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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에 나온 기사에 따르면 당시 국내에서 판매되던 MP3 플레이어(MP3P)의 시장 점유율에서 Apple의 iPod은 2%(넉넉잡아도 5%)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아이리버의 레인콤, 삼성전자, 코원시스템 등의 3개사가 국내 MP3P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는 발표를 했다.
레인콤이 35%대로 독보적인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그 뒤로 삼성전자와 코원, 현원, 소니 등이 시장을 나누어 가지고 있었다. 2005년을 넘기면서 중국산 OEM 제품과 중소브랜드들이 시장에 넘쳐나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사이에 MP3P 시장은 연간 200만대 수준으로 큰폭으로 줄었고, 2006년부터 MP4P 기능이 추가된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되었다. 월 15만대 수준으로 연간 200만대 시장에서 왔다갔다 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이 시기에 도산하는 중소업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6년은 중소업체가 도산 도미노가 줄을 이었으며, 상대적으로 이미 뛰어든 삼성전자 외에 LG전자, 샌디스크 등 대기업이 본격적인 시장에 뛰어들게 된 해로 기록된다. 이때 해외시장에서는 iPod이 세계 MP3P시장을 평정한 시기였다.
당시에 업계는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iPod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만했었다. 물론 Apple의 한국시장 공략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Apple 내부적으로는 음원판매가 연계되지 않은 iPod의 국내시장 진출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도 있었다. 지금까지도 그렇지만, 이동통신사를 위주로 움직이는 국내 음원판매에 Apple이 뛰어들 수 없는 구조가 되었다. Apple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데 일등공신은 국내 이동통신사였다.
그뿐만 아니다. 저가를 무기로 한 중국산의 공세와 대기업의 물량공세, 유통망의 열세 등은 감히 Apple이라고 해도 넘볼 수 없는 경쟁상황을 만들어냈다. Apple이 저가공세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시장확대는 어려운 일이었다.
국내 제품에는 기본 사양인 FM라디오를 지원하지 않았으며, iTunes를 통한 음원 관리, MP4 동영상에 대한 지원 미흡(나중에 출시된 신제품은 지원했다), 비싼 악세서리 등은 국내 소비자로부터 멀어지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iPod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Apple 마니아나 디자인과 멋을 중요시 하는 사람들이라는 소위 '애플빠'만 구입하는 제품으로 취급받았다. 디자인 빼고는 국산 제품들이 훨씬 낫다는 평가들이 나왔었다.
200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DMB가 장착된 제품들도 시장에 선보이며, 전자사전 내장, 플래쉬 게임 내장 등 iPod에서 볼 수 없었던 기능까지 제공하며 레인콤, 삼성전자, 코원, LG전자 등이 약진하면서 Apple에게는 더이상 기회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Apple이 iPod Touch를 내놓으면서 시장의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기존 MP3P나 MP4P에서 지원되지 않았던 무선네트워크(Wi-Fi) 기능이 들어간 MP3P 제품이 나왔던 것이다. 특히 iPod Touch는 얇고 스타일리쉬한 모양에 네트워크 기능이 돗보이는 제품으로 거의 동일한 스펙의 스마트폰인 iPhone이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8년 여름을 기점으로 iPhone 3G의 등장과 함께 iPod Touch 2세대가 나오면서 국내 MP3P 시장에서 iPod Touch의 존재가 인정받기 시작했다. 지금도 iPod Touch를 MP3P 제품으로 분류한다는데 문제가 있어보이긴 하지만, 어쨋거나 시장에서 경쟁하는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하기엔 MP3P/MP4P 밖엔 없다.
iPod Touch 2세대가 시장에 나오고 App Store(2008년 7월)가 본격적으로 개장되면서 국내 MP3P와 경쟁에 들어가게 되었다. 경쟁사인 아이리버의 레인콤과 엡의 삼성전자, 코원, LG전자 등과 함께 치열한 경쟁구도로 들어선다.
