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호주(Australia)는 정부기관 문서 폭로 사이트인 Wikileaks(위키리크스)의 인터넷 웹사이트 접속 규제와 관련된 자료 공개로 인해 시끄럽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주 Wikileaks가 공개한 호주의 ACMA(Australia Communications and Media Athority : 호주 방송통신 규제기구)가 비밀리에 관리하고 있다는 웹사이트 차단 리스트, 일명 블랙리스트 공개로 시작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호주에서는 ACMA가 나서서 유해사이트 리스트를 주도적으로 작성하여 유해서비스 차단 프로그램 개발업체에 공급하고 있으며, ISP(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을 상대로 리스트 웹사이트들에 대한 접근거부를 시행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블랙리스트에는 아동학대 포르노사이트나 성폭력 사이트 등을 주로 작성하여 이를 웹사이트 접근이 불가능하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목적에도 불구하고 ACMA는 해당 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사이트의 공개는 거부하고 있다.

ISP들에게도 이런 권고는 달갑지 않다. 2,400여개나 되는 블랙리스트를 가입자들이 적용받기 위해서는 웹브라우징이 느려질 수 밖에 없다. 인터넷 사용자가 접속하려는 사이트가 있으면 일단 리스트에 있는 것인지 확인부터 해야하기 때문이다.

효과도 의문스럽다. 웹사이트 차단이라는 방법만으로 유해 정보의 차단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발달한 P2P 기술로는 쉽게 전파되기 때문인데, 이러한 과도한 웹사이트의 접근 차단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들이다.

공개된 리스트의 2,400여개의 사이트에는 명백한 포르노 사이트들도 있지만, 치과병원이나 온라인 포커사이트, 숙박시설이나 학교 카페테리아 컨설팅 회사도 포함되어 있어 더욱 의혹의 눈길을 받고 있다.

리스트에 올라간 한 치과병원의 경우, 작년에 해킹에 의해 웹사이트 하이재킹(성인 웹사이트로 리다이렉팅) 당한 후에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해당 치과는 해킹을 당한 것을 바로 인지한 후에 바로 ISP를 옮기고 대책을 취해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블랙리스트 등재와 관련하여 ACMA에 문의하였지만 왜 등록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일단 호주정부는 Wikileaks에 의해 공개된 블랙리스트가 ACMA가 관리하고 있는 리스트와는 다른 것이라고 부인하고 나섰다. 관리하고 있는 리스트와 Wikileaks에 의해 공개된 리스트에는 상당부분 일치하는 웹사이트들이지만, 일부는 원래 ACMA 리스트에 없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ACMA는 다른 이유를 들어 Wikileaks 역시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다.

공개된 2,400여개의 리스트는 2008년 8월 6일까지의 웹사이트 리스트였는데, ACMA의 정식 리스트에는 그날까지 올라간 것은 1,000여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되어 2,400개의 웹사이트가 올라간 이 자료를 바탕으로 호주연방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할지를 생각중이라고도 밝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떻게 보면 간단한 사례일 수 있지만, 호주정부가 나서서 인터넷을 통제하려 한다는 것은 분명하게 밝혀졌다. 포르노 사이트나 유해 사이트의 규제는 정부가 권고할 수 있지만, 이를 강제하거나 특정리스트를 만들어 의무적으로 필터링할 것을 법제화한다면, 더군다나 어떤 웹사이트인지 공개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이번에도 밝혀졌지만, 문제없는 사이트나 영문도 모르고 차단당하고 있는 웹사이트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거나 문제제기 등 첨예한 대립을 가져올 수 있는 웹사이트에 대한 일방적인 차단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블랙리스트의 비공개는 이런 의문을 더욱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공정하게 운영되고 사회적인 합의가 있었다면 리스트의 공개는 필수적이다. 선의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정부의 인터넷규제를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번 사태에서 ACMA의 블랙리스트와 폭로된 차단리스트가 다른 것이라면 ACMA의 책임은 덜 할 수 있지만, 리스트의 비공개는 여전히 불신의 씨앗으로 남아 있게 된다.

위해한 웹사이트로부터의 보호는 필요하지만 의혹을 없애기 위해서는 이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정부 기관이 나서서 위해 사이트를 관리하고 이를 비공개적으로 ISP들에게 필터링을 강요한다면 의혹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온라인 미디어에 대한 규제는 비민주적인 요소가 상당히 많이 내포되어 있다. 공공의 안전을 빌미로 올바른 목소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감시나 통제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런 평가에 대한 언급도 필터링 될 수 있는 것은 사안의 심각성이 크다는 것이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고로 Wikileaks(wikileaks.org)는 2006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정부나 기업 등의 문제있는 문서들을 폭로하는 비영리단체의 웹서비스이다.

구 소비에트연방 국가, 중동, 아프리카, 중국 등의 독재정권 또는 비민주적인 정부 문건을 폭로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며, 문제 있는 미국 정부의 비밀 문건도 상당히 많이 공개하고 있는 웹사이트 서비스이다. 폭로자의 신변을 절대 알려주지 않음으로서 더욱 많은 비밀 문서들이 공개되고 있는 특이한 서비스이기도 하다.

Posted by 까칠한 킬크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