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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iPad 발매 후 5월 25일 미국 IT 전문지 Wired는 iPad용 유료 버전을 내놓았다. Pixar의 Toy Story를 표지로 내세운 이 버전은 판매개시 24시간만에 2만 4천부 판매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iPad가 나오기 전부터 iPhone용 잡지판매 시도는 많았지만 Wired처럼 열광적이지는 않았다. 9.7인치의 넓은 화면을 가지고 전자책도 읽을 수 있는 iPad와 잡지와의 만남은 환상적인 궁합으로 여겨졌다.

6월까지 10만 카피 이상을 판매하여 잡지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 올랐던 Wired는 7월에서 9월까지는 평균 31,000 카피, 10월, 11월에는 각각 22,000 카피와 23,000 카피를 판매했다. 인쇄용 잡지는 10월 11월 합해서 13만권 정도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발매 당시에 iPad용 유명 잡지가 없던 상태에서 Wired는 큰 인기를 끌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량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지난 6개월간의 추이보다 앞으로의 판매량이 어떻게 될 것인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당분간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는 없을 것 같다.


Wired뿐만 아니다. 미국 연예정보 잡지인 Vanity Fair도 8월에서 10월 평균 판매량이 10,500 카피였는데, 11월에는 8,700 카피로 판매량이 줄었다. Glamour도 9월(4,301)에 비해 11월(2,775) 판매량이 35% 정도 줄었고, 남성 잡지 GQ는 5월에서 10월 평균 13,000 카피에서 11월에는 11,000 카피로 줄었다.

이처럼 알려진 판매부수는 ABC에 보고된 집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판매부수를 공개하지 않는 나머지 디지털 잡지들 역시 판매량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당초 기대와 달리 iPad용 잡지의 판매량의 감소는 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Mashable은 다음과 같은 원인으로 iPad 잡지 판매가 줄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Mashable의 주장에 기반하여 본인의 의견을 추가했다)

1.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격

현재 iPad용 잡지의 App Store 가격은 편당 3.99 달러와 4.99 달러에 책정되어 있다. 인쇄용 잡지의 가격을 보면 Wired 1년 정기구독료는 Amazon에서 10 달러다. Vanity Fair 역시 년간 15 달러에 정기 구독이 가능하며, GQ는 12 달러, Esquire는 5 달러에 불과하다.    

인쇄 잡지에 비해 비싸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는 금액이다. 인쇄잡지에는 없는 비디오나 특수 효과가 가능하지만 한 편에 연간 정기 구독료의 절반에 가까운 가격은 장벽으로 작용한다.

iPad용 버전의 별도 개발이라는 부담은 있겠지만, 인쇄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분명 지금보다 가격은 내려가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2 달러 이하가 적당할 것으로 보인다.

2. 잡지 노출의 부족

App Store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는 방식의 문제점도 판매량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iBook Store에서 판매가 가능하든지 아니면 별도의 잡지 코너가 만들어지지 않는 한 다른 일반 App들에 섞여 판매되는 방식은 잡지 판매에 부정적이다.

흔히 잡지는 정기 구독자에 의한 판매도 많지만, 가판대에 놓여진 표지나 서점 코너의 샘플을 통해 판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노출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App Store의 현재 판매 방식으로는 노출의 한계가 있다.

2010/11/25 - iOS는 정기구독 시스템을 지원할 것인가?

얼마전 Apple와 News Corp.의 프로젝트를 통해 iOS에서 정기 구독 시스템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소개한 적이 있는데, 이런 시스템의 도입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3. 혁신성의 결여

인쇄 잡지의 모습을 그대로 Tablet으로 가져가는 방식은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잡지사들이 알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쇄 잡지와 달리 iPad같은 멀티미디어 기기를 이용한 잡지는 뭔가 달라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 기술을 활용한 사례 (Wired)


멀티미디어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여 잡지가 보여줄 수 없었던 비디오나 애니메이션 등을 활용하거나 시각과 청각 등을 통해 전달할 수 있다면 인쇄 잡지가 아닌 미디어 잡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인 웹사이트 링크나 3D 그래픽의 활용 등은 잡지를 더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iPad용 잡지의 대부분은 이런 부분들을 간과하고 있으며, 인쇄잡지의 콘텐츠 그대로를 iPad로 옮긴 수준에서, 판매량이 왜 떨어지는 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4. 잡지 사이즈(용량)는 부담스럽다

종이 인쇄와 달리 iPad 잡지는 전달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잡지의 사이즈다. Wired의 첫 에디션의 용량은 500MB에 육박했다. 모바일 기기에서 다운로드 받기에는 다소 부담이 가는 용량이다.

주간지인 The New Yorker의 첫 에디션은 173MB로 매주 받아두고 본다면 다른 콘텐츠와 함께 저용량의 iPad로는 감당하기 힘들 수 있다. iOS의 특성상 기기 밖으로의 백업은 iTunes가 유일한데 모바일과 잡지의 특성상 콘텐츠의 백업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큰 사이즈의 잡지는 3G에서의 다운로드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가 되며, 결국 이는 잡지 구매 포기를 불러올 수 있는 부분이다. 필요한 기사만 선별적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하거나 좀 더 빠르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 방법이 제공되어야 한다.

뉴미디어 시장은 어둡지 않다

iPad용 잡지의 판매량 감소를 너무 우려스럽게 바라볼 필요는 없다. Wired의 반짝 성공이 잡지와 신문 등의 전통 미디어 사업자들에게 강한 기대감을 불어넣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에 따라 너무 섣부른 예상을 했었고, 어느정도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문제는 소비자의 미디어 소비행태 연구에 있다. 2011년은 더 많은 Tablet 컴퓨터가 판매될 것이며, Tablet을 생산성 도구로뿐만 아니라 콘텐츠 소비도구로서도 주목 받을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기기의 활용과 더불어 소비행태의 변화가 분명히 동반될 것이기 때문이다.

iPad같은 Tablet 컴퓨터 외에 Amazon의 Kindle 판매량이 꾸준한 것 역시 잡지나 신문의 뉴미디어 서비스에 대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다만, 앞서 Mashable의 지적처럼 극복해야할 과제는 분명이 있다.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연구와 실험이 계속 따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바일 광고, 새로운 경험의 제공, 다양한 콘텐츠, 판매와 홍보 시스템의 단순화 등은 출판 미디어 업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시장의 변화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자세보다 업계 자체의 연구와 노력이 더 있어야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 : http://mashable.com/2010/12/29/ipad-magazine-sales-dec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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