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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C'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용어다. 'Fixed Mobile Convergence'의 약자로서 Fixed는 '유선'을 뜻하고, Mobile은 말 그대로 '무선'을 뜻한다. 해석하자면 '유무선 컨버전스', '유무선 융합 서비스'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KT는 최근에 공공연하게 홈FMC 전략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동통신자회사인 KTF를 합병하면서 FMC에 대한 이야기는 점점 더 자주 언급되고 있다. 가정용 FMC 사업이 과연 KT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왜 추진하게 되었을까?

사실상 KT의 홈FMC 전략은 집전화(유선전화) 고객이탈을 방지하고 컨버전스를 통해 통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기위한 것이다. 단기간은 매출의 감소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 매출과 수익을 늘일 수 있는 방법으로 여기는 것이다.

KT는 여전히 1,854만 유선전화 가입자를 가지고 있지만, 계속해서 인터넷전화로의 고객 이탈이 늘어나고 있다.

KT가 과거 인터넷전화에 부정적이었던 것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한 것은 경쟁사의 인터넷전화 가입자 증가를 보면서였다. 특히 LG데이콤의 인터넷전화는 KT에게 큰 자극제가 되었다.

KT, SK브로드밴드(구 하나로통신), LG데이콤의 유선전화 3파전에서 KT와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전화에 대한 다소 느슨한 입장일때, LG데이콤은 유선전화 사업이 없어서 인터넷전화로의 집중이 쉬웠다. 저렴한 통화료와 070 가입자간 무료통화는 KT중심의 유선전화 시장을 흔들었다.

기존 KT 집전화에 비해 반이상 저렴한 기본료와 시내외 구분이 없는 요금제와 유선전화에 비해 싼 통화료, 아주 저렴한 국제통화료는 소비자에게 확실한 어필이 되었다. 경쟁사들은 인터넷전화가 070번호부여와 다소 불안정하다는 단점을 물고 늘어졌지만, 실제 인터넷전화를 사용해본 소비자들의 판단은 다소 긍정적이었다.

LG데이콤이 단기간에 인터넷전화 가입자 100만을 유치한 이면에는 저렴한 요금제의 효과가 컸다. 대부분의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KT 고객들이었다. 인터넷전화가 KT의 유선전화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점을 KT는 깨닫기 시작했다. 그냥 이대로 방치할 경우 고객 이탈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 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휴대전화 사용량이 늘고 집전화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었으며, 사업자 전화의 인터넷전화 개통이 늘어나고, 결정적으로 유선전화의 번호이동이 지원되면서 인터넷전화로의 엑소더스가 예상되는 상황까지 갔다.

KT가 이를 두고볼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KT도 인터넷전화에 대한 자세를 바꾸기 시작했다. 이미 돌아서버린 고객의 마음을 돌리려면 경쟁사에 상응하는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인터넷전화를 적극 수용한 것이다. 유선전화 프리미엄 전략인 '안(Ann)'을 축소하고 인터넷전화를 키우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KT의 이런 자세변화 덕분에 지난달에는 집전화 이탈 고객보다 인터넷전화 가입고객이 더 늘어나는 상황으로 반전되었다. 9월동안 전화가입자(집전화 + 인터넷전화)가 2만 7천명이 늘었다.

또한 최근에는 3년 약정을 조건으로, 의미가 없어진 시내외전화 동일요금을 적용하는 상품을 내놨다. 인터넷전화의 장점인 시내외 단일요금제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당장 시외전화 매출이 줄겠지만, KT로서는 유선전화 가입자 이탈을 막을 수 있으며, 경쟁사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인터넷 회선과 전화(집전화 + 인터넷전화), IPTV 등의 결합상품으로 고객 이탈을 막은 결과 다시 전화가입자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유선전화 이탈자는 최대한 막고, 결합상품으로 타사 가입자를 뺏아오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KT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9월말 현재 682만 가입자로 시장 점유율 52.2%를 차지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무기로 인터넷전화로의 전환 가입자와 타사 인터넷전화 가입자를 뺏아온 것이다.

