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d 2가 미국시각으로 11일 금요일부터 판매된다. 전후면 카메라가 장착되고, A4보다 더 빠른 듀얼코어 A5칩 장착, 1080p 비디오 미러링을 지원하는 등 1세대 iPad에 비해 더 가볍고, 얇으며, 성능은 좋아졌다. 무엇보다 신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1세대와 같다.

현재 iPad 2를 비롯하여 올해 시장에 판매될 것으로 알려진 타블렛 컴퓨터만 100여 종에 이른다. 그야말로 올해는 몇 년 전 넷북이 그랬던 것처럼 치열한 타블렛 컴퓨터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예상되는 타블렛 경쟁구도는 iPad 2와 Android OS 3.0 Honeycomb 타블렛으로 압축된다.

iPad 2


iPad 2가 시장에 판매되기 전, 여러 매체에서 iPad 2 리뷰가 나오고 있다. 대부분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카메라 품질에 대한 불만이 많다. 예상밖으로 스틸카메라의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렇지만 iPad 2의 최대 장점으로 하나같이 꼽고 있는 것은 기기의 기능이나 성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가격이다.

iPad 2가 공개될 때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가격이 iPad 1세대에 비해 더 비싸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보기좋게 빗나갔다. 그렇다면 왜 Apple은 성능이 향상된 신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고 동결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iPad 2 가격 경쟁력의 원천

Bernstein Research에 따르면, Apple이 공개한 마지막 분기의 평균 이익 마진율은 38.5%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iPad의 마진율은 25% 정도 된다고 한다. Apple이 판매하는 제품 평균 마진율에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iPhone 4의 마진율이 50~6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iPad의 마진율은 의아해 보일 수 밖에 없다.

단적으로 iPhone 4와 iPad를 비교했을 때, 16GB 제품 기준으로 각각 600 달러와 500 달러 수준의 가격이 책정되어 판매된다면 마진율 비교가 쉽게 상상이 될 것이다. 이미 디스플레이 부품 가격만 비교해도 iPad의 제품 단가가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6GB 제품이 없는 iPod touch의 경우에도 32GB 제품이 299 달러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iPad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Apple 제품 평균 판매단가보다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pple은 투자자들에게도 전체적인 이익 마진율은 낮아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결국 경쟁 심화에 따른 것이며, 특히 iPad에 대해 마진을 줄인 것은 경쟁력 있는 제품 출시라는 Apple의 전략적인 결정으로 보여진다.

iPhone 4에서 사용하는 A4

iPad 2에서 사용하는 A5


현재 Apple은 경쟁사와 비교하여 몇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적으로 핵심 부품인 AP(Application Processor)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A4와 A5는 Apple이 디자인하여 전문 파운드리[각주:1]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 또 iPod touch와 iPhone라인에 동일한 AP를 사용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반해 경쟁사들은 Nvidia나 Qualcomm 등 칩 제조사로부터 구매한 AP를 사용해야 한다. 여러 제조사가 사용하다보니 수급 문제에 있어서도 가격이 변동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이다. 결국 경쟁사들의 부담은 이미 AP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AP 외에도 플래시 메모리와 디스플레이는 기기를 구성하는 중요 부품이다. Apple은 전세계 플래시 메모리의 20% ~ 25%를 사용[각주:2]한다는 분석이 나올만큼 플래시 메모리 대량구매를 통한 가격 낮추기가 가능하다. 디스플레이 분야도 마찬가지다. 이미 타블렛 컴퓨터가 시장에 붐을 일으키기 전부터 Apple은 디스플레이 수급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한정된 생산량을 가진 주요 부품을 Apple이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면 다른 어떤 경쟁력보다 특별한 파워를 가지게 된다. Apple은 60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현금보유를 주요 부품 수급에 활용하고 있다. 경쟁사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현금력으로 부품확보에서 앞서고 있는 것이다.

Apple은 지난 1월 실적발표 자리에서 2년간 안정적인 부품 수급을 위해 39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 도시바 등으로부터 구입할 터치디스플레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iPad 2의 주요 경쟁 제품을 생산할 Motorola나 삼성전자, LG전자, HP, RIM 등은 아직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추지 못했다. Motorola와 삼성전자를 제외한 제조사들은 CES에서 선보인 신형 제품의 양산 및 판로에 대해 정확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2분기 내에, 하반기에 출시 예정이라는 수준으로 언급하고 있다.

