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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가 되면 여러가지 다짐을 하게 된다. 비록 작심삼일이 되는 경우가 되라도 연초라는 의미에, 월초이기 때문에 자신과의 약속을 하는 것들이 많아 진다. 그중에 하나는 바로 경제적인 씀씀이를 위한 가계부 운영도 있다.

예전엔 가계부 전용 노트를 사서 저녁이 되면 책상 앞에서 지출 항목 하나 하나를 일일히 손으로 기록하는 일도 있었고, 알뜰주부의 필수조건엔 손떼 묻은 가계부가 빠지지 않았다.

 


가계부를 성공적으로 작성하고 오랫동안 관리하는 것은 일기 쓰기만큼 힘든 일이다. 왜냐면 지출이 발생할 때마다 기록하거나 하루의 지출을 모두 모아두었다가 매일 저녁에 한번에 정리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꼼꼼한 가계부 관리가 힘들다는 것은 대부분 경험해 봐서 잘 알 것이다.

가계부 정리도 디지털화가 된 것은 오래된 일이다. 대부분 PC용 프로그램이었다. 가계부 자체가 노트에서 컴퓨터로 바뀐 것일뿐 기록해야 하는 과정은 비슷하다. 대신 합계나 평균, 분석 등의 계산이나 리포트는 컴퓨터로 나와서 훨씬 더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가계부 프로그램은 PC를 켜고 프로그램을 동작시켜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다. 지출이 일어나는 시점에 바로 기록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상당한 성실함을 요구한다. 그래서 스마트폰이나 PDA용 가계부 프로그램들이 하나 둘씩 선을 보였다.

스마트폰이나 PDA용 가계부 프로그램은 대부분 유료 프로그램으로 제공되며 인기 애플리케이션이다. 일부 프로그램은 회계 프로그램에 준할만큼 상당히 강력한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나은행에서는 국내은행중에서는 처음으로 아이폰을 통한 모바일 뱅킹 프로그램인 '하나N 뱅크'를 내놓았고, 다시 이달초엔 무료 가계부 App인 '하나N 머니(HanaN Money)'를 공개했다.


하나N 머니는 기존 나와있는 스마트폰용 가계부와는 좀 다른 면이 있다. 직관적이고 아주 심플하다는 것으로 기존 프로그램들과 차이점을 설명할 수 있다. 수입과 지출을 중심으로 간단하게 정리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App을 실행시키면 가장 먼저 오늘을 중심으로 현재의 자금현황과 수입, 지출 금액과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좌측 상단엔 배터리 충전상태를 표시하듯 수입과 지출에 대해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센스까지 발휘한다. 게이지는 수입대비 지출이 늘어날수록 녹색에서 붉은색으로 바뀐다.


가계부를 사용하는 방식은 아주 심플하다. 수입과 지출 메뉴를 통해 일상에서 자주 일어나는 수입과 지출을 빠르게 입력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 항목도 수입(지출) 분류와 금액, 메모 항목으로 단순화시켰다.

지나간 날짜의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기 위한 달력도 제공한다. 기본은 오늘이 중심이지만 좌우 화살표를 통해 하루단위로 기록일자를 옮길 수 있고, 달력 부분을 터치하면 월단위 달력이 나타난다.

그러나 달력은 너무 밋밋한 면이 있다. 작은 숫자로나마 지출 합계나 수입 합계 등을 날짜별로 표시해 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수입은 녹색, 지출은 붉은색으로 표시하여 달력을 펼치면 날짜별로 나타나면 좀 더 직관적인 수입과 지출 규모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생활을 하다보면 지출이 일어나는 순간은 대부분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거나, 점심식사, 마트를 들렀을 때, 커피를 마실 때 등등 지출이 일어날 때 바로 기록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모바일 가계부에서 아주 중요하다.

하나N 머니 App은 이럴때 장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필요할때 바로 쉽고 직관적으로 자신의 수입이나 지출을 기록할 수 있어야 한다. 가계부를 성실하고 오랫동안 쓸 수 있게 하는 비결은 역시 입력의 단순함이다.


지출분류는 사용자마다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App에서 제공하는 기본(default)은 외식, 교통, 쇼핑, 주유 부터 세금/공과금까지 대부분 개인에게 일어날 예상 가능한 지출분류에서 급여, 용돈, 주식 등 수입분류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이런 분류를 사용자가 얼마든 추가하고 변경, 삭제가 가능하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차를 가지지 않은 사용자에게 주유 항목은 필요없을테니 이러한 분류 변경은 필수적이다. 이처럼 하나N 머니 App은 자신에게 맞는 항목으로 재분류가 가능하다.

