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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주는 위력은 의외로 크다. 지난 16일자 미국 National Enquirer의 보도를 인용하여 Apple CEO Steve Jobs가 앞으로 6주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는 소문은 IT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충격적이었다.
사실 처음에 이런 보도가 국내 주요 언론 매체를 탔을 때 의심스러웠다. 다른 것보다 National Enquirer(내셔널 인콰이어러)라는 미디어의 보도라는 점 때문이었다. National Enquirer는 소위 말하는 미국 황색 저널리즘의 대표 주간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1
지난 1999년 미국 클린턴 대통령의 이혼설 및 억만장자 부인과의 스캔들, 유명 영화배우이자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혼외정사 스캔들, 부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섹스 스캔들, 여배우 카메론 디아즈의 외도설 등 주로 자극적이며, 근거가 없는 '카더라'식의 가십성 소문 기사를 내는 잡지로 악명이 높다.
가판대 판매하는 타블렛 잡지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유명인들에 대한 충격적인 소문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는 것이 National Enquirer의 특기다.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사진을 조작하거나 신빙성없는 관계자의 증언을 들어 엉뚱한 기사를 내놓기 일수다.
Steve Jobs의 앙상하게 마른 모습과 구부정한 뒷모습 사진을 실어놓고 Steve Jobs가 길어야 6주를 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으니 이번엔 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언론들이 많았나 보다.
우리로 말하면 '썬데이 서울'이 잘 나가는 대기업 왕회장의 6주 시한부 인생설을 단독 보도한 것과 비슷하다. 주요 언론들도 모르는 사실을, 그것도 단독으로 업계에 아주 중요한 인물의 운명에 대해 논하였으니, 단번에 대단한 뉴스거리로 떠올랐다.
보도가 나왔을 때 이미 일부 언론과 블로그 등에서는 National Enquirer의 행적을 들어 믿을만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주장을 했지만, 그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작을 수 밖에 없었다. National Enquirer의 주장에 맞설 확실한 근거를 제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언론의 습성상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Steve Jobs가 건강하게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보다는 거의 다 죽어 간다는 스토리가 관심을 끌기엔 좋은 소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삼류 잡지의 추측성 보도를 그대로 실었다.
어떤 미디어는 한술 더 떠서 Steve Jobs 사후에 대해 논하며, Steve Jobs 위중설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17일자 우리나라 주요 언론들은 Steve Jobs의 6주 시한부설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미국 현지시각 1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실리콘밸리를 방문하여 저녁에 Woodside에서 Steve Jobs를 비롯한 주요 IT 기업 CEO와의 저녁 식사 자리를 가졌던 당시 회동 사진이 공개되었다.
비록 뒷모습이긴 하지만 Steve Jobs의 모습도 나왔고, 낯익은 실리콘밸리 유명 CEO들의 모습이 함께 보였다. 오른손에 와인잔으로 보이는 유리잔을 들고 있으며, 왼손을 식탁에 얹은 Jobs의 모습에서 어떤 이상한 느낌도 받지 못했다. 생의 6주만을 남긴 50대의 모습은 분명 아니었다.
생을 마감할 사람이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기업 CEO 저녁 만찬 자리에 참석하고 있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6주 시한부설이 사실이라면 지금쯤 꼼짝없이 병원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한다.
또한 지난 달 병가를 낸 후 최근 Apple Cupertino 캠퍼스에 모습을 보였다는 보도는, Steve Jobs의 위중설은 소문이 아니라 거의 소설 수준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소식이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IT 기업 CEO의 위중설, 특히 Apple에게는 상당한 위기에 해당하는 큰 일이기 때문에, 기업이 차기 CEO를 바로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든지 대책 마련에 나섰을 것인데, 그런 움직임이 없었다는 것도 Steve Jobs의 위중설이 근거가 없다는 증거가 될 수 있었다.
17일 Woodside에서의 저녁 식사 자리에는 Steve Jobs 외에도 Eric Schmidt Google 회장, Larry Ellison Oracle CEO, Facebook 창업자 Mark Zuckerberg, Yahoo CEO Carol Bartz 등 세계 IT를 움직이는 유명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미국 대통령이 실리콘밸리 대표 CEO들에게 고용확대를 주문하는 자리에 Steve Jobs가 참석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결국 National Enquirer의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Steve Jobs의 6주 시한부설은 다시 이틀만에 백악관의 공식 사진 한 장으로 정리가 되었다. Steve Jobs는 아직 건재하며 위중하지 않다.
