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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를 가로지르는 태화강 중간부(중구 태화동)엔 곡류가 오랜 세월동안 외측침식이 생겨 보호사면(곡류의 안쪽)쪽에 토사가 퇴적된 지역이 있다. 태화교 부근의 보호사면쪽은 축구장을 만들어놨지만 태화동 방향쪽은 평야처럼 넓게 생태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태화생태공원으로 조성된 이 지역엔 태화강을 따라 약 2Km의 대나무밭이 펼쳐져 있다. 이곳은 원래부터 대나무밭이 있던 것이 아니라, 퇴적지역에 농사를 지으며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 일제시대때 인공적으로 조성된 곳이다.
폭 약 10m에서 30m로 된 대나무숲이 강변을 따라 약 2Km(왕복해서 10리) 펼쳐진 이곳을 십리대밭이라고 부른다. 예전에 10리 길이로 대밭이 형성되어 있어서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현재 조성된 대나무밭은 약 1.5Km 정도로 왕복하면 10리가 조금 안된다.
대밭이 시작되는 왼쪽부엔 야트막한 야산이 하나 있는데, 이름이 '오산'이다. 그래서 예전엔 '오산십리대밭'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대밭이 그대로 유지되어 울산광역시는 10여년 전부터 이 지역을 생태공원화하는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내년 완성을 목표로 2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우선적으로 대밭은 그 모습을 대부분 갖추었다.
대나무밭이 시작되는 곳은 태화동 명정천(태화강으로 합류되는 지류)이 태화강과 만나는 지점이다. 전원타운 아파트 바로 앞에 임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별도 주차관리를 하는 형태가 아니라 자율적으로 주차를 해야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명정천을 사이로 태화강을 바라보면 왼쪽이 십리대밭이 시작되는 야산인 오산이 앞쪽에 보인다. 명정천 오른쪽 건너에도 대나무밭 일부와 잔디구장 등의 시설이 삼호교까지 이어져 있다. 보통 십리대밭은 이곳 오산에서 동쪽지역인 태화교 방향으로 펼쳐진 대나무밭을 말한다.
올 4월부터 시작된 생태공원 2단계 조성 완료시의 조감도다. 내년 4월까지 1년 동안 진행될 공사로 대밭 뒤쪽에 습지와 대나무생태원, 담수지, 물놀이장과 하중도(강 중간의 섬) 2곳을 만들게 된다. 현재 태화강을 가로질러 태화동과 신정동을 이어주는 보행자 전용 인도교인 십리밭대교는 올 1월에 완성되어 사람들이 왕래하고 있다.
대밭이 시작되는 오산의 언덕쪽에 올라서 삼호교(서쪽)방향을 본 모습이다. 잔디구장과 체육시설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들이 보이며 강변쪽으로 우레탄 산책로가 구축되어 자전거와 조깅이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태화강이다. 오산 앞쪽의 강변은 하천폭이 좁은 지역이지만 그래도 울산을 가로지르는 당당한 울산의 젖줄이다. 오늘날의 태화강이 살아나기까지 지난 1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려서 생태하천으로 복원되었다고 한다.
대밭의 대나무들은 죽순부터 다 자란 대나무까지 다양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 곧은 대나무의 모습은 푸르고 당당하게 이곳을 지키고 있다.
야트막한 언덕처럼 생긴 이곳 우산은 개인소유지다. 현재 소유자는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분이라는데 생태공원조성을 위해 조건없이 사용을 허락했다고 하는데 감사의 뜻을 새긴 기념석이 입구쪽에 있다.
대밭길이 시작되는 오산에서 동쪽으로 바라본 모습이다. 대부분 산책로나 운동장에 사용되는 우레탄이 깔린 도로가 강변을 따라 구축되어 있다. 이곳으로 자전거나 사람들이 조깅을 한다. 강변의 정취를 느끼면서 시원하게 뚫린 길로 달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깨끗하게 정비된 태화강엔 악취가 나지 않기 때문에 조깅이나 산책을 하기엔 좋을 것 같다.
대나무도 그냥 자라는 것이 아니라 관리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어서 더더욱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죽순을 키우는 곳 근처엔 초소도 마련되어 있어 불법채취 등을 단속한다.
