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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더 빠르게 전자책이 종이책 판매량을 앞질렀다. 지금 Amazon.com에서는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 Amazon은 지난 1월 27일 분기 실적 보고 자리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Amazon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Kindle에서의 전자책과 종이책(Paperback Book)의 판매량이 115대 100 비율로 전자책이 더 많이 팔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서점에서 일어난 일로 출판업계에 의미있는 기록이 될 것 같다.

이미 Kindle 전자책은 양장본(Hardcover Book) 판매량은 넘어선 상태다. 올 초를 기준으로 전자책은 양장본 판매량의 세 배를 넘겼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일반 종이책(양장본에 비해 싼 가격으로 판매)이라고 할 수 있는 페이퍼백(Paperback Book) 판매량을 넘어섰다는 소식은, 이젠 Amazon이 완연한 전자책의 시대로 돌입했다는 것을 말한다.

1995년 설립된 Amazon이 유명해진 것은 바로 종이책 때문이었다. 일반 대형서점에서 구하기 힘든 책도 Amazon에서는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입소문을 탔고, 세계 최대의 온라인 서점이라는 자리에 올랐다.

2007년 11월 처음으로 Amazon 자체 전자책 리더기인 Kindle을 발표하면서 전자책 사업에 매진했다. Kindle 이전에 전자책 리더기 시장은 Sony를 비롯한 업체들이 이끌고 있었으나 그다지 빛을 발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Apple iPhone이 잠자던 스마트폰 시장을 깨운 것처럼 Kindle은 전자책 시장에 온기를 불러 넣었다.


2010년 8월 출시된 Kindle 3는 Wi-Fi 버전이 139 달러, 3G 버전이 189 달러로 가격도 초기 판매가에 비해 대폭 낮아졌다. 초기 Kindle의 가격은 399 달러로 현재 판매가의 2배를 훌쩍 넘은 금액에 판매되었다. 합리적인 기기 가격은 전자책 판매량 증가로도 이어졌다.

출시 만 3년이 넘은 Kindle의 정확한 판매량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Amazon은 이제까지 판매된 Kindle의 숫자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 어느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까지 약 800만 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indle 3의 경우 출시 후 1백만 대가 넘었다고 Amazon은 이야기 하고 있다.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전자책은 약 81만 권으로, 작년 6월에 63만 권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빠른 속도로 전자책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indle 판매량은 전자책 출판량의 증가와도 관계 있으며, 반대로 Kindle 판매량의 증가는 전자책 출판의 증가로 이어지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2010년 Apple iPad가 출시되면서 Kindle 판매량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관측되었으나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었다. iPad가 장시간 전자책을 읽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기기의 무게나 전자책 수량 등에서도 Kindle이 월등히 앞섰고, 너무나 다양한 기능을 가진 iPad는 전자책 리더기가 아닌 Tablet 컴퓨터로 자리를 잡는 바람에 Kindle과의 경쟁에서 비켜서게 되었다.

Amazon 전자책은 일반 종이책에 비해 저렴하고, 언제 어디서나 구입이 가능하며, Kindle에 충분한 분량의 책을 담아둘 수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책을 읽는 본연의 도구로서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도 Kindle의 장점이다. 이런 장점은 Tablet 컴퓨터와의 경쟁을 비켜갈 수 있는 차별점이 되었다.

그러나 Amazon도 차세대 Kindle에는 컬러 디스플레이나 다른 멀티미디어 기능을 수용하여 Tablet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다. 현재 Kindle의 장점을 가져가면서 이미 공고하게 굳혀진 온라인 북스토어를 내세운다면 기기와 전자책 판매량은 누구도 따라오기 힘들 것 같다.

미국 Amazon의 사례를 보면 전자책의 시대가 가까이 왔음을 알 수 있는데, 국내 환경은 그렇지 못하다. E-Ink를 사용하는 Kindle Like한 제품들이 여러 종류 출시되었지만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턱없이 부족한 전자책 수량에 있다.

책종류가 제한된 서점에 들어선 고객과 같이, 구입하여 읽을 책이 없다는 점은 국내 전자책 시장의 한계로 이어졌다. 출판사들이 조금씩 전자 출판에 관심을 가지고는 있지만, 중대한 결단이 따르지 않는다면 전자책 시장은 더디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종류의 전자책 출판이 늦어지면서 판매되는 전자책 리더기의 가격도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국내 시장은 더욱더 차가워지고 있다. Amazon 전자책 인기의 비결은 뭐니뭐니해도 풍부한 전자책 종류와 수량에 있다는 점은 우리의 전자책 리더기 업체들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전자책 출판의 시대로 접어들면 전통적인 종이인쇄 시장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기존 출판사들의 전자책 시장 참여가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종이인쇄 시장의 쇠락이며, 이에 대한 두려움이다. 무형의 자산인 전자책에 대한 반감과 두려움을 깨지 못한다면 전자책 시장은 요원한 소리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Amazon이나 iTunes같은 디지털 콘텐츠 판매의 구심점이 없다는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기기 제조사, 온라인 서점, 일부 신문사 위주의 전자책 판매 플랫폼은 상호 호환은 물론 적절한 판매 체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다. 능력있는 플랫폼 사업자의 출현도 우리 전자책 시장에 있어서도 중요한 숙제다.

Amazon의 전자책 판매량이 일반 종이책 시장은 넘어섰다는 것은 인쇄 출판 시장에서 중요한 사건이다. 수많은 서점이 문을 닫고,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책을 어떻게 소비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Amazon의 사례를 보면서 추측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사람들의 책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 Amazon Press Release
http://phx.corporate-ir.net/phoenix.zhtml?c=176060&p=irol-newsArticle&ID=1521090&high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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