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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Apple의 Tablet PC인 iPad의 출시 후 여러 국가 사람들이 미국에서 제품을 구입하여 자국으로 가져갔다. 머지않은 시기에 Apple이 정식으로 해외 판매용 제품도 내놓을 것이라고 했지만, iPad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 개인과 개발 기업 관계자들에 의해 여러 국가로 판매되었다.

국내에도 출시 초기부터 개인들과 일부 기업들, 구매대행업자들에 의해 소량의 제품들이 국내에 반입되었다. 그러나 최근 이런 움직임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전파인증 관련 법안을 근거로 해외에서 반입되는 iPad의 국내진입을 완전히 차단한 것이다.

iPad에서 전파인증을 받아야 하는 항목은 Wi-Fi와 Bluetooth다. 이는 해외 제품 뿐만 아니라 국내 제조 제품도 마찬가지로 전파인증을 받아야 한다. 모두 제조사에서 관련 자료를 중앙전파연구소 등에 제출하여 전파인증(MIC)을 받아야 한다.

관련된 정책을 총괄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주 관세청에 공문을 통해 iPad 수입을 전면 금지하도록 요청했다. 따라서 우편물에 의해 국내로 반입되는 것은 모두 반송처리 되고, 개인이 소지하여 가지고 들어오는 경우 선인증이 되지않았다는 이유로 세관에 의해 강제 보관처리된다.
 
사실 iPad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는 이스라엘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번째다. 지난 15일 WSJ의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iPad 반입금지를 결정하여 공항에서 iPad 20여 대를 압수했다고 한다. 이유는 iPad의 Wi-Fi 사용 주파수가 이스라엘 규격과 맞지않아 다른 기기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조치는 2주만인 현지시간 25일에 철회되었다. 이스라엘 통신부와 Apple, 관련 연구소 등과 협의한 결과 iPad의 Wi-Fi 주파수가 다른 기기를 교란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이스라엘 내 반입을 허용했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조치와 달리 우리나라는 당분간 iPad 수입금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iPad에 형식승인과 전파인증 등 정식 통관절차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iPad의 형식승인과 전파인증을 받을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기에 Apple이 나서서 정부에 승인을 받지않으면 어떤 식으로든 iPad를 반입하거나 운용(소지 및 사용)하는 것은 불법으로 규정된다. 법에 따르면 승인받지 않은 미인증 기기의 사용 적발시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으며 최대 2천만원까지 가능하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이번 iPad 수입금지 조치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외산 휴대폰, 컴퓨터 등 전파를 이용하는 다양한 전자기기들이 개인들에 의해 국내에 반입되었으며, 관계기관에서는 특별히 제지하지 않았다. 물론 이런 제품들의 일시적인 대규모 반입은 없었다.

국내산업 보호 및 국제무역마찰 등을 줄이기 위해 국내 관련법을 적용하는 것은 방송통신위원회 고유의 권한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 자체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왜 유독 iPad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처리를 고수하느냐 하는 문제는 소비자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다.

iPad는 최근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 IT업계의 화제거리다. iPhone이 국내 수입되어 여러가지 화제를 뿌렸던 전력이 있는 Apple의 신형 제품이기 때문에 관심은 더더욱 높아진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얼리어뎁터 뿐만 아니라 기업들과 일반 소비자들까지 iPad에 대한 관심과 구매로 이어지자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판매를 목적으로 들여오는 것은 분명한 관세법상 국내법을 따라야 하는 조치이므로 이해가 되지만, 개인 목적으로 휴대반입 또는 우편반입을 막는 것은 광범위한 반입러시를 막기위한 조치로 보여진다.

국내에서 iPad 반입관련 논란이 계속되면 조만간 방통위도 후속대책을 내놓을 것 같다. 다른 기기와 다르게 반입제한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경우처럼 정부와 관련기관이 대응하면서 문제가 해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약 보름 후인 5월 10일부터 해외 판매가 개시되면 iPad 반입과 관련된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여 그 전에 어떤 식으로든 반입과 관련된 문제는 정리가 될 것 같다.

5월 10일 해외 판매가 개시되더라도 캐나다, 영국, 독일, 호주, 일본 등 9개 주요 국가에만 한정되어 있어, 올해 연말에나 정식 수입에 대한 기대를 걸 수 있는 우리나라는 예비 iPad 수요자들의 지루한 기다림이 필요할 것 같다.

현재까지 외신을 통해 알려진 iPad 반입금지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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