한동안 주춤해진 레인콤의 공백을 틈타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MP3P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국내시장에 활기기 띄기 시작했는데, 여기에 iPod Touch의 등장으로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기능 위주에서 디자인과 UI의 경쟁이라는 새로운 경쟁 트렌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2008년 연말을 기점으로 시장에서 Apple iPod의 제품군들이 시장 점유율을 서서히 높여가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에서 iPhone없는 국내에서 App Store의 성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App Store의 국내 소프트웨어 진출에도 국내 소비자의 숫자가 적다는 이유로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iPhone이 들어오면 달라질 것이라는 반응들이지만, 실제 국내에서 iPod Touch 유저들이 많지 않다는 점만 강조했다. 더군다나 Apple이 국내 iPod Touch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아서 시장의 규모는 짐작만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 판매량의 근거가 될 수 있는 다나와의 온라인 쇼핑몰 리서치 자료를 보면 의외로 iPod Touch가 많이 판매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주 다나와에서 내놓은 올해초 국내 MP3P 판매점유율을 보면 1월에는 Apple이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레인콤과 같은 20%대로 3강을 구축하고 있는 모습이다. 2월 들어서는 삼성전자와 레인콤에 비해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판매량 추이를 보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모든 집계는 iPod 시리즈 전체를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iPod Touch를 포함한 전제품군이 판매량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를 시작으로 점유율이 계속 늘어간다는 것은 iPod Touch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2세대 iPod Touch가 시장에 나오고 App Store가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이 늘었다는 추측은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iPod Touch가 국내 MP3P 제품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길래 판매량이 늘고 있는지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국내에 형성되어 있는 MP3P 시장은 그 자체로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MP3 음악을 즐기고, MP4 영상을 즐기는 수준은 뛰어난 모바일 기기들의 등장으로 기존 MP3P에겐 그런 제품들과의 차별점이 없다.
MP3P의 대체제로 볼 수 있는 PMP나 전자사전, 넷북, 휴대폰 등이 시장에 나와 있으며, MP3P 자체적인 제품업그레이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는 별로 없다는 점이다. 결국 다른 기능의 신제품으로 갈아타는 경향이 보이고 있는데, iPod Touch의 네트워크 지원(웹 브라우징, 이메일 지원 등)과 App Store를 통한 어플리케이션 설치가 크게 어필이 되면서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Apple도 신형 iPod nano의 등장으로 MP3와 MP4를 모두 재생할 수 있게 되면서, 같은 급에서 국산 제품들과 디자인 경쟁을 벌이게 된다. 얇고 가볍게 그리고 재생시간을 길게하는 방향으로 경쟁이 벌어지다가 네트워크 지원이라는 이슈가 발생하면서 급격하게 iPod Touch 쪽으로 무게가 이동한 것이다.
현재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다. Yep시리즈의 제품들은 iPod과의 경쟁에서 UI(User Interface)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YP-Q1과 YP-P3 등이 iPod Touch와 경쟁하는 대응모델이며 꾸준한 펌웨어 업데이트로 소비자로부터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UI의 대폭적인 개선은 성능향상이라는 느낌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레인콤은 상대적으로 심플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대의 다기능 제품으로 승부를 하고 있다. E100 모델은 최근 시즌2를 발표하면서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iPod Touch와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한 제품은 CLIX나 SPINN, W7이 될 수 있다.
레인콤은 현재 시장에 다양한 모델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나 E100 외에는 꾸준한 베스트셀러가 없다. 오히려 미키마우스 모양의 MP3P인 MPlayer가 시장에서 호응을 얻었을 뿐, 현재도 E100 모델만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 SPIN, CLIX, W7 등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모델들이다.
그밖에도 코원은 3.3인치의 AM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고급 제품인 S9 DMB Curve가 iPod Touch 제품에 대응하고 있다. 다른 제품들과 달리 iPod Touch처럼 정전식 디스플레이를 사용하여 터치감이 좋고 UI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MP3P 시장은 커지지도 작아지지도 않고 일정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10년 가까이 큰 폭의 성장후에 정체기를 겪었고 이제는 어느정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간 200만대에서 300만대 수준의 MP3P가 판매되고 있으며, 나름대로 특화된 기능으로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흐름을 보면, 기능과 성능의 한계로 인하여 독특한 기능을 탑재한 제품보다는 디자인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경쟁, 슬림화 등의 형태로 경쟁의 요소가 달라졌으며, iPod Touch의 등장으로 무선네트워크 지원 제품이 새로운 경쟁요소로 떠올랐다.
이제는 단순히 음악과 동영상을 즐기는 수준의 MP3P, MP4P의 경쟁은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네트워크를 지원하면서 다른 형태의 제품군으로 가고 있는데, 현재 그 징검다리가 iPod Touch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증거로, 민트패스의 민트패드를 꼽을 수 있겠다. 기존의 MP3P/MP4P가 가진 대부분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iPod Touch처럼 네트워크기능을 가진 제품이며, 카메라까지 장착되어 있는 제품이다. 이런 제품을 MP3P라고 부르기에는 참으로 애매한 제품군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 기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네트워크를 통한 온라인 어플리케이션 판매로의 시장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에 반드시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현재의 MP3P에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iPod Touch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시장에 던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국내 업체들이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PS. 오늘 국내 아이팟 제품들의 가격 인상 발표가 있었다. 환율의 영향으로 기존 제품에 비해 대략 10만원씩 오른 상태여서 당분간 판매량에 악영향을 미칠것으로 보는 관측들이 많다. 상대적으로 국산제품의 점유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뜻이다. 원망할 것은 환율이지 제품이 아니다.