오랜 시간동안 성장할 죽순들은 이곳저곳에서 자란다. 특히 한창 자라는 죽순들은 관리를 받으며 한곳에서 자란다. 이제 막 자라나는 죽피들이 삐져나오는 모습에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새로 태어나는 생명이 있으면 수명을 다한 것도 있는 법. 개체 관리나 다른 대나무가 잘 자라게, 혹은 병든 대나무는 잘라낸다. 잘라낸 대나무들은 한쪽에 쌓아둔다. 숲을 관리하는데 다시 재활용되기 때문이다.
대나무밭 아래에는 떨어진 댓잎들이 수북히 쌓여있다. 무협 영화에서 보던 대나무밭 칼싸움이 생각난다. 어디선가 자객이 나타나 내 앞에서 칼을 겨눌것같은 분위기다. 마침 이곳을 방문했을때 살짝 바람까지 불어와 분위기도 비슷했다.
대밭 중간으로는 산책로가 나 있다. 길 양쪽으로 몇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왕래할 수 있을 정도로 넓게 길이 나 있다. 무성하게 자란 대나무 덕에 대부분 그늘진 곳이지만, 일부는 햇볕에 바로 노출되어 있어서 더웠다.
길이 넓게 나 있어도 대나무잎들로 하늘은 조금밖에 보이지 않는다. 바람까지 불어 대나무잎들이 흔들리면 그 풍경이 아주 멋지다. 바람과 흔들리는 대나무들을 상상하면 그 느낌 그대로다.
왕복 십리나 되는 대나무밭길이다보니 중간 중간에 나무 의자들이 놓여져 있어서 땀이라도 식히고 가라고 유혹한다. 대나무밭 그늘은 한여름에서 서늘하기 때문에 걸으면서 흘린 땀을 식히기에도 아주 좋다.
중간쯤에서 태화강 맞은편 신정동 방향쪽으로 보면 강쪽으로 튀어나온 생태공원 전망대가 보인다. 전망대에서 생태공원쪽을 바라보면 전체가 잘 보인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가보지는 못했다.
중간중간엔 생태공원내에 서식중인 동식물에 대한 소개도 되어있다. 1995년부터 공업화로 인해 오염된 태화강을 살리는 작업을 하면서, 강은 서서히 친환경적으로 변했고, 그러면서 다시 현재의 생태계가 조성되었다고 한다. 생각보다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대나무밭 중간쯤에는 로타리처럼 조성되어 있다. 의자도 배치되어 있어서 쉬었다 가기에 좋은 장소이다. 다양한 방면에서 들어온 손님들이 만날 수 있는 광장같은 곳이 만들어져 있다.
대나무숲이 몸에 어떻게 좋은지 설명한 자료다. 음이온이 산림속보다 많이 나오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죽림욕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생태와 친환경 그리고 웰빙을 강조한다.
대나무밭길 중간중간에는 조명등이 설치되어 있다. 아마도 야간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조명으로 생각된다. 대나무의 푸른빛과 은은한 야간조명이 어떻게 어우러져 보일지 궁금하다.
강변쪽으로 바라본 모습이다. 길건너편 도로엔 차들로 가득하다. 외측침식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도로가 특이하게 만들어져 있다. 마치 다리처럼 만들어져 있다. 그 뒤로 남산공원과 산정상에 정자도 보인다.
울산을 상징하는 고래다. 올 1월에 완공된 인도교인 십리대밭교도 고래의 모양을 상징화한 것이라고 한다.
태화교쪽의 동쪽으로는 새로 생긴 십리대밭교가 보인다. 그리고 대밭의 북쪽 지역으로는 2단계 사업 부지들에 꽃들이 만발해 있다. 이제 1년 동안 이곳에 물길을 하나 만들어 2단계 사업의 주요 시설들이 들어선다.
평일에 잠시 둘러본 십리대밭은 한가롭고 여유가 있는 곳이었다. 원래 강과 산이 있는 곳이 다 그렇지만 공기도 좋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공간이다. 갑갑하고 짜증나는 시기에 잠시 모든 것 잊고 사색을 할 수 있는 도심속의 생태공원이다. 이제 1년 뒤엔 더 아름다운 공원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흔들림이 좀 있지만, VLUU PL10으로 잠시 촬영한 대밭길 산책 동영상이다. 천천히 걸으며 음이온도 쐬고 여유도 즐겨야 하지만 시간관계상 빠른 걸음으로 돌아다녔다. 잠깐동안이지만 대밭길을 걸어보자.
* 태화강과 생태공원에 대해 좀 더 알아보려면 다음을 참고하면 된다.
홈페이지 : http://taehwagang.ulsa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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