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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d 출시일이 이틀앞으로 다가온 미국 언론들은 연일 iPad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특정 기업의 제품에 대해 이토록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Apple은 1월 2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CEO Steve Jobs가 약속한 것처럼 미국시각 4월 3일 iPad Wi-Fi 버전 판매를 개시한다. 이미 예약판매로 30만대 이상 주문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Pad 출시는 기존 iPhone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07년 첫 판매를 시작했던 iPhone은 지난 3년동안 1년마다 외형은 크게 변화를 주지 않은 상태에서 기능과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로 시장에 나왔다. iPod Touch와 iPod 신제품과 Mac PC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번 iPad는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이기 때문에 기존의 신제품 발표와는 또 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iPhone에서 단순히 화면만 커진 기기일 뿐이라는 비관적인 관측도 있지만, 전자책을 중심으로 신문과 방송 등의 기존 미디어 산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다.
특히 iPad의 출시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신문과 출판업계의 관심은 출시일이 다가오자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이런 흥분감을 자신들의 미디어를 통해 그대로 알리고 있다.
대표적인 미국 주요 신문사인 New York Times(NYT)와 Wall Street Journal(WSJ)은 리뷰용으로 미리 지급받은 iPad를 통해 제품의 장단점과 특징 등을 다루며, 신문의 미래와 출판산업의 미래, 생활에 미칠 영향 등을 집중조명하고 있다.
New York Times의 iPad 분석 기사
NYT의 David Pogue는 iPad에 대한 리뷰에서 이처럼 극과 극으로 갈린 제품에 대한 반응은 처음 본다며,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이 보는 관점에서의 iPad에 대해 소개를 했다. Pouge의 관점은 그가 언급한 것처럼 극과 극을 달린다. 사용목적이나 서비스의 활용에 따라 최고가 될 수도, 어처구니가 없는 제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indle과의 비교와 하드웨어 스펙과 기능 등 주로 기술의 측면에서 다루면서 전문가들을 위한 조언과 전자책과 온라인 미디어, 생활 미디어의 활용과 편의성을 중심으로 일반인들을 위한 리뷰를 함께 실었다.
Wall Street Journal의 분석기사
WSJ은 유명 IT컬럼니스트인 Walter Mossberg가 iPad에 대한 리뷰를 올렸다. 특히 Mossberg는 iPad를 'Game Changer'라며 극찬했다. 역시 Kindle과의 비교가 빠지지 않았는데, Kindle에 비해 무겁고 지원하는 전자책의 숫자가 적다는 것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하지만 성공여부에 대한 그의 판단은 명확하지 않았다. iPhone OS의 큰 단점으로 지적되는 멀티태스킹의 미지원과 기기 자체의 애매한 포지셔닝은 성공의 중요한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USA Today의 iPad 분석기사
USA Today의 Edward Baig는 iPad에 대해 승자라고 표현을 했다. 승자라는 것은 결국 패자가 있다는 말인데 아마도 Kindle을 두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한 iPad의 Flash 미지원(플래시 동영상 재생 불가)와 USB 부재, 멀티태스킹 불가, 배터리 일체형 등 앞서 NYT와 WSJ의 입장에 보조를 맞추었다. 또 입력도구와 관련App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간단한 입력에는 용이하지만 긴 글을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업무용보다는 개인용에 더 적합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NYT, WSJ, USA Today 외에도 각종 IT 미디어와 세계 유수 언론들은 연일 iPad에 대해 분석 기사를 내놓고 있다. 이렇게 열성적인 이유는 아무래도 현재의 신문과 잡지같은 인쇄 미디어 산업에 iPad가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당장 iPad가 출시 되면 NYT와 WSJ 등은 유료 구독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뿐만 아니다. 각종 잡지와 신문사들은 신문 독자를 넓힐 수 있고, 신문과 웹사이트 외에 광고주를 모집할 수 있는 새로운 미디어 채널이 생기는 것이어서, 이들 언론의 관심이 왜 집중되는지는 금방 알 수 있다.
종합해보면 기존 신문 미디어들은 iPad의 성공에 대해 확신에 가까운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디어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무조건적인 찬사를 보내는 의견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스마트폰과 랩톱컴퓨터의 경계에서 좀 더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쉬운 미디어 기기의 탄생이라는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언론의 iPad 분석에서 상대적으로 전자책 시장에 대한 견해는 그리 중요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 단순히 Kindle에 비해 어떤 점이 장점이고 단점이라는 정도만 언급하고 있어서 전자책 리더기의 역할에 대해서는 크게 부각시키지 않고 있다.
Kindle이 전자책에 포커스를 둔 기기라고 생각하는 반면 iPad는 신문과 잡지 등을 전자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전문 기기라는 점을 강조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출판업계보다는 신문 미디어를 부각시키는 것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주요 언론들의 기술 분야의 핫이슈로 연일 iPad에 대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실 이런 언론의 홍보(기사) 아닌 홍보는 iPad의 성공 확률을 점점 높여주고 있다.
Apple은 전자책 시장에서 부담스러운 Kindle과의 직접 경쟁을 피하는 대신, 언론 미디어 특히 신문 미디어를 활용하여 iPad를 부각시키고 있다. iPad가 전자책 시장이나 게임기 시장, 랩톱 시장의 경쟁 제품이 아니라 미디어 유통과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라는 점을 각인시켜 시장에 안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직접적인 경쟁을 하게 되면 소비자의 선택과 경쟁사와의 싸움을 이끌어 내야하지만, 새로운 카테고리로 진입하면 그 분야의 독점이 되기 때문에 여론도 그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