레인콤이 35%대로 독보적인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그 뒤로 삼성전자와 코원, 현원, 소니 등이 시장을 나누어 가지고 있었다. 2005년을 넘기면서 중국산 OEM 제품과 중소브랜드들이 시장에 넘쳐나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사이에 MP3P 시장은 연간 200만대 수준으로 큰폭으로 줄었고, 2006년부터 MP4P 기능이 추가된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되었다. 월 15만대 수준으로 연간 200만대 시장에서 왔다갔다 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이 시기에 도산하는 중소업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6년은 중소업체가 도산 도미노가 줄을 이었으며, 상대적으로 이미 뛰어든 삼성전자 외에 LG전자, 샌디스크 등 대기업이 본격적인 시장에 뛰어들게 된 해로 기록된다. 이때 해외시장에서는 iPod이 세계 MP3P시장을 평정한 시기였다.
당시에 업계는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iPod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만했었다. 물론 Apple의 한국시장 공략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Apple 내부적으로는 음원판매가 연계되지 않은 iPod의 국내시장 진출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도 있었다. 지금까지도 그렇지만, 이동통신사를 위주로 움직이는 국내 음원판매에 Apple이 뛰어들 수 없는 구조가 되었다. Apple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데 일등공신은 국내 이동통신사였다.
그뿐만 아니다. 저가를 무기로 한 중국산의 공세와 대기업의 물량공세, 유통망의 열세 등은 감히 Apple이라고 해도 넘볼 수 없는 경쟁상황을 만들어냈다. Apple이 저가공세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시장확대는 어려운 일이었다.
국내 제품에는 기본 사양인 FM라디오를 지원하지 않았으며, iTunes를 통한 음원 관리, MP4 동영상에 대한 지원 미흡(나중에 출시된 신제품은 지원했다), 비싼 악세서리 등은 국내 소비자로부터 멀어지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iPod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Apple 마니아나 디자인과 멋을 중요시 하는 사람들이라는 소위 '애플빠'만 구입하는 제품으로 취급받았다. 디자인 빼고는 국산 제품들이 훨씬 낫다는 평가들이 나왔었다.
200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DMB가 장착된 제품들도 시장에 선보이며, 전자사전 내장, 플래쉬 게임 내장 등 iPod에서 볼 수 없었던 기능까지 제공하며 레인콤, 삼성전자, 코원, LG전자 등이 약진하면서 Apple에게는 더이상 기회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Apple이 iPod Touch를 내놓으면서 시장의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기존 MP3P나 MP4P에서 지원되지 않았던 무선네트워크(Wi-Fi) 기능이 들어간 MP3P 제품이 나왔던 것이다. 특히 iPod Touch는 얇고 스타일리쉬한 모양에 네트워크 기능이 돗보이는 제품으로 거의 동일한 스펙의 스마트폰인 iPhone이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8년 여름을 기점으로 iPhone 3G의 등장과 함께 iPod Touch 2세대가 나오면서 국내 MP3P 시장에서 iPod Touch의 존재가 인정받기 시작했다. 지금도 iPod Touch를 MP3P 제품으로 분류한다는데 문제가 있어보이긴 하지만, 어쨋거나 시장에서 경쟁하는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하기엔 MP3P/MP4P 밖엔 없다.
iPod Touch 2세대가 시장에 나오고 App Store(2008년 7월)가 본격적으로 개장되면서 국내 MP3P와 경쟁에 들어가게 되었다. 경쟁사인 아이리버의 레인콤과 엡의 삼성전자, 코원, LG전자 등과 함께 치열한 경쟁구도로 들어선다.
한동안 주춤해진 레인콤의 공백을 틈타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MP3P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국내시장에 활기기 띄기 시작했는데, 여기에 iPod Touch의 등장으로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기능 위주에서 디자인과 UI의 경쟁이라는 새로운 경쟁 트렌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2008년 연말을 기점으로 시장에서 Apple iPod의 제품군들이 시장 점유율을 서서히 높여가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에서 iPhone없는 국내에서 App Store의 성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App Store의 국내 소프트웨어 진출에도 국내 소비자의 숫자가 적다는 이유로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iPhone이 들어오면 달라질 것이라는 반응들이지만, 실제 국내에서 iPod Touch 유저들이 많지 않다는 점만 강조했다. 더군다나 Apple이 국내 iPod Touch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아서 시장의 규모는 짐작만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 판매량의 근거가 될 수 있는 다나와의 온라인 쇼핑몰 리서치 자료를 보면 의외로 iPod Touch가 많이 판매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료 : 다나와의 2009년 1월, 2월 MP3P 판매점유율)
지난주 다나와에서 내놓은 올해초 국내 MP3P 판매점유율을 보면 1월에는 Apple이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레인콤과 같은 20%대로 3강을 구축하고 있는 모습이다. 2월 들어서는 삼성전자와 레인콤에 비해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판매량 추이를 보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모든 집계는 iPod 시리즈 전체를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iPod Touch를 포함한 전제품군이 판매량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를 시작으로 점유율이 계속 늘어간다는 것은 iPod Touch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2세대 iPod Touch가 시장에 나오고 App Store가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이 늘었다는 추측은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iPod Touch가 국내 MP3P 제품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길래 판매량이 늘고 있는지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국내에 형성되어 있는 MP3P 시장은 그 자체로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MP3 음악을 즐기고, MP4 영상을 즐기는 수준은 뛰어난 모바일 기기들의 등장으로 기존 MP3P에겐 그런 제품들과의 차별점이 없다.
