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급이 눈에 띌 정도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요즘이다. IT 뉴스에는 새로운 스마트폰 출시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이야기로 넘쳐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도 글로벌 플랫폼 대결 구도에 참여하게 되면서 스마트폰붐이 계속 번져가고 있다.

Google Nexus One


합병 1년을 맞은 KT는 5월 31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유무선이 통합된 KT의 지난 1년간 합병에 대한 성과와 설명이 있었고, 이어 Google폰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Android폰인 Nexus One의 국내 출시를 선언했다.

지난주 코엑스에서 열린 WIS 2010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폰이 출시되었고, 주류는 바로 Android와 iPhone이었다. 국내 출시중이거나 출시예정작들은 iPhone, HTC의 HD2(Windows Mobile 6.5)와 삼성전자의 첫 바다폰을 제외하고는 모두 Android폰이었다.

삼성전자, LG전자, SKT 모두 주력은 Android폰이었다. 팬텍은 SKT를 통해 선을 보였지만, 국내 주요 휴대폰 단말기 제조사는 모두 Android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시장에는 디자인 위주의 신형 피처폰 모델은 거의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피처폰(일반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이동은 작년에 이어 올해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작년까지만해도 국내에서 스마트폰은 Microsoft Windows Mobile 기반의 터치폰이 전부였으며, 연말에 Apple iPhone이 KT를 통해 판매되면서 본격적인 스마트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오래가지 못할 것 같던 iPhone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의 전략도 바뀌게 되었다. 피처폰 중심의 전략에서 스마트폰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며, 이통사 역시 음성통화시장 중심에서 데이터서비스시장 중심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삼성전자 Galaxy S


iPhone으로 인해 삼성전자는 SKT와의 연대가 강해졌고, 반면 iPhone을 가진 KT는 스마트폰 라인을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LG전자와 팬텍도 피처폰 중심에서 Android를 중심으로 스마트폰시장으로의 이동이 가시화 되었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급격한 쏠림현상이 벌어지면서 내수용 단말기 시장은 Android폰과 iPhone으로 양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텍 등 국내 제조사 중심의 단말기 공급에서 Motorola, HTC, Sony Ericsson, Nokia, RIM 등의 해외 제조사의 국내 진출 또는 재진입도 활발해졌다.

기존 국내 이동통신 사용자들은 3사의 국내 대표 이통사의 관리하에 단말기를 공급받았다. 이통사 중심의 단말기 전략과 요금제 등 철저한 관리속에 제품이 나왔고, 소비자들은 선택권이 제한되었다.

이제까지 신형 단말기가 출시되면 의례 제조사의 UI와 이동통신사의 UI가 혼재되어 나왔고, 한국형 서비스로 고착되어 제공되었다. 통신사만의 시각으로 포장된 UI가 오랜 기간 우리의 휴대폰 단말기를 지배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이동통신사의 고객 지배력이 떨어지게 되었다. 우리 제조사만의 플랫폼이 아닌 글로벌 제조사 및 개발사의 모바일 OS는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단말기 제조사 뿐만 아니라, SKT, KT, LGT 등의 이동통신사가 파고들기에는 힘든 상황이 되었다.
 

다양한 스마트폰 플랫폼 단말기


단말기 앞면에는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브랜드명칭이 사라지거나 플랫폼 로고로 바뀌었으며, 의례 적용되던 통신사만의 고유 UI 탑재도 쉽지 않아졌다. 특히 iPhone이나 BlackBerry 등은 단말기에 이동통신사의 입김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모습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동통신사가 단말기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시장에 공급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UI나 서비스를 통한 소비자의 자사 서비스 Lock-in 효과를 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말기의 사용자 경험(UX)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동통신사만의 고유 UI 플랫폼, 번들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이 신제품에도 고집스럽게 들어가 있는 이유였다.
 
문제는 글로벌 스마트폰 플랫폼에서는 이런 고유 UI를 제공하는 것이 힘들어졌다는데 있다. 그나마 Android는 오픈 플랫폼 형태로 제공되면서 이통사나 제조사의 개입여지를 남겨 두었지만, iPhone, BlackBerry 등은 거의 개입의 여지조차 없다.

HTC의 Sense UI가 탑재된 Incredible


Motorola의 경우 Android폰에서 Motoblur 라는 고유의 UI 플랫폼을 가지고 있으며, HTC 역시 Android폰에서 Sense 라는 고유의 UI를 가지고 있다. 비록 두 회사의 단말기들이 같은 Android라는 플랫폼이지만 제조사 고유의 UI를 넣어 자사의 서비스 연동이나 UX를 동일하게 가져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플랫폼을 채용한 제품들이 쏟아지면서 소비자들의 단말기 적응이 빨라지고 있다. 피처폰에 비해 복잡하게 느껴지는 것은 오래가지 않는다. 단순히 전화걸기와 받기에 익숙해져 있던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접하면서 겪는 혼란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플랫폼에 대한 익숙함으로 사라지게 된다.

