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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4위 이동통신사인 T-Mobile USA가 이동통신망과 Wi-Fi 네트워크를 결합한 기업용 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지시간으로 5일 월요일, 기업용 'Wi-Fi Calling with MobileOffice'라는 상품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당장은 BlackBerry폰만 가능하다는 제약이 따르지만, 가정용에 이어 기업용 시장에서 Wi-Fi를 통한 음성통화를 적극 수용하여 상품을 만들었다는 점은 상당히 혁신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기업내부의 통신 서비스에 자사의 이동통신(Cellular) 네트워크 대신 표준 Wi-Fi 네트워크를 이용한다는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T-Mobile은 이미 가정용으로 HotSpot@Home이라는 서비스를 2007년 7월부터 미국 전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일정 금액(월 39.99 달러) 이상의 상품에 가입한 사용자 중에서 월 9.99 달러를 추가하면 Wi-Fi를 통한 무제한 미국내 무료 전화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이와 비슷하게 유선전화 대체상품인 @Home도 있다. Wi-Fi Calling with MobileOffice 상품은 이를 기업용으로 확대한 것이라고 보면된다.
상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모바일 오피스용 서비스임을 강조하는데, 기업내부에서는 Wi-Fi를 통한 음성통화를 허용하고, Wi-Fi 네트워크를 벗어나는 지역에서는 GSM의 기존 자사 이동통신망(Cellular Network)으로 핸드오프(Handoff, 호전달)를 지원하여 망의 변경에도 통화에 전혀 지장이 없도록 제공한다.
이렇게되면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사무실의 유선전화를 대체할 수 있으며, 비싼 이동통신요금 대신 저렴한 Wi-Fi를 이용하여 장거리, 국제전화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해외에 나갔을때 소비자가 로밍서비스를 거치지않고 Wi-Fi망으로 전화를 걸 수 있게 허용했다는 점은 이통사로서는 큰 결심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기업내부에서는 PBX(사설교환기)를 이용하여 사무실 전화와 연동을 시킬 수도 있다. 같은 음성사서함을 사용할 수도 있고, 아예 유선전화를 없애고 BlackBerry폰만으로 업무용 전화를 통일시킬 수도 있다.
결국 이 상품은 유선전화망을 대체하고, 보다 저렴한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여 비용절감효과가 있다는 측면에서 기업의 관심을 모을 수 있다. 업무용 유선전화와 업무용 휴대전화를 별도로 지급할 필요가 없으며, 사무실이나 Wi-Fi존에서는 무료 또는 저렴한 통화가 가능하기에 1석 2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T-Mobile USA가 이같은 파격적인 결정을 하게 된 것은 자체적인 유선망 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고있다. Verizon과 AT&T 등은 무선뿐만 아니라 유선전화 사업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선전화와 무선전화는 상호 다른 영역이지만 음성통화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상호 대체재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유무선 사업을 동시에 지원하는 사업자의 경우 어느 한쪽 서비스를 강화하면 반대급부로 다른 서비스의 잠식효과가 발생한다.
T-Mobile USA는 무선사업만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1,2위 사업자인 Verizon과 AT&T와 달리 유선전화 사업의 타격이 없다. 오히려 경쟁사의 고객을 자사의 고객으로 흡수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사업 형태가 나올 수 있게 되었다. (이미 @Home 서비스와 HotSpot@Home이 그런 역할을 하는 가정용 상품이다.)
Wi-Fi 네트워크는 이동통신망에 비교하면 구축비용이 아주 저렴하다. 특히 커버리지를 확장하는 측면에서 사용자 수요가 적은 지역에 비싼 이동통신네트워크를 대신하여 저렴한 Wi-Fi를 지원한다면 이통사도 유리하게 된다.
또한 음성전용채널이 아닌 데이터채널을 이용하므로 Wi-Fi존에서는 인터넷접속 등의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통사들이 이동통신망의 보완재로서의 Wi-Fi 네트워크에 부정적인 것은 데이터 수익 문제 때문이다. 사용자들이 더 많이 이동통신 네트워크(Cellular Network)를 이용하고 사용요금을 지불해야 이통사에 수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통사 내부적으로도 데이터 서비스를 활성화시키려면 그만큼의 이동통신망 구축에 돈을 들여야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으며, 스마트폰 등 데이터 서비스를 활성화시키기위한 기기들의 보급은 늘고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결국 최근에는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보완재로서 Wi-Fi를 인정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 Wi-Fi를 이용할 수 있는 곳에서는 이동통신 네트워크 대신 저렴한 Wi-Fi 네트워크를 이용하도록 하며, Wi-Fi 신호가 도달하지 않거나 이동시에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사용자를 만족시키고, 이통사 내부적으로도 망증설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번 T-Mobile USA의 Wi-Fi와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핸드오프에 사용된 기술은 'UMA(Unlicensed Mobile Access)'라는 것인데, 현재 GSM 방식의 이동통신과 802.11의 Wi-Fi 사이의 호(Call)전달을 지원한다.
현재 T-Mobile은 미국 전역에 스타벅스, 유명호텔, 공항 등을 비롯한 주요 지점에 약 1만개의 Wi-Fi HotSpot을 운영하고 있다. UMA는 표준 Wi-Fi를 지원하므로 이런 HotSpot뿐만 아니라 가정용 사설 AP를 통해서도 서비스가 가능하다.
Wi-Fi Calling with MobileOffice 상품은 100라인(음성과 전화) 미만 기업 가입자는 BlackBerry 한 대당 월 9.9 달러, 100라인 이상의 기업고객은 무제한 무료 Wi-Fi 전화를 지원한다고 T-Mobile 홍보대행사가 밝혔다. 상품과 관련된 더 자세한 요금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T-Mobile은 가정에 이어 기업용으로 Wi-Fi를 이용한 컨버전스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특히, 저렴한 Wi-Fi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기업에 통신비용절감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동통신사와 Wi-Fi에 대해 다시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T-Mobile의 Wi-Fi Calling with MobileOffice는 Wi-Fi가 유선전화 시장을 어떻게 잠식할 수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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