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 Casio, Hitachi가 일본이라는 거대한 모바일 갈라파고스 제도를 벗어나기 위해 뭉친다.


NEC Corp.와 Casio Computer Co., Hitachi는 내년 4월까지 휴대폰 사업을 통합하기로 합의했다고 14일 월요일 밝혔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1위 업체인 Sharp에 이어 일본에서 두번째로 큰 휴대폰 제조사가 된다. 지난달말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가 나왔을때 부인했었지만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gfk의 2009년 5월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휴대폰 시장은 20.9%의 Sharp가 1위, NEC가 8.5%로 5위, Casio 4.5%로 7위, Hitachi 3.7%로 9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들 3사가 합칠 경우 1위와의 격차는 많이 줄어든다.

Casio와 Hitachi는 이미 2004년 'Casio Hitachi Mobile Communications'라는 휴대폰 제조 조인트 벤처를 결성하여 공동으로 각자의 브랜드 휴대폰을 생산해왔다. 이번 합의는 NEC의 휴대폰 사업부가 현재의 조인트 벤처에 합류하는 형식이 될 전망이다.

이들 3사의 합작 조인트 벤처는 초기 자본금 10억 엔(약 1,100만 달러)으로 만들어질 것이며, NEC가 66%, Casio 17.34%, Hitachi 16.66%로 지분을 나누게 된다. 내년 6월까지 또 다시 자본금을 50억 엔(약 5,500만 달러)으로 늘일 계획이다. 이때는 NEC가 70.74%, Casio 20%, Hitachi 9.26%로 구성될 것이라고 한다.

3사는 각사의 모바일 기술과 리소스를 합쳐 R&D 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강화하여 일본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도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술과 리소스, 생산은 공유하지만 각사의 브랜드는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3사의 제휴는 이통사들의 2년 약정 계약, 단말기 보조금 지급 대폭 축소 등으로 소비자들의 휴대폰 교환주기가 늘어난 것의 압박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공동 개발과 원자재 공동 구매 등으로 생산단가를 낮춰서 내수시장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3, 4위 사업자인 SoftBank Mobile과 e-Mobile의 전략단말기와 정액요금제, 넷북 프로모션 등으로 데이터 단말기에 의한 가입자 증가도 자극제로 작용한 것 같다. 1위와 2위인 NTT Docomo와 KDDI는 별다른 대책없이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뒤늦게 부랴부랴 대응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외에도 심각한 수준으로 줄어들고 있는 해외수출에 대한 공동대응 차원이기도 하다. 작년 일본의 휴대폰 수출물량은 2007년에 비해 30.1%나 줄어들어, 큰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작년엔 Mitsubishi가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했고, Sanyo도 Kyocera에 휴대폰 사업을 매각했다. 나머지 Panasonic, Fujitsu, Sony Ericsson 등 2, 3, 4위 제조사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만큼 일본에서의 휴대폰 제조사업이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NEC를 비롯한 Casio, Hitachi의 합작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 내수시장의 부진과 해외 수출물량의 감소 등 어려운 국면을 돌파할 유일한 방법으로 택한 것이다.

한편 Apple의 iPhone이 점유율 4.4%로 외산 제품중에서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LG전자는 3.1%, Pantech은 2.7%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들 외산 휴대폰의 성장도 시장 변화에 일조를 하고 있다.

외산 휴대폰의 무덤과도 같았던 일본의 휴대폰 시장이 외산 휴대폰 점유율의 증가와 내수시장 및 수출 정체로 휴대폰 시장이 서서히 변할 조짐을 보이자 일본업체들도 적잖이 당황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휴대폰 단말기 시장이 자국의 업체들이 장악을 하고 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자국 통신사들과 긴밀한 유착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독특한 휴대폰 기술과 문화 때문이었다.

이런 폐쇄적인 휴대폰 단말기 시장은 자국 시장을 지키는 대는 성공했지만, 수출 경쟁력 약화와 글로벌한 피처폰 및 스마트폰 시장의 공습에 대해서는 미처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음성매출은 줄고 있으며, 데이터 ARPU는 증가시켜야 하는데 적절한 단말기와 요금제가 부족했고, 마침 Apple과 LG전자 등 해외업체의 제품들이 수요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iPhone의 진출과 LG전자 등 외산 휴대폰들의 약진은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물론 내수시장의 포화와 교체 주기의 장기화, 경제 불황 등의 여러 악재가 겹쳐서 일본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도 크지만,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는 것이 시장 변화의 큰 요인이다.

Sony(Sony Ericsson)나 Toshiba 등이 글로벌하게 대응하고는 있으나 이들 역시 세계 시장에서는 Nokia, 삼성전자, LG전자, Motorola 등에 밀리고 있다. 

3사의 합작은 단순한 경비절감 차원만으로 끝난다면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경비절감에는 한계가 있을뿐더러, 제품의 반응이 좋지 않을 경우 3사가 공동의 운명을 맞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대신 각사의 장점들을 상호 접목시키고 시장의 흐름을 능동적으로 공동 대처하는 방법으로서의 합작은 기대해볼만 하다. 플랫폼과 UI의 공동개발 같은 협력이 가장 유효할 것이다.

1억 사용자를 가진 일본 휴대폰 시장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내수시장의 포화와 수출감소라는 직접적인 원인이 있지만,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들의 수요가 가장 큰 변화의 요인이 되고 있다.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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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gerd.kr BlogIcon 게르드 2009.09.15 17: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세 업체 다 미니멀리즘의 대표주자인데. 특히 카시오와 NEC .... +_+
    배터리 용량이 똑같을 때, 삼성이 1시간 버티면, 소니는 2시간 버티고, 카시오는 2시간 반 버텨준다능..+_+

    아마 엄청 기본에 충실한 녀석이 나오겠네요...ㅋㅋㅋ 살 수 있으면 좋겠다..ㅋㅋ

  2. 서기선 2009.09.15 1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에는 출처를 소개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글의 신뢰도가 높아집니다.

    일본 휴대폰 업체들이 처한 상황을 '갈라파고스 제도'에 비유하는 글을 자주 접합니다. 저는 뉴욕타임스 기사를 읽었습니다. 박순백 박사가 번역한 것을 퍼왔습니다. 박 박사는 등단한 작가(에세이이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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