단말기에서 생성되거나 관리되는 데이터는 점점 클라우드로 옮겨지고 있으며, 이메일, 주소록 등도 스마트폰에서 표준화되어 특정한 단말기에 고착되지 않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굳이 데이터나 UI의 익숙함을 이유로 같은 제조사의 단말기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통상 소비자들의 단말기 소유기간이 보조금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보통 2년 정도가 라이프사이클로 인식이 되고 있다. 앞으로는 단말기 자체의 고유한 하드웨어 기능 외에는 같은 플랫폼을 따라 단말기를 바꾸는 습관이 정착될 것 같다. 플랫폼만 같다면 기계의 성능이나 제공되는 기능에 따라 단말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2년 단위의 계약으로 유지되는 단말기 라이프사이클은 스마트폰 플랫폼에 익숙해지는 고객에게는 타플랫폼으로의 이전이 쉽지않게 된다. 얼리어뎁터층이나 젊은 소비자층은 플랫폼의 이전이 어렵지 않겠지만, 30후반 이상의 중장년층은 플랫폼 이동에 소극적이기 때문에 첫 스마트폰의 플랫폼이 아주 중요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플랫폼의 스마트폰에 익숙해지기 위한 시간이 피처폰에 비해 길기 때문에, 교체시기가 되어도 스마트폰 플랫폼을 바꾸는 것에 인색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초기 스마트폰선택에 있어서도 사용상의 용이함과 직관적인 UI, 편리한 스토어 사용법 등이 중요한 관건이 된다.


SKT가 Android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조사 브랜드는 넓히되, 스마트폰 플랫폼은 Android를 중심으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이 보이기 때문이다. 20여종이 넘는 다양한 Android를 내놓겠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Android를 시장에 친숙한 플랫폼으로 인지를 시키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함을 제조사의 다양한 모델로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젊은층에서 중장년층까지 하나의 플랫폼 위에서 기능과 디자인이 다양한 스마트폰을 공급한다는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Android폰을 사려면 SKT를 찾게 만들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는 것이다.

KT가 iPhone 이후 뚜렷하게 후속 스마트폰 모델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삼성전자라는 외부 요인이 가장 크지만, iPhone의 예상 밖의 인기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얼마전 판매 6개월만에 70만 가입자를 넘긴 iPhone의 위력이 예상보다 크기 때문에 고객을 지키기 위해서 차세대 iPhone을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부담까지 느끼고 있다.

KT도 iPhone 외에도 Android, Symbian(Nokia) 단말을 모두 가져가는 전략을 펼치고 단말기나 플랫폼이 아닌 서비스, 요금제, Wi-Fi 정책 등으로 가져가고 있지만, 여전히 iPhone이 대표 스마트폰 제품으로 굳어있다. 이는 KT에게 위기일 수도 있지만 장점으로 바뀔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첫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계속해서 자사의 고객으로 묶어두려면 약정 기간인 2년내에 대표 스마트폰 사용자의 숫자를 늘이는 것이 아주 중요해진다. 현재의 상황대로라면 KT는 iPhone에 SKT는 Android에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KT 입장에서 Android를 놓칠 수는 없는 입장이다. Apple이라는 단일 브랜드의 단말기로는 위험이 크기 때문인데, 국내 단말기 제조사의 탑브랜드는 경쟁사와 밀접하게 움직여서 결국 해외 단말기를 가져오는 강수를 뒀다. Nexus One이 대표적이며, 향후 Motorola나 HTC의 제품도 적극 공급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이통사와는 다르게 제조사 입장에서도 스마트폰 플랫폼은 중요하다. 자사 고유의 UI를 탑재하여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려면 고객의 입맛에 맞는 플랫폼으로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바다 플랫폼도 피처폰과 스마트폰의 중간에서 최대한 친숙함을 전달하기 위한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바다 플랫폼을 탑재한 단말기는 기존 스마트폰 플랫폼의 복잡하고 어렵다는 인식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여기에는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적인 이슈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 대중화에 걸림돌 중의 하나는 바로 단말기 가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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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서 늘어놓은 긴 이야기의 결론은 바로 이거다.

국내든 해외든 스마트폰이 본격적인 붐을 일으키고 있는데, 앞으로의 스마트폰 경쟁은 초기 2년 사이의 시장 점유율 싸움에서 판도가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유는 소비자의 스마트폰 적응능력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Microsoft의 Window Phone 7의 입지는 시장 공개 시점이 늦으면 늦을수록 불리하며 앞으로 시장진입의 변수도 더 많아지게 된다. 또한 소비자의 첫 스마트폰으로 선택되는 플랫폼의 점유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다음 버전의 제품 구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 예측 가능한 것은 SKT는 iPhone을 도입하게 되면 KT에게 혼란이 되겠지만, 결코 자사의 Android 전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KT는 이런 이유로 반드시 iPhone 제품을 공급해야 하며, 상대적으로 Android는 차선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결국 앞으로 SKT가 iPhone 도입 가능성은 낮고, KT 역시 Android에 집중하기는 힘들 것이다.

요즘의 스마트폰 단말기 경쟁은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접하는 고객을 확보하기위한 경쟁이다. 결국 이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동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피처폰과 달리 스마트폰은 사용과 활용법에 적응하면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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