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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전자전 이틀째, 전시장을 다시 방문했다. 어제보다 날씨도 좋아서 홍콩컨벤션센터 앞의 홍콩항 풍경도 보기에 좋다. 행사장 앞에는 담배를 피우는 관람객들이 많이 서 있다.
(홍콩 컨벤션센터 앞 흡연구역)
주로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보이지만, 유럽과 남미쪽의 바이어로 보이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보였다. 이곳 저곳에서 한국말로 하는 대화가 들리는 것으로 봐서는 한국인들도 꽤나 많은 것 같았다.
행사 첫날의 분주함은 어느정도 가라앉은 행사장은 침착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전시자들과 방문자들은 여러개로 나누어진 홀(Hall)을 향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었다.
나는 근래 3년동안 국제행사에 자주 나가봤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WC, 독일의 CeBIT, IFA, 일본의 IMC 등등을 연이어 다녀왔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사진촬영에 대한 제한을 두는 행사는 처음이다.
촬영자가 기자이든 일반인이든 상관하지 않고, 많은 부스에서 사진촬영을 제한했다. 사진촬영 금지 요청 안내를 붙여놓은 곳들은 그래도 이해는 가지만, 아무런 표시없이 카메라만 꺼내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부스도 상당수 있었다.
(각 홀 입구에 붙어있는 사진촬영제한 안내)
이들이 내세우는 명목은 바로 '지적재산권보호'다. 부스가 모여있는 각 홀의 임구에는 사진에서처럼 허락받지 않은 사진촬영을 금지한다는 경고문이 적혀있다.
허락받지 않은 사진을 찍은 사람은 행사장에서 추방될 수도 있으며, 그렇게 찍은 사진 데이터는 압수 또는 삭제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Hall 2 중국본토관 입구)
문제는 상당수 중국 기업들, 특히 오디오 관련이나 모바일 관련 기업들은 세계 유수 기업의 제품들을 그대로 베껴서 만든 제품들이 많이 출품되어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Apple의 iPod 관련, iPhone 관련, 심지어 삼성전자의 휴대폰을 그대로 모방한 제품도 버젓이 전시되어 있다.
유럽의 전시회를 가면 전시행사전부터 주최측에서 저작권이나 지적재산권 문제에 대한 안내를 한다. 예를들면, 전시행사를 위한 음악이나 뮤직비디오, 영상물 등에 대해 저작권 침해소지가 있는지 만일 그렇다면 적정한 이용료를 납부하도록 한다.
MP3P의 경우 전시에 활용하기 위해 재생시키는 음원에 대한 정당한 사용권리 등을 미리 등록해야 한다. 사진, 비디오도 마찬가지다. 전시물을 반입할 때도 필요한 저작권료를 지불했는지에 대한 확인 후에 반입시킬 정도로 철저하다.
이런 유럽의 전시회조차도 전시물품의 사진촬영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다. 제한한 필요가 있는 전시기업의 경우 방문자에게 완곡한 양해를 구한다. 그리고 보도관련 Press에게는 대부분 기밀이 아닌 이상 사진촬영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홍콩전자전은 사진촬영에 대해 상당히 제한을 많이 두고 있다. 특히, 오디오 관련 제품들은 거의 예외없이 사진촬영을 거부한다. 오히려 타사의 제품과 너무 비슷해서 저작권 문제가 있어보이는 제품들이다. 아마도 부담스럽기 때문에 그런 조치를 취하는 것 같다.
일부는 아이디어 제품이어서 도용에 대한 우려때문일 수도 있지만, 특허를 받았다고 자랑하는 제품조차 사진촬영을 못하게 했다.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겠다는 목적을 이야기해도 막무가내로 막았다.
일부는 적극적으로 사진촬영에 대해 호의적이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부스들도 많았지만, 전반적으로 사진촬영에 대한 거부감이 행사장 전반에 흘렀다. 카메라를 꺼내기가 무섭게 No Photo! 라고 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전시행사에서 사진촬영에 대한 제한을 많이 하는 이유는 지적재산권보호 및 제품기밀노출이라는 표면상의 이유보다는 스스로 어기고 있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노출을 꺼리는 것으로 보였다.
아쉽게도 이번 전시회의 제품 사진은 생각보다 많이 촬영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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