또한 수입과 지출항목중에서도 자주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항목은 별도의 퀵메뉴를 구성할 수 있어서 일일히 분류와 항목을 찾아 입력하는 수고도 덜 수 있다.


꾸준하게 매일 기록하면 자신의 금전관리에 대한 리포트도 제공받을 수 있다. 분류별 수입/지출,수입/지출 변동내용을 그래프를 통해 볼 수 있다는 점도 칭찬할만한 기능이다.

리포트의 수입과 지출항목은 지난달과 이번달에 대해 막대그래프로 간단히 비교해준다. 수입/지출 변동내역은 6개월과 12개월로 볼 수 있다. 리포트는 세로모드뿐만 아니라 가로모드도 지원한다.


은행에서 만든 App이어서 그런지 간단하지만 자산관리기능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먼저 자신의 자산과 부채 항목을 기록하면 된다. 금융, 부동산, 주식,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모기지론 등의 일반적인 자산/부채 분류를 제공하며 분류는 추가 및 삭제도 가능하다.
 
사실 모바일 가계부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산관리 항목은 크게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한다. 자산과 부채에 대해 기록해 놓고 변동추이를 관리하면서, 아끼고 절약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은 좋겠지만, 특별히 실시간 금융거래(주식 등)와 연동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큰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한다.

이 부분은 뱅킹 및 홈 트레이딩 시스템과 연동이 된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다만 금융거래정보는 모바일에서 보안문제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어서 당분간은 바로 연동이 되지않을 것 같다.


찾기 메뉴는 기록한 내용을 바로 찾을 때 편리하다. 뱅킹 메뉴는 향후 하나N 뱅크와 연동되는 것을 가정하여 배치해둔 것 같다. 가계부 App에서 인터넷뱅킹으로 연결이 된다면 하나은행 거래자의 경우 편리할 것이다.

하나N 머니 App은 다른 가계부 프로그램에 비해서 제공하는 기능은 단순하고 간결한 편이다. 어쩌면 전문적이고 상세한 가계부 프로그램을 기대하던 사용자에겐 다소 실망스럽게 느껴질지 몰라도, 실용성을 중요시 한다면 하나N 머니는 훌륭한 App이다.


그러나 현재 하나N 머니 App에는 큰 단점이 하나 존재한다. 바로 가계부 데이터의 백업과 복원 기능이다. 분명 가계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었다면 가장 중요한 데이터 보관에 대한 부분은 고려가 되었어야 한다.

iPhone(iPod Touch)은 일반적인 상태에서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자신의 PC로 백업할 방법이 없다. 전적으로 App의 기능에 의존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 상태로라면 만일의 경우 하드웨어를 리셋하거나 기기의 교체, 분실 되었을 때 자신의 중요한 금융데이터는 보호받지 못한다.

iPhone에서 가계부와 비슷한 성격의 사용자 데이터를 위주로 하는 메모나 각종 데이터 관리 App의 경우 Google Docs 같은 온라인 서비스로의 연동이나 데이터를 PC로 받을 수 있도록 제공한다. 이런 기능도 안된다면 최소한 이메일로 데이터 파일을 첨부하여 백업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한다.

아마도 이 부분은 다음 업데이트에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겠다. 서비스 연동을 통해 저장하는 방식이 안된다면 다른 App들이 콘텐츠를 백업하는 방식대로 제공해야 할 것이다.


(2010년 1월 30일 업데이트로 백업이 지원된다. 웹서버 방식으로 백업과 복원이 가능하게 되었다.)


현재 App Store에 가계부 프로그램은 많다. 한국 Store의 경우 '가계부'로 검색하면 총 9개의 App이 나오며, 하나N 머니외 1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0.99 달러에서 9.99 달러로 모두 유료판매되고 있다. 그만큼 가계부 App은 모바일 기기에서 킬러앱으로 대접받는다.

하나N 머니는 간결하고 직관적인 UI와 작동법으로 iPhone(iPod Touch) 사용자들이 보다 쉽게 가계부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무료 App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기본기능을 제공하는 하나N 머니에 나의 재정관리를 맡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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