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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싸이월드(Cyworld) 서비스가 시작되었을 때 초기에 가입했었다. 당시 대학교 동아리 후배들과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클럽 커뮤니티로서 그리고 미니홈피라는 사용하기 편리한 개인 홈페이지 기능에 이끌려 사용했었다. 그러나 한동안 열심히 사용하다가 몇 년 전부터 방치되기 시작했다.

그 동안 성공한 벤처였던 싸이월드는 SK Communications(이하 SK컴즈)에 인수되고 SK 그룹의 IT 서비스로 탈바꿈 하였다. 작년부터는 엠파스, 네이트와 합쳐져서 SK컴즈 Nate의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용하지 않는 SNS 서비스를 계속 방치하는 것도 찜찜했고, 대부분의 싸이월드 지인들이 휴면 상태여서 작년 가을에 서비스를 해지하려고 마음 먹었다.

싸이월드에는 도토리라는 가상화폐가 있다. 싸이월드가 수익을 내는 중요한 수단이 바로 도토리인데, 싸이월드에 미니홈피를 가진 분들 상당수는 도토리를 구입하거나 선물받아 봤을 것이다.

나 역시 미니홈피를 꾸미고, 배경음악을 설치하는 용도로 몇 차례 도토리를 충전했다. 이동통신사 자회사로 편입되어 그런지 휴대폰을 통한 결제나 카드결제 등 아주 쉽게 도토리를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서비스 해지를 하려고 하니 남은 도토리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미 구입한 약 10여곡의 음원의 경우도 다른 곳에서 사용할 수 없을까 하여 방법을 알아봤다. 결국 답을 찾지 못해 서비스 헬프데스크에 문의 하게 되었다.


그림과 같은 간단한 질문을 보냈다. 서비스 해지시 남은 도토리의 쓸모가 없어졌고, 얼마되지는 않지만 환불 받고 싶었기 때문이고, 그 절차를 물었다.


그러나 돌아온 답장에는 이해할 수 없는 방침만 고지하는 수준이었다. 우선 많은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휴대폰결제, 전화결제, 신용카드결제는 당월에 결제한 내용만 환불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 충전후 도토리를 지출하지 않은 상태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이 모두 만족해야만 환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도토리 구입은 하였으되 사용했으면 안되고, 그것도 한달 이내의 환불요청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나는 환불조건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3만원어치 도토리 구입을 해서 몇 백원어치 사용하고 남은 돈을 돌려받으려면 안된다는 것이다. 만일 사용하지 않아도 한달이 지나면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네이트의 도토리충전소 사이트(http://dotori.nate.com)의 유료서비스 약관에는 헬프데스크의 답변과 다른 내용이 안내되어 있다.

이용자가 충전한 도토리 중 사용하지 않은 잔액은 환불받을 수 있으며... 도토리 잔액 중 회사로 입금이 확인된 도토리에 대한 환불은 현금으로 지급함을 원칙...

라고 되어 있다. 10%의 환불 수수료를 받으며 가능하다고 되어 있는데, 이렇게 된다면 SK컴즈에도 손해가 가지 않는 구조다. 또한 잔액분에 대해 현금으로 지급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 사실은 이미 탈퇴를 끝내고 어제서야 알게 된 것이다. 나는 작년 11월 도토리 환불이 불가능 하다는 위 그림에 있는 헬프데스크의 메일을 받고, 지인에게 도토리를 선물하고 탈퇴했다.

2010/07/27 - 불신만 남긴 네이트의 MAC주소 수집 안내 소동

갑자기 도토리 문제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것은 며칠전 SK컴즈의 사용자 MAC주소 수집 소동 때문이었다. 결국 발표 며칠만에 없었던 일로 끝났지만, 이때 이미 많은 사용자들이 서비스 탈퇴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처럼 남은 도토리 환불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었는데, 일부 사용자는 환불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약관을 근거로 가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 문제를 알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분명한 것은 환불탈퇴에 따른 도토리 환불에 대한 입장을 물었을 때 헬프데스크는 조건을 열거하며 환불불가라는 입장을 은근히 내게 강요했다. 그러나 약관에 명시된 환불에 대한 규정은 헬프데스크의 답변과 달랐다.

더 자세한 확인을 하지 않은 것은 그런 답변에 대한 믿음(SK컴즈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기업 자회사에서 운영하는 것인데' 라는 그런 쓸데없는 믿음 때문이었다.

결국 종합하면, 환불을 요청하는 고객에겐 거의 불가능한 환불조건을 들어 환불해 주지 않고, 약관을 들어 항의하는 고객에게는 환불을 해주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나처럼 헬프데스크의 답변으로 도토리 환불불가를 통보 받은 분들이 많을 것이다. 약관에는 헬프데스크의 환불불가 답변에 대한 근거가 전혀 없다.

또 한가지, 싸이월드는 왜 탈퇴회원에게도 약관변경 관련 메일을 보내는지 모르겠다. 탈퇴한 회원의 정보(이메일 정보)도 보관하는 것인가? 지난번 MAC주소 소동 때 그랬지만, 탈퇴한 회원에게도 여전히 메일을 보내고 있다.


지난 7월 26일 받은 메일에는 '7월 22일 기준으로 싸이월드에 가입되어 있는 모든 회원들을 대상으로 발송'이라고 되어 있다. 이 상황은 탈퇴가 되었다는 것인가 아닌 것인가?


혹시나 싶어 다시 확인해 보았지만 위 그림과 같이 회원이 없다고 나온다. 그럼 내게 왜 회원들에게 보내야 할 메일을 보낸 것인가?

MAC주소 수집 관련 약관변경공지가 왔을 때만 해도 찜찜했었다. 하지만, 도토리 환불 정책에 일관성이 없고, 일방적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포스팅을 결심했다.


원칙이 없는 것인지, 아님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SK컴즈는 믿음이 안간다. 회원이 충전한 도토리를 돌려줄 때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주지 않으려는 자세를 보면서, 그것도 근거도 없는 조건을 내세운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처사다.

네이트온만 아니었으면 완전히 탈퇴하려고 마음 먹었지만, 아쉽게도 다음으로 미루어야 했다. 고객을 얻기는 어렵지만 잃기는 아주 쉽다는 사실을 SK컴즈는 잊지 말아야 한다.

추가) 8월 6일 14시 추가

오해를 풀자며 글 쓰신 SK컴즈 직원분... 제가 다시 댓글달자마자 자진삭제하셨는데, 이건 알릴 필요가 있겠네요. 관련 업무에 종사하셨던 직원분부터 이런 자세니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 아니겠습니까?


금융거래정보 보관과 탈퇴한 회원에게 회원이라고 약관 개정 메일 보내는 것은 엄연히 다른 얘기죠. 그리고, 내부 수수료 문제로 도토리 환불에 대한 것이 정당한 것처럼 추측한 내용. 오히려 귀하의 말씀으로 더욱 불신이 생겼습니다.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회사 IP 타고와서 하지 마세요.

트위터, 페이스북과 비교라... 그래서요?

제가 너무 오해했나요? 뭘 지켜보라는거죠?

그래도 회사를 위해 염려하는 귀하가 조금 걱정되어 IP 끝부분은 지웠습니다.

2년전에도 직원분의 댓글로 이슈가 있었는데, 모르셨다면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 http://cusee.net/2461682

추가) 8월 10일 오후 17시

SK컴즈의 공식입장을 담은 메일이 도착하였습니다. 다음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10/08/10 - 싸이월드 도토리 환불에 대한 SK컴즈의 공식입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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