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에 따르면 IBM의 Sun Microsystems의 인수 발표가 수일내에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2주전에 나온 협상소식에서 인수가 기정사실화되었지만, 구체적으로 합의가 나오는 것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었다.

2009/03/19 - [기술 & 트렌드] - IBM과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협상중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는 것은 역시나 인수 대금 협상이라는 관측이다. 초기 SUN이 제시한 금액보다 IBM이 더 깎아달라고 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뉴욕 타임즈와 월스트리트 저널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당초 주당 10~11달러선에서 9~10달러선으로 SUN의 인수 가격을 낮추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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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의 지연이 이렇듯 가격에 대한 부분이 가장 민감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인데, 시간을 늦추면 늦출수록 불리한 것은 SUN이다. 최종적으로는 IBM이 제시한 금액 수준에서 협상이 완료될 것으로 보는 관측들이다.

IBM의 SUN 인수는 현재 세계 서버시장의 지도를 바꾸는 큰 이벤트이다. 메이저 빅3(IBM, HP, SUN)중에서 하나의 회사가 경쟁사에 인수된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Dell은 서버회사로 분류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서 제외시켰다.)

어쩌면 UNIX 서버 시장의 구조조정이라는 측면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서버시장의 몰락은 유닉스 서버 시장의 몰락으로 봐야한다. 왜냐면, 유닉스 머신의 출하는 줄고 있지만, x86서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점점 늘어나는 블레이드 서버 역시 x86 기반이라는 점도 유닉스 서버 시장의 몰락을 부추기는 중요한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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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IBM과 SUN은 대형 유닉스 서버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HP는 일찌감치 유닉스 시장에서 x86 시장으로 고개를 돌렸다. HP가 손을 든 시장에서 IBM과 SUN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다.

HP와 현재 서버시장 3위를 지키고 있는 Dell은 Intel과 AMD의 x86 기반의 서버 프로세서와 Windows Server 또는 Linux 등의 x86용 OS를 등에 업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뒤늦게 SUN 역시 x86 서버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상대적으로 이들 서버는 자사의 유닉스 서버 시장을 잠식하는 효과도 있었다. IBM도 금융, 국방, 교육 등의 전통적인 유닉스 시장과 대형 서버 시장에서는 독주를 하고 있었지만, 소형 유닉스 머신 시장에서는 x86 서버들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오픈소스기반의 Linux를 내세워 x86 시장에 대응하고 있었다.

만우절 거짓말처럼 4월 1일 또 다른 유닉스 서버 밴더 SGI(Silicon Graphics, Inc)의 파산신청 및 Rackable Systems로의 인수도 현재 유닉스 시장의 상황을 그대로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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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X System V 계열의 IRIX라는 자체 OS와 뛰어난 그래픽 처리 능력의  IRIS 시리즈의 유닉스 서버기업이라는 명성을 가진 SGI가 결국 2번의 파산보호신청을 거쳐 최종적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와 합병하게 된 것이다. 그만큼 유닉스 서버 시장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로 볼 수 있다.

지난 2월 IDC가 발표한 세계 서버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서버 매출은 2007년 대비 3.3% 줄어든 533억 달러였다. 그러나 출하대수는 2007년에 비해 2% 증가한 810만대로 집계되었다.

IBM은 전년대비 15%, HP는 10.1%, Dell은 9.9% 등으로 매출의 하락이 확연히 드러났다. OS별 서버 매출도 UNIX 서버와 Windows 서버, Linux 서버가 골고루 하락했다. Windows 서버 매출 하락이 가장 컸다. 그만큼 Windows 서버 성장률이 컸기 때문이다.

대형, 볼륨, 미드레인지 서버 등은 대부분 매출에서 하락세였는데, 유일하게 블레이드서버는 매출과 출하가 계속 늘었다.

서버시장이 데이터센터와 블레이드서버로 집중되면서 기존의 대형, 미드레인지 서버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렴한 x86 서버에 비해 고가인 유닉스 서버시장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추이에 따라 유닉스 서버가 주력이었던 Sun Microsystems와 SGI 같은 회사가 어려워졌던 것이다. 이미 일찍 x86으로 집중했던 HP와 서비스 비즈니스로 집중했던 IBM이 건재한 이유도 여기서 발견된다.

