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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늘 새벽 2시부터 있었던 WWDC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키노트를 경청하셨던 분들이 꽤 계실 것이다. 이번에는 국내도입이 이루어지겠지 하면서 기다렸던 분들이 많았을 것이고 출시 국가 명단에 빠져 있어서 실망하신 분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 빠졌다고 해서 앞으로도 국내 출시가 불발될 것이라고 단정지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미 언론에 알려진대로 국내 SKT와 KTF(KT)는 Apple과 iPhone 도입을 두고 꾸준하게 접촉해 왔었다. 앞으로도 도입 가능성은 여전하다.

시기적으로 신제품발표와 함께 판매국가 리스트에 오르면 가장 좋겠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도입 가능성은 남아있다. 키보드와 언어지원에서 'Korean'이라는 단어를 내놓은 이상 Apple 측도 한국이 분명 시장이 될 것이라는 판단은 있다고 본다. 물론 iPod Touch를 염두에 두고 지원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전면부 카메라가 빠져서 영상통화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국내 도입에서 어느정도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iPhone 요금제가 파격적인 대다수의 국가와 달리, 보수적인 데이터 요금체계를 고수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특히 가장 유력시 되었던 KTF가 KT와의 합병으로 여러가지 사업을 정비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당장 도입을 하지 못할 상황이었을 것이 유력하다.

iPhone 도입과 관련된 가장 핵심 키(Key)를 쥐고 있는 것은 누구일까? 불문가지의 사실이지만, 그것은 국내 이동통신사들이다. Apple도 아니고 소비자도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결국 국내 이동통신사업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이동통신사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뛰어난 기능을 가진 휴대폰이라고 해도 도입하지 않을 것이다. 이통사는 자선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신제품의 면모를 뜯어보아도 전 버전과 다름없이 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자극제 역할을 하는 기능들이 많이 들어있다. 오히려 국내엔 활성화되지 않은 영상통화보다 웹서핑이나 MMS, 인터넷 Tethering 기능, 데이터 서비스 사용 어플 등이 들어있지만 종량제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나라 이통사의 데이터 서비스 요금제하에서는 꿈같은 서비스들이다.

iPhone이 국내에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 되려면 Apple이 그간 취해온 이통사와의 이익배분과 공급물량 등의 출시조건을 뒤집고 국내 이통사의 뜻대로 들어주던지, 아니면 국내 이통사들이 다른 나라 이통사들처럼 Apple과 무난한 합의를 하는 수 밖에 없다.

iPhone 하나만을 위해 데이터 요금제를 완전히 뜯어 고칠 수 없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이통사의 현실이다.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중의 가장 큰 이유가 요금제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삼성의 스마트폰은 잘 팔리지만 이통사의 데이터 서비스 ARPU는 그리 높아지지 않는 이유는 요금제에 있다. 하물며 국산 스마트폰도 이통사의 통제속에 제품을 출시하는데, 당장 몇 십만대 수준이 판매될지 걱정되는 iPhone이 이통사의 요금제 전략을 뒤집으며 도입되기에는 다소 무리수가 크다.

SKT는 옴니아폰과 엑스페리아 등 다양한 스마트폰 라인과 자체적인 어플리케이션 스토어 런칭을 앞두고 있기에 더더욱 iPhone 도입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고, KT가 그나마 여력이 있는 상태다. 하지만 iPhone 하나를 통해 벌어질 요금제의 변화는 상당한 모험이기에 KT는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시기의 문제이지 도입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구도를 공격적으로 가져갈 것이 확실해 보이는 KT 입장에서는 변화의 기폭제가 필요하고, 영상통화를 강조하는 Show 전략보다는 iPhone 도입으로 인한 데이터 서비스 확대의 영향력이 훨씬 클 것이기 때문이다.

iPhone 도입에 대해 너무 조바심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국내 이통사의 현재 데이터 요금제 전략이 옳다면 iPhone 도입은 물건너 가는 것은 확실하지만, 아니라고 판단하는 순간 iPhone은 도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의 데이터 요금제가 문제 있다는 것은 이통통신 소비자 다수가 알고 있으며, 이통사들도 깨닫기 시작했는 것이 iPhone 도입이 다소 희망적인 이유이다. 따라서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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