MP3P의 대체제로 볼 수 있는 PMP나 전자사전, 넷북, 휴대폰 등이 시장에 나와 있으며, MP3P 자체적인 제품업그레이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는 별로 없다는 점이다. 결국 다른 기능의 신제품으로 갈아타는 경향이 보이고 있는데, iPod Touch의 네트워크 지원(웹 브라우징, 이메일 지원 등)과 App Store를 통한 어플리케이션 설치가 크게 어필이 되면서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Apple도 신형 iPod nano의 등장으로 MP3와 MP4를 모두 재생할 수 있게 되면서, 같은 급에서 국산 제품들과 디자인 경쟁을 벌이게 된다. 얇고 가볍게 그리고 재생시간을 길게하는 방향으로 경쟁이 벌어지다가 네트워크 지원이라는 이슈가 발생하면서 급격하게 iPod Touch 쪽으로 무게가 이동한 것이다.
현재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다. Yep시리즈의 제품들은 iPod과의 경쟁에서 UI(User Interface)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YP-Q1과 YP-P3 등이 iPod Touch와 경쟁하는 대응모델이며 꾸준한 펌웨어 업데이트로 소비자로부터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UI의 대폭적인 개선은 성능향상이라는 느낌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레인콤은 상대적으로 심플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대의 다기능 제품으로 승부를 하고 있다. E100 모델은 최근 시즌2를 발표하면서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iPod Touch와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한 제품은 CLIX나 SPINN, W7이 될 수 있다.
레인콤은 현재 시장에 다양한 모델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나 E100 외에는 꾸준한 베스트셀러가 없다. 오히려 미키마우스 모양의 MP3P인 MPlayer가 시장에서 호응을 얻었을 뿐, 현재도 E100 모델만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 SPIN, CLIX, W7 등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모델들이다.
그밖에도 코원은 3.3인치의 AM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고급 제품인 S9 DMB Curve가 iPod Touch 제품에 대응하고 있다. 다른 제품들과 달리 iPod Touch처럼 정전식 디스플레이를 사용하여 터치감이 좋고 UI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MP3P 시장은 커지지도 작아지지도 않고 일정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10년 가까이 큰 폭의 성장후에 정체기를 겪었고 이제는 어느정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간 200만대에서 300만대 수준의 MP3P가 판매되고 있으며, 나름대로 특화된 기능으로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흐름을 보면, 기능과 성능의 한계로 인하여 독특한 기능을 탑재한 제품보다는 디자인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경쟁, 슬림화 등의 형태로 경쟁의 요소가 달라졌으며, iPod Touch의 등장으로 무선네트워크 지원 제품이 새로운 경쟁요소로 떠올랐다.
이제는 단순히 음악과 동영상을 즐기는 수준의 MP3P, MP4P의 경쟁은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네트워크를 지원하면서 다른 형태의 제품군으로 가고 있는데, 현재 그 징검다리가 iPod Touch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증거로, 민트패스의 민트패드를 꼽을 수 있겠다. 기존의 MP3P/MP4P가 가진 대부분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iPod Touch처럼 네트워크기능을 가진 제품이며, 카메라까지 장착되어 있는 제품이다. 이런 제품을 MP3P라고 부르기에는 참으로 애매한 제품군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 기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네트워크를 통한 온라인 어플리케이션 판매로의 시장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에 반드시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현재의 MP3P에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iPod Touch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시장에 던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국내 업체들이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PS. 오늘 국내 아이팟 제품들의 가격 인상 발표가 있었다. 환율의 영향으로 기존 제품에 비해 대략 10만원씩 오른 상태여서 당분간 판매량에 악영향을 미칠것으로 보는 관측들이 많다. 상대적으로 국산제품의 점유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뜻이다. 원망할 것은 환율이지 제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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