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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는 존재는 늘 외롭다. 스스로가 외롭다고 느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것이고 그래서 사회가 있고, 언어가 있고 문화가 있는 것이다.

아이러브스쿨이 그랬고 싸이월드가 그랬다. 그리고 이젠 또 미투데이나 트워터가 그렇다. 이들 서비스의 기저엔 '나'라는 것과 '관계'라는 것이 깔려 있다. 디지털의 기술적 편리함이 '나'라는 것과 '관계'라는 것을 다시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그 뒤엔 유행이라는 코드도 함께 한다.

예전과 달리 관계의 형성방법이 늘어났다. 사회를 이루어 어느 집단에 소속되어 있으며 구성원과 교류하면서 발생한 지연, 학연의 인맥에서 이제는 뜻을 같이 하거나, 누군가의 지인, 또는 서비스에 의해 맺어지는 관계가 보편화되고 있다.

짧지않은 기간 IT 업계에 있으면서 남들보다 빨리 최첨단의 유행과 서비스를 접해 왔었다. 그중에서 인맥서비스나 SNS에 대해서는 그리 반기지 않았다. 인맥에 관한한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집착이 있는 나로서는 온라인을 통한 인맥과 지인의 증가는 달가워하지는 않았다.

2000년부터 시작한 싸이월드는 잠시 사진을 몇 장 올리는 도구로만 사용하다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동창찾기 열풍엔 잠시 친구들의 근황이 궁금해서 찾은 이후로는 아이러브스쿨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신생 SNS 서비스들이 생겨나도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이유는 관계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이며 온라인의 가벼운 관계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다. 물론 블로그 운영을 하다보니 느슨한 관계의 지인들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직접적인 관계 도모를 시도하지 않았다.


미투데이를 시작한 계기도 특별한 목적의식이 없었다. 누군가 지인이 사용하고 있었고, 다행하게도 서비스엔 학연으로 이어진 지인들이 하나둘씩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들과의 재잘거림에 작은 재미를 느낀 것이 전부였다.

트위터(twitter.com)도 마찬가지였다. 업계 종사자들과 해외 IT 뉴스엔 트위터를 주목하는 시선들이 늘어날 때 가입했다.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라고 카테고리를 분류했으나, 내가 정의하는 블로그 서비스와는 다른 개념이었다.

여기서도 미투데이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미 오프라인을 통해 알고 있는 지인들과의 교류가 가장 먼저였다. 만일 그들이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었더라면 쓸모없는 계정을 하나 더 늘이는 결과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입소문에 대한 효과는 가장 강렬한 마케팅수단이다. 왜냐면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추천받은 것을 가장 신뢰하기 때문이다. 이미 그 지인들이 신뢰도가 높기에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주장은 상당한 신뢰도를 가지기 때문이다.

지금 트위터가 그렇고 미투데이가 그렇다. 두 서비스 모두 관심가지고 오래 써 본 서비스가 아니어서 뭐라고 단정 짓기는 힘들지만, 나름대로 스스로 분위기는 정의내리고 있다. 아마도 인맥의 분위기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미투데이는 친구들(나이와 상관없이)이 재잘거리는 것 같고, 트위터는 업계 지인들과 재잘거리는 것 같다. 왜냐면 현재 트위터에서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기 때문이다. 순전히 나만의 상상이다.


미투데이나 트위터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모바일 기기인 아이팟 터치나 휴대폰 때문에 더더욱 가까이 와 있다. 두 서비스 모두 어플이 제공되고 있으며, PC의 웹환경에서의 사용과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신 간편한 사용법과 짧은 메시지는 오히려 모바일에 더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언어라는 것을 사용하지만 텍스트라는 것과 말이라는 것의 차이는 엄연히 느낌이 다르다. 그리고 텍스트는 좀 더 가볍다. 하지만 그것이 진심의 경중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는 점만 믿고싶다.

가끔씩 내가 아이팟 터치를 휴대폰보다 더 소중하게 느끼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음성을 전달하는 중요한 기기인 휴대폰보다 Wi-Fi가 되는 곳에서만 최고인 아이팟 터치를 더 아끼는 이유는 친근감 때문이며 친근감의 원인은 바로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가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이젠 지인이라도 음성통화보다는 텍스트로 주고받는 교감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 그 교감은 휴대폰과 아이팟 터치로 바꾸어 놓아도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트위터와 미투데이는 재잘거림을 보는 재미가 있다. 내가 아는 사람들의 생각과 말이 텍스트로 바뀔 때 나도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되어 텍스트를 통해 내 머리속으로 넣는다.

누군가가 내게 물었다.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가 뭐냐고... 난 이렇게 대답했다. '재밌으니까요' 그 외에 다른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또한 내게 아이팟 터치가 있어서 그런 서비스들은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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