사실 처음에 이런 보도가 국내 주요 언론 매체를 탔을 때 의심스러웠다. 다른 것보다 National Enquirer(내셔널 인콰이어러)라는 미디어의 보도라는 점 때문이었다. National Enquirer는 소위 말하는 미국 황색 저널리즘의 대표 주간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1
지난 1999년 미국 클린턴 대통령의 이혼설 및 억만장자 부인과의 스캔들, 유명 영화배우이자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혼외정사 스캔들, 부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섹스 스캔들, 여배우 카메론 디아즈의 외도설 등 주로 자극적이며, 근거가 없는 '카더라'식의 가십성 소문 기사를 내는 잡지로 악명이 높다.
가판대 판매하는 타블렛 잡지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유명인들에 대한 충격적인 소문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는 것이 National Enquirer의 특기다.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사진을 조작하거나 신빙성없는 관계자의 증언을 들어 엉뚱한 기사를 내놓기 일수다.
Steve Jobs의 앙상하게 마른 모습과 구부정한 뒷모습 사진을 실어놓고 Steve Jobs가 길어야 6주를 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으니 이번엔 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언론들이 많았나 보다.
우리로 말하면 '썬데이 서울'이 잘 나가는 대기업 왕회장의 6주 시한부 인생설을 단독 보도한 것과 비슷하다. 주요 언론들도 모르는 사실을, 그것도 단독으로 업계에 아주 중요한 인물의 운명에 대해 논하였으니, 단번에 대단한 뉴스거리로 떠올랐다.
보도가 나왔을 때 이미 일부 언론과 블로그 등에서는 National Enquirer의 행적을 들어 믿을만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주장을 했지만, 그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작을 수 밖에 없었다. National Enquirer의 주장에 맞설 확실한 근거를 제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언론의 습성상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Steve Jobs가 건강하게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보다는 거의 다 죽어 간다는 스토리가 관심을 끌기엔 좋은 소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삼류 잡지의 추측성 보도를 그대로 실었다.
어떤 미디어는 한술 더 떠서 Steve Jobs 사후에 대해 논하며, Steve Jobs 위중설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17일자 우리나라 주요 언론들은 Steve Jobs의 6주 시한부설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주요 실리콘밸리 IT기업 CEO와의 저녁 식사 (백악관 Flickr)
미국 현지시각 1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실리콘밸리를 방문하여 저녁에 Woodside에서 Steve Jobs를 비롯한 주요 IT 기업 CEO와의 저녁 식사 자리를 가졌던 당시 회동 사진이 공개되었다.
비록 뒷모습이긴 하지만 Steve Jobs의 모습도 나왔고, 낯익은 실리콘밸리 유명 CEO들의 모습이 함께 보였다. 오른손에 와인잔으로 보이는 유리잔을 들고 있으며, 왼손을 식탁에 얹은 Jobs의 모습에서 어떤 이상한 느낌도 받지 못했다. 생의 6주만을 남긴 50대의 모습은 분명 아니었다.
생을 마감할 사람이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기업 CEO 저녁 만찬 자리에 참석하고 있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6주 시한부설이 사실이라면 지금쯤 꼼짝없이 병원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한다.
또한 지난 달 병가를 낸 후 최근 Apple Cupertino 캠퍼스에 모습을 보였다는 보도는, Steve Jobs의 위중설은 소문이 아니라 거의 소설 수준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소식이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IT 기업 CEO의 위중설, 특히 Apple에게는 상당한 위기에 해당하는 큰 일이기 때문에, 기업이 차기 CEO를 바로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든지 대책 마련에 나섰을 것인데, 그런 움직임이 없었다는 것도 Steve Jobs의 위중설이 근거가 없다는 증거가 될 수 있었다.
17일 Woodside에서의 저녁 식사 자리에는 Steve Jobs 외에도 Eric Schmidt Google 회장, Larry Ellison Oracle CEO, Facebook 창업자 Mark Zuckerberg, Yahoo CEO Carol Bartz 등 세계 IT를 움직이는 유명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미국 대통령이 실리콘밸리 대표 CEO들에게 고용확대를 주문하는 자리에 Steve Jobs가 참석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결국 National Enquirer의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Steve Jobs의 6주 시한부설은 다시 이틀만에 백악관의 공식 사진 한 장으로 정리가 되었다. Steve Jobs는 아직 건재하며 위중하지 않다.
- 한마디로 정확하지 않은 보도를 일삼는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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