유닉스 머신을 개발하지 않는 Dell이 서버시장 3위로 올라섰다는 것은 x86 서버가 이미 유닉스 서버 시장을 상당히 잠식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SUN이 이런 상황에서 Open Source기반의 Solaris와 Java 등으로 소프트웨어를 통한 시장돌파 하려했지만 이미 늦은 대응이었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유닉스 서버 시장의 큰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IBM이 SUN을 인수하게되면 당분간 대형 유닉스 서버 시장은 IBM이 독식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된다면 유닉스 서버시장에서 x86 서버시장으로의 마이그레이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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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joogunking.tistory.com/ BlogIcon joogunking 2009.04.03 2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불경기라 그런지 X86기반의 규모의 경제가 더욱 큰 힘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x86이 성능도 좋아졌고 가상화다 클러스터화다 해서 유닉스에 대한 수요는 줄어드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 1234321 2009.04.04 19: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국 썬 형님께서 요단강을 건너셨군요..
    안그래도 엊그제 Solaris 10 for x86 을 막 설치했었는데..
    씁쓸하네요..

    제 동생이 그러네요..
    자기 배가 포격을 맞아 여기저기 상처입은 상태에서
    침몰할 걸 알면서도 로망을 위해 계속 전진만 반복하는 캡틴 하록의 모습이라고요. ㅋㅋ

  3. Favicon of http://aromi.tistory.com BlogIcon aromi 2009.04.05 1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UNIX는 OS의 한 종류이고(정확하게는 OS간의 호환 규약에 가깝죠) x86은 프로세서 아키텍쳐의 한 종류인데 서로 다른 개념을 섞어서 사용하시니 매우 헷갈립니다. 왜냐하면 x86용 유닉스는 (HP-UX와 Solaris밖에 안남긴 했지만) 현재도 계속 개발되고 판매되고 사용되고 있으니까요.
    언급된 HP의 경우도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기에 아는 것이지만) HP-UX x86버전은 대부분의 PA-RISC 파일을 변환이나 재컴파일없이 그대로 링킹도 되고 실행도 가능하기에 계속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CPU 명령어 체계가 다른데도 유래없이 놀라울 정도의 하위호환성 지원이죠. (x86의 PA-RISC 에뮬레이터가 원래의 PA-RISC칩보다 성능이 더 나올 정도로 x86이 뛰어나다는 반증이겠죠.) PA-RISC서버를 사용하던 기업이 소스코드를 분실했어도 별 문제없이 최신 HP x86시스템으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HP가 유닉스 시장을 포기했다면 이렇게까지 못합니다.

    정확하게는 x86의 상승세에 PA-RISC, SPARC 등 "전통적 RISC 프로세서" 시장이 사라진다고 표현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물론 x86도 내부 구조는 더이상 CISC가 아니지만 한 때 CISC의 대명사로 사용되었기에 언급한 거고 현재는 의미가 없죠.) Sun은 원래 SPARC 프로세서 팔아먹는 회사였는데 Java를 내세우는 등 두마리 토끼를 쫓다가 이도저도 안되고 망하는 케이스고 SGI는 x86프로세서의 성능 향상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케이스죠. 저렴한 x86서버로 3D영화를 만드는데 SGI가 설 자리가 어디 있겠어요. IBM은 이미 PPC를 갖고 있는데 SPARC을 욕심낼 리는 없고, AIX가 아직 x86용 버전이 없는데 썬을 인수함으로 x86용 유닉스를 갖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겠죠. 이전부터 꾸준히 눈독들이던 Java에 대한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구요. IBM으로는 일석이조죠.

    • Favicon of https://cusee.net BlogIcon 까칠한 킬크 2009.04.05 15: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UNIX에 대한 정의는 aromi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다만, 서버시장에서 x86용 UNIX를 탑재한 서버를 유닉스 서버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그냥 x86서버라고 부르죠. RISC칩에서 구동되는(설계된) CPU를 탑재한 서버들을 일반적으로 유닉스 서버(머신)라고 부른다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유닉스 서버란 그런 의미(시장에서 흔히 부르는 이름)에서 말하는 것이었고, HP-UX, Solaris도 x86용으로 트랜스코딩한 x86 UNIX가 시장에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비주류에 속하죠. 그저 아직도 '살아있긴 하다'수준이죠. 서버OS도 규모의 경제 시장입니다. 이들을 UNIX OS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Linux처럼 x86용 UNIX clone이라고 부르죠.

      지금의 현상은 지적하신 '전통적 RISC 프로세서'의 몰락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게 맞습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RISC 프로세서에 UNIX OS를 탑재한 서버를 유닉스 서버라고 부르는 것이죠. 기술적으로 x86 서버에 UNIX를 올린 것을 유닉스 서버냐 아니냐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죠.

  4. Favicon of http://www.sis.pe.kr BlogIcon 엔시스 2014.09.05 1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래도 유닉스 서버 시장 몰락은 x86 서버의 성능이 그만큼 올라갔고 굳이 유닉스 서버가 아니더라도 x86으로 대체가 가능하기에 미리 x86을 주력으로 하던 HP등에서 성장이 두드러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 대형 ISP나 IDC센터만 해도 굳이 유닉스 서버 보다는 X86서버를 이용하여 잘 구성되고 있는 것도 그런 것을 반증하는 것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