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Kindle이 주목받은 이유는 바로 대형 온라인 리테일러가 만든 제품이라는 점과 네트워크를 연동시킨 전자책 리더기라는 점이었다. Amazon이 전세계 모든 책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Kindle을 만들었다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Amazon의 경우 인쇄출판물의 미래를 더 빠르게 예측할 수 있는 자리에 있기에 그들이 Kindle을 만든 이유를 유추해볼 수 있다.
2009/04/28 - [iPod Touch] - 아마존닷컴, 아이폰용 전자책 리더 어플 Stanza 보유한 렉스사이클 인수
신문과 잡지의 몰락을 지켜보면서 전통미디어의 몰락이라는 관점보다는 콘텐츠의 소비패턴이 바뀌었다는 점을 알아차린 것은 바로 Amazon이었다. 책의 운명 또한 신문과 잡지와 다를바 없다. 신문이나 잡지, 책 모두 활자인쇄 기반의 콘텐츠를 담고 있는 종이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신문과 잡지가 인터넷에 의해 그 위상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현재 목격되고 있지만, 아직 책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신문과 잡지는 인터넷이라는 대체제가 활발하기 때문에 위축이 불가피하지만 책은 좀 달랐다. 책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그리고 아직은 온라인이 책을 대체할만한 수준을 갖추지 못했다.
대체제가 합리적이라면 소비패턴은 얼마든 바뀔 수 있는 시대이다. 특히 전통적인 미디어가 온라인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요즘이기에 언젠가는 책에 대한 소비 패턴도 바뀔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책이 아직 우리 주변에 살아서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많이 있다. 아직 책을 그대로 소비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교육기관이다. 초등, 중고등학교, 대학교는 교재라 불리는 활발한 '책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온라인과 거리가 있는 유아들에게도 책이라는 미디어는 유용하다.
그외에도 책을 만들어내는 콘텐츠 프로바이더(작가, 출판사)들이 활자미디어의 온라인화에 수동적인(또는 부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도 큰 몫을 했다. 신문 잡지가 오늘날 퇴조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인터넷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미디어에 합류하면서부터였다. 물론 시간이 지난 지금에야 깨달을 수 있는 것이지만 출발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책의 디지털화에 대한 마지막 저항은 곧 닥칠 아주 가까운 미래의 일이다. 신문과 잡지의 전철을 100% 밟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리고 인터넷이 아닌 형태일 수 있지만, 바로 Kindle과 같은 전자책 리더기로 인해 바뀔 것이다.
Apple의 iPhone이 스마트폰에 대한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라면, Amazon의 Kindle은 전자책 시장을 일으킬 디바이스로 꼽는데는 망설일 이유가 없다.
이미 지난달, 올 연말을 목표로 새로운 Kindle 제품이 개발중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왔을때 출판업계는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고 전자책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연말에는 지금보다 더 커진 화면(책만큼)과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한 Kindle의 새로운 버전이 개발된다는 소식은 출판업계가 눈여겨 봐야 하는 대목이다. 이젠 Kindle이 전자책 디바이스가 아닌 새로운 책의 표준으로서 자리잡으려 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새로운 Kindle의 경우 우선 교육시장을 목표로 만들어질 것 같다. 현재 미국기준으로 대학 등에서 사용하는 교재의 가격이 4년제 대학 학생 1인당 평균 연간 900달러 수준이라는 미국 회계감사원(GAO)의 2005년 보고서를 보면, 대학교 교재만 따로 두고봐도 전자책 시장의 진출이유로서 충분하다.
대학교재, 일명 전공서적의 경우 일반 책에 비해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학기용 수업을 위해 별도 구매하고 때에 따라서는 재활용도가 낮기 때문에 학생들이 느끼는 책의 효용가치는 낮은 편이다. 두께도 두껍고, 중고책 시장도 활발한 것이 대학교재시장이다.
이런 시장에 Kindle 같은 제품이 보급될 경우 파급력은 상당할 수 있다. 두꺼운 교재 대신 얇은 전자책 리더기를 가지고 다니며 필요한 교재를 별도 온라인 구입하여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학교, 학생 모두가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 역시 새책이 출간되면 바로 중고책 시장으로 바뀌는 대학교재 시장을 긍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기에 반길 수 밖에 없다. 전자책 형태의 책구매는 복제에 대한 어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학생들에게 책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책값도 낮출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전자책 리더기의 활성화는 출판사뿐만 아니라 신문 잡지사에게도 큰 기회로 다가온다. 이미 Kindle을 통해 신문과 잡지의 유료 구독이 가능하고 실제 독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책 리더기의 보급율 증가는 덩달아 신문과 잡지의 구독율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문을 잘 읽지않는 학생층의 신문 잡지 구독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바로 전자책 리더기이다. 종이 매체에 비해 활자 인쇄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구독료가 싸며, 나누어 소비할 수 있는 종이신문보다 개인적인 판매를 늘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사용자별로 광고 타깃팅도 가능하기 때문에 구독료를 싸게 하거나 없앨 수 있다. 어쩌면 신문 잡지의 활로는 전자책 리더에서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Kindle을 보면서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신문과 잡지처럼 책도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지금의 형태 그대로는 존재하기 힘들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런 대안으로서 Kindle은 훌륭한 제품임에 틀림없다.
왜냐면 앞으로 책을 소비하는 형태가 바뀌기 때문이다. 특히 Kindle 같은 전자책 리더기와 통신기능이 결합되는 형태는 온라인으로 쉽게 책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특히 교재시장과의 결합은 전자책 리더기의 보급을 늘일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6일(수요일), 뉴욕의 Pace University에서 열릴 Amazon의 기자회견장에는 차세대 Kindle의 소식이 가장 큰 뉴스가 될 전망이다. Kindle 2를 공개한지 아직 3달도 지나지 않았다. 그만큼 Amazon은 전자책 시장에 대해 큰 공을 들이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