여기까지는 KT의 유선전화 수성(守城) 전략이라면, 홈FMC는 유선중심에서 무선중심으로 KT의 중심사업을 이동시키고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 접목으로 통신시장의 확대와 발전이라는 목표가 숨어있는 전략이다.

(홈FMC 단말기를 선보이고 있는 KT 이석채 회장, 출처:전자신문)

KT는 지난 14일 '쿡 & 쇼'라는 유무선통합 서비스를 이석채 회장이 직접 소개하면서 본격적으로 홈FMC 사업 출발을 선언했다.

홈FMC의 면모를 살펴보면, 한마디로 박리다매의 뜻이 숨어있다. 휴대단말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홈FMC의 경우 단말기를 통해 특정지역에서는 유선을 대신하여 Wi-Fi 등의 저렴한 인터넷전화 요금으로 통화를 하고, 유선과 Wi-Fi의 사각지대에서는 이동통신을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말기가 지원하는 환경에서는 최대한 저렴한 통신방법을 제공하여, 소비자들의 통신비용 걱정을 줄여서 통화량을 늘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자회사 KTF의 합병으로 가능한 일이 되었다. 유선전화(Fixed) KT와 무선(Mobile) KTF의 협력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두 회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서비스다. 이미 KT는 이런 그림을 그렸고 그런 순서의 하나로 KTF를 합병한 것이다. 유무선 구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는 하나의 서비스로 모든 것이 가능하기를 바라기 때문이었다.

KT와 KTF의 합병으로 나머지 경쟁사인 SKT와 LGT도 자회사와의 합병을 서두르고 있다. 대세는 유무선 통신융합(FMC)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대처하려면 유선과 무선기업 합병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결국 FMC는 통신시장의 재편을 부채질한 셈이다.

KT의 홈FMC 전략은 휴대단말기를 통해 유선과 무선가입자 구분을 두지않고 KT 고객으로 묶어두기 위한 전략이다. 유무선의 편리함에 젖은 고객은 다양한 통신서비스 적응에도 빠르기 때문에 KT는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추진하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유선전화, 이동통신, 인터넷 등으로 구분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매체나 단말기에 구애받지 않고 서비스에 몰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KT에게 중요한 것이 바로 이런 서비스 전략이라는 점을 스스로 깨달은 것이다.

KT는 홈FMC뿐만 아니라 기업용 FMC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다. 급한 불인 가정시장을 인터넷전화 경쟁사로부터 보호하고, 본격적으로 기업시장 수성을 위해 기업용 FMC 시장에 출사표를 낼 것이다. 해외에는 기업용 시장 진출후 가정용 시장으로 뛰어드는데 비해 KT는 반대로 가정용 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홈FMC는 또 다른 곳에서 경쟁사에 비해 강점이 발생하는데 바로 상용 Wi-Fi 서비스인 네스팟(Nespot)이다. 네스팟은 Hot Zone 형태로 일정 구역에서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데, KT에게는 별로 수익이 되지 않으면서 고정 운영비용이 나가는 서비스다.

전자신문 : KT "아이폰으로 인터넷전화도 쓴다"

홈FMC는 가정을 벗어난 공공지역에서는 네스팟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더이상 네스팟이 계륵이 아닌 중요한 서비스가 되는 순간이다. 여기에 사설 AP(공유기)까지 지원한다면 KT로서는 더할 바 없이 꼼꼼하게 우군을 얻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정용 공유기를 허용하는 전향적인 입장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Wibro를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도 함께 병행해야한다. 현재 수도권 지역으로 한계가 분명한 Wibro의 커버리지를 지방 대도시까지 늘이기 위해서는 FMC 비즈니스의 성공이 담보되어야 한다.

Wibro 망에 대한 투자와 함께 MVNO 사업자를 통해 별도의 수익이 보장될 수 있다면 모든 것이 매끄럽에 연결된다. FMC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지방 KT지사를 중심으로한 Wibro 커버리지 확대도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이른바 KT의 3W(WCDMA, Wibro, Wi-Fi) 융합전략이 갖추어지게 된다. KT의 핵심전략이 통신 컨버전스에 있다는 것은 이런 전략을 통해 알 수 있으며, 그 시발점은 바로 가정이다. 바로 홈FM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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