 있어서 객관성면에서는 믿을 수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우리나라를 위한 보고서는 아니지만, 나타난 수치로 예측해 볼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외국인 직접 투자와 더불어 IT 투자를 늘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한번 찰스 다윈의 말을 되새겨 보아야할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진정 우리에게도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It is not the strongest of the species that survive,
nor the most intelligent,
but the ones most responsive to change.
<Charles Dar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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