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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화소 카메라 모듈이 장착된 휴대폰이 나온지 벌써 5년은 더 된 것 같다. 100만 화소 이하는 더 오래전부터 판매되었다. 지금은 50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된 휴대폰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1천만 화소의 고화질 카메라가 시장에 나왔다고 한다.
지금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휴대폰에 달린 카메라 화소수를 물어보면 최소 200만 화소 이상은 될 것이다. Apple iPhone 3G에 장착된 것과 같은 화소를 지원하는 카메라를 이제는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다.
카메라 장착 휴대폰이 처음 나왔을때 카메라의 촬영품질을 보며, 카메라가 아닌 휴대폰에서 이만하면 됐지 뭘 더 따지느냐는 소릴 들었다. 그때는 그랬다. 디카와 폰카메라는 엄연히 다르다고 말이다.
컴팩트 디카의 성능도 계속 좋아지고, 지원 화소도 계속 증가했다. 다양한 부가기능을 지원하고 가격도 계속 떨어졌다. 예전에 집안에 한 대씩만 있던 카메라가 아니라 중학생 동생도, 대학생 언니도, 엄마도 핸드백에 가지고 다니는 폰카메라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디카 외에도 휴대폰의 폰카메라가 일반화되면서 이젠 200만 화소, 300만 화소의 고화질에 디카못지않은 기능을 갖춘 카메라폰들이 속속 우리 일상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의 폰카메라로 찍은 사진의 활용도는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맛있는 음식점에 갔을 때 사진을 찍거나 셀카로 찍은 사진, 조카를 찍어준 사진 등 폰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은 모두 어디에 가 있을까? 대부분 여전히 카메라속 앨범에만 존재할 것이다.
사람들이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자신의 추억과 경험을 기록하고 이를 다른 이들과 나누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내가 찍은 사진을 누군가가 봐줬으면 하고 그때의 기억을 잊지않기 위해 사진을 찍고 보관하며 나중에 찍은 사진을 돌아보며 즐거워 한다.
디지털카메라는 그런 목적을 가진 디지털 기기다. 누군가에게 내가 본 것을 보여주고 싶고 경험과 추억을 나누고 싶다는 아주 단순하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치다.
그런 기능이 성인이라면 하나씩 다들 가지고 있는 휴대폰에 들어있다. 화소수는 점점 높아지는데 폰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은 왜 제대로 경험과 추억을 공유하는 콘텐츠로 활용되지 않을까?
폰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면 보통 마이크로SD카드나 휴대폰의 주메모리에 저장된다. 그리고 그 사진을 웹앨범이나 자신의 블로그, 미니홈피 앨범에 저장하려면, 휴대폰의 데이터 케이블을 이용해서 PC와 연결해서 연결 프로그램을 구동시켜서 폰으로부터 PC로 전송하고 다시 이를 원하는 앨범이나 서비스로 옮겨야 한다.
기껏 사진 한장을 공유하고 추억하기 위해 해야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알고 있는 사용자는 지래 귀찮음을 느끼고 사진촬영 단계부터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카메라의 기능과 PC조작법을 잘 아는 경우는 그래도 다행이지만 아버지 어머니 연령층에는 그게 가능할까?
물론 이동통신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한방에' 특정 서비스에 사진을 올릴 수 있고, 원하는 커뮤니티에 전송할 수 있다. 귀찮음을 도와주는 대신 '요금'을 달라고 한다. 그러나 그 요금이 SMS 만큼 싼 요금이 아니라 한번 전송해보고는 다음부터 요금의 장벽으로 다시는 전송하지 않는다.
제조사에서 심혈을 기울여 CCD의 화소수를 높이고 오토포커스를 지원하며, 카메라에서 편집이 가능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지원해도 문제는 바로 선을 연결하든지 이통사의 비싼 요금의 서비스를 이용해야만 제대로 쓸 수 있다.
Apple iPhone도 상황은 비슷해 보이지만 큰 차이가 있다. 카메라를 촬영하는 모듈은 국내 다른 카메라에 비해 스펙이 떨어지는 편이다. iPhone 3GS가 300만을 지원한다고 환호성을 지르는 것을 보면 자칫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촬영한 사진 또는 동영상을 파일로 보관하고 iTunes를 통해서 PC로 전송할 수 있고, Wi-Fi와 특정 어플을 통해 서비스로 바로 연결이 가능하다. 또한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인 Twitter나 미투데이 등으로 바로 업로드도 가능하다.
