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그리 놀라운 상상은 아니다.

Sony가 PSP의 게임기능과 휴대폰을 합친 하이브리드폰 개발준비를 하고 있다는 토요일자 Nikkei Business Daily의 보도에 대해 Sony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만일 보도가 사실이라면 Sony는 포터블 게임기 기능을 갖춘 사실상 Apple iPhone 경쟁제품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Sony PSP3000)


현재 iPhone이 포터블 게임기시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현재 부진한 시장의 활력소로 Sony는 소위 플레이스테이션폰이라는 컨버전스 게임기폰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Apple의 App Store를 통해 선보이는 포터블 게임의 종류가 기존 포터블 게임기시장에 비해 종류도 다양하며 갯수도 늘어나고 있으며, 무엇보다 iPhone과 iPod Touch의 판매가 늘면서 게임어플의 다운로드가 늘어나고 있다. Sony PSP나 Nintendo DS의 판매량도 올해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SDK의 공개로 인해 더 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iPhone용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실제 일부 개발자들과 중소 게임개발사의 경우 대박을 터뜨리고 있으며, 대형 게임사인 EA나 Gameloft 등도 iPhone용 게임시장에 뛰어드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Sony 측도 포터블 게임기시장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초기 iPhone이 포터블 게임기로서의 역할은 생각하지 않았지만, App Store가 오픈되고 게임 어플들이 성공하면서 조심스럽게 포터블 게임기로서의 가능성을 점치는 분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 그 정도로는 기존 포터블 게임기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iPhone용 EA Tetris 게임)


오히려 분석가들은 App Store의 추세를 지켜보면서 Apple측이 iPhone이 아닌 새로운 하드웨어를 통해 포터블 게임기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왔었지만, 현재까지 Apple은 별도의 포터블 게임기를 발매하지는 않았다.

다만 신형 iPhone 3GS에서 보듯이 속도개선 등 하드웨어의 업그레이드로 인한 3D 게임 환경의 진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반기에 신형 iPod Touch도 비슷한 하드웨어 환경으로 출시된다면 iPhone과 iPod Touch는 포터블 게임기시장에서도 무시하지 못할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09/06/10 - iPhone 3G S가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 두가지

개방된 SDK와 나날이 늘어가는 게임어플의 증가는 경쟁을 통해 게임 개발 자체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하였으며, 0.99 달러로 시작되는 낮은 가격대 게임의 등장은 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게임을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기존 포터블 게임기시장을 살펴보면 높은 하드웨어 가격에 비싼 게임 타이틀 판매로 수익을 올리는 형태였다. 게임 개발사를 통한 게임공급과 독점 타이틀 형태의 공급은 지금의 이동통신사 콘텐츠 비즈니스와 유사하다. 폐쇄된 시장구조와 독점 콘텐츠 공급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이었다.

(App Store의 게임 카테고리)


App Store는 이동통신뿐만 아니라 포터블 게임기시장에 있어서도 이런 폐쇄적인 게임공급의 룰을 깨고 있다. 그로 인해 더 많은 저가형 게임의 공급과 낮은 가격으로 게임소비를 촉진시키는 효과를 만들어내며 전반적인 포터블 게임 생태계를 바꾸게 된 것이다.

Apple은 iPhone과 iPod Touch의 iPhone OS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뿐만 아니라 포터블 게임기시장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존 포터블 게임기에 비해 조작성이 떨어지는 멀티 터치 제스쳐의 도입이 게임에는 부정적이라 생각했으나, 실제 게임 컨트롤보다는 게임 자체의 내용(게임소재)과 진행의 문제일뿐 전용 컨트롤러의 부재는 큰 영향을 주지않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대형 게임스튜디오를 통한 대작게임 공급원칙으로 게임의 원가가 비싸져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최종 타이틀 가격이 비싸고, 이로인해 정품이 아닌 해적판 사용을 늘이게 만들었으며, 다시 이는 타이틀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반면 iPhone 게임어플의 경우 저렴한 가격에 박리다매 형태의 비즈니스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대형 제작사보다는 개인과 중소업체의 진출로 단순하면서 아이디어가 돗보이는 게임을 공급하고 있어서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은 편이다.

iPhone용 게임은 조작의 편의성과 질이 떨어지는 휴대폰게임의 단점을 극복하고,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게임의 질과 게임컨트롤 기술을 포터블 게임기 수준으로 높였으며, 다양한 개발자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하여 게임의 종류를 늘여 공급했다는 점이 소비자에게 강한 어필을 했다. 게임어플의 저렴한 가격도 흥행의 한 원인이기도 했다.

소비자의 게임 소비 행태도 Sony PSP에겐 큰 자극을 주었을 것이다. 경쟁제품인 Nintendo DS의 경우 게임과 학습이라는 분야의 접목으로 나름대로 독특한 카테고리를 형성함으로써 인기를 끌었으며, 후속작인 DSi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해 기존 PSP의 입지마저 위협하고 있다.

(Sony PSP go)


Sony는 올 11월 1일 PSP의 차세대 버전인 슬라이드 방식의 PSP go를 발매할 예정이지만 그 다음 버전에 대한 준비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Ericsson과의 합작사인 세계 5위의 휴대폰 제조사인 Sony Ericsson이 있기에 플레이스테이션폰에 대한 가능성은 충분히 높은 상황이다.

만일 Sony가 플레이스테이션폰을 개발한다면 단순한 기능 컨버전스폰 개발 자체로는 승부를 걸기가 힘들 것이다. iPhone의 장점인 SDK의 공개로 게임 개발자를 모아야 하며, 장터인 Game Application Store를 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 그러고도 제품을 많이 팔아야 겨우 iPhone과 경쟁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실제 경쟁은 그때부터다.

사실 플레이스테이션폰을 개발하려 한다면 온통 난관만 보일 뿐이다. 이런 가시밭길을 Sony가 기꺼이 걸어갈 것인지 의문이 들지만 포터블 게임기 플랫폼에 일가견이 있는 Sony가 휴대폰 기능을 접목시켜 게임기폰을 개발한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오히려 경쟁사인 Nintendo보다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Sony Walkman이 세상이 나온지 30년이 지난 지금 포터블 뮤직 플레이어는 Apple의 iPod이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시 Apple은 Sony의 아성인 포터블 게임기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Sony도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 하이브리드폰이 개발된다면 포터블 게임의 영역에서 iPhone과 맞서게 된다. 쉽지않은 도전이겠지만 Sony로서도 이 상황에서 방관만 하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