만일 누군가가 싸이월드로 바로 사진 업로드가 가능한 어플을 만든다면 더 좋겠지만 아마도 싸이월드가 비즈니스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현재 모회사의 휴대폰을 통한 사진업로드 비즈니스가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국내 이통사업자들이 휴대폰 Wi-Fi를 지원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제약을 통한 이통망사용율을 높이고 결국 이를 요금으로 거둬들이겠다는 생각이다. Wi-Fi라는 표준기술 하나만으로도 폰에서 찍은 사진의 관리가 쉬워지는대도 사업상(통신사 이익)의 문제로 막아두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폰사진을 이용한 커뮤니티나 UCC 서비스, 폰사진과 동영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서비스들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를 가둬둔 상태에서 돈을 벌려는 생각에 기술의 혜택은 늘 후순위로 밀렸다.
근래들어 폰카메라의 활용사례가 늘어났다. 화질과 기능의 업그레이드로 웬만한 디카수준의 퀄러티가 나오기 때문이다. 세세한 기능에서야 디카를 따라잡지는 못하지만 XGA(1,024x768)급 정도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사진촬영을 할 수 있기 때문이고 그 정도 해상도는 웹서비스에서는 무난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카메라들은 사진이나 동영상의 편집프로그램의 성능이 대폭 개선되어, 사용법은 간단하지만 결과물은 뛰어나 다양한 효과나 처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되어 설치되어 있다.
모바일 서비스에서 텍스트뿐만 아니라 사진이나 동영상의 콘텐츠의 개인 UCC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사실상 비즈니스의 부재와 무엇보다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이동통신사의 입김으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화된 스마트폰이 속속 나오면서 이통사의 서비스제한에도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특히 Wi-Fi의 기본 탑재와 플랫폼 API의 공개는 다양한 콘텐츠의 활용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온라인 서비스와의 접목이 쉬워졌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Apple의 iPhone은 이러한 이통사의 서비스를 뛰어넘어 향후 콘텐츠 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휘두를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를 단순한 망사업자(이통사)로의 역할로만 한정시키고 결국 기기와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콘텐츠 시장도 접수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이 Apple을 경계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데스크탑에서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파워는 Microsoft와 Google 등의 IT 기업들이 지키고 있다면 모바일 영역에서는 Apple이 iPhone OS 플랫폼으로 시장장악에 나섰다. 이미 이러한 Apple의 노력은 다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통신요금 걱정없는 무선이동통신 서비스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의 공급 등 소비자가 기기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바로 iPhone의 장점이다. 특히 국내 제조사의 스펙보다는 다소 떨어지지만 사진과 동영상 등의 지원기능과 이와 연계된 다양한 서비스 어플의 등장은 iPhone의 또 다른 장점이 되고 있다.
편리함을 전달한다는 것, 요금의 부담을 가지지 않고 서비스에서 만족을 느끼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 이통사의 지배하에 있는 서비스에서 (소비자의 불만이었던) 게임의 룰을 바꾼다는 것이 바로 변화의 원동력이다.
새삼스럽게 폰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옮기려다가 절차의 복잡함과 귀찮음 때문에 300만 화소의 iPhone 3GS를 떠올리게 되었다. 만일 내가 가지고 있는 iPod Touch에 카메라만 달렸더라면 휴대폰의 카메라는 아예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이제 휴대폰의 카메라 기능은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쉽고 편리하게 자신의 콘텐츠(사진, 동영상)를 전송하고 서비스에 연계할 수 있는 기능의 제공이다.
기기에도 철학이 있고 서비스와 소프트웨어에도 철학이 있다. 단순한 기능의 대단함보다는 내게 어떤 편리함을 주는지 그것이 나의 어떤 욕구를 채워주는지를 제대로 알게해 준다면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다.
너무나도 화려한 스펙의 휴대폰이지만 2~3년의 라이프사이클동안 과연 이 기능은 몇 번이나 사용할지 궁금한 기능들로 가득 차 있다. 특히 뛰어난 화소의 폰카메라는 촬영의 품질만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와 연결되는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된다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뛰어난 카메라 기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폐쇄적인 모바일 플랫폼과 이통사를 거치지않으면 불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콘텐츠 전송서비스 때문이었다.
지금 우리 손에 쥐어져 있는 휴대폰은 돈은 우리가 냈지만, 결코 내것이라고 말하기 힘든 제품이다. 소비자와 단말기 제조사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지만 기기의 서비스 공사는 이들과 다른 꿈을 꾸고 있다. 폰카메라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