Motorola Xoom


iPad 2에 맞설 가장 유력한 경쟁자인 Motorola의 Xoom은 800 달러에 가격이 책정되었으며, 통신사의 보조금을 받으면 600 달러선이다. 7인치 삼성전자 Galaxy Tab 역시 500 달러선이다. 여기에 개통 최소 비용 55 달러를 포함시킨다면 가격은 더 늘어난다.

이들 제품과 비교하여 iPad 2 32GB 제품이 AT&T를 통해 무약정으로 729 달러에 판매된다는 것을 비교하면 이미 가격 경쟁력에 있어서 iPad 2가 앞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일 주목받고 있는 경쟁 제품인 Motorola Xoom의 경우에도 그렇지만, 다른 타블렛 컴퓨터는 더욱 심각하다. 제품 원가를 낮출 뚜렷한 방법이 없으며, 양산시 부품 수급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 iPad 2에 가격 경쟁력을 가지기 힘들다.

동일한 가격 조건이라 하더라도 Honeycomb 탑재 타블렛은 아직 시장 초기 단계다. iPad는 이미 거의 1년에 가까운 시장 검증 기간을 거쳤고 작년 말까지 1,500만 대를 팔았다. iPad 2가 출시됨에 따라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경험이나 소프트웨어 경쟁력, 애플리케이션 오픈 마켓과의 단순 비교에 있어서도 Apple은 경쟁사들을 앞서고 있다. 어느 방면에서 보더라도 iPad를 향한 경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익 마진을 줄인 진짜 이유는 바로 소비자

Apple이 iPad 2의 가격을 1세대 제품과 같이 맞춘 것은 분명히 전략적인 결정이다. 경쟁 제품들이 iPad에 비해 더 나은 부품을 사용하여 경쟁 우위를 강조하는 사이에 Apple은 하드웨어에 대한 많은 투자보다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촛점을 맞췄다.

이러한 결정으로 인하여 iPad 2는 타블렛 컴퓨터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가진 제품으로 다시 돋보이게 되었다. iPhone 사용자가 추가적인 통신비용 부담없이 Wi-Fi나 Bluetooth를 통해 iPod touch나 iPad 연결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각주:3]만 보더라도 Apple은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소비자가 더 많은 Apple 제품을 비용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런 Apple의 움직임에 비추어 보면, 경쟁사들의 전략은 기능과 성능 우선 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시장의 사실상 표준 타블렛이나 다름없는 iPad 보다 더 나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제조원가의 상승을 불러왔고, 결국은 제조사 스스로를 옥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은 가계 통신비 지출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이동통신 기능을 가진 다양한 타블렛 컴퓨터나 스마트 플레이어 등의 등장은 제조사들을 위험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통신 소비 지출을 줄이려는 가계의 통신비 저항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Apple은 iPad Wi-Fi 버전과 iPad Wi-Fi + 3G 버전 어느 제품 판매가 늘어나는 것을 반길까? iPad Wi-Fi 버전 판매가 늘어나는 것이 결국 Apple의 이익 증가로 이어진다고 본다. iPhone 사용자가 통신비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3G 버전 iPad는 iPhone과 통신 영역이 겹치게 된다. 비즈니스 계층이 아니면 분명 통신 과소비로 이어진다. 3G가 되는 iPhone과 iPad를 모두 가지고 있는 사용자는 결국 통신비 고민으로 어느 한쪽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것이다. Apple이 이런 점을 모르고 있을까?

Apple의 iPad 2 가격 정책은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이기도 하지만, 자신들의 이익 마진율을 낮추고도 시장에 내놓는 것은 소비자의 사용행태를 잘 알기 때문이다. iPhone을 사용하고, 자녀들에게 iPod 제품과 iPod touch를 사용하게 하며, iPad를 구입하겠다면 분명 가격과 통신 요금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Apple이 iPad의 이익 마진율을 낮춘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뜻이다. 경쟁자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Think Different)이 바로 Apple의 장기이자, Steve Jobs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1. A4, A5 모두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문으로]
  2. IHS iSuppli [본문으로]
  3. iOS 4.3의 개인용 핫스팟 기능 제공. [본문으로]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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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11 16: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otSpot 기능은 iPhone 4에서만 제공되고, 가입중인 통신사에서 승인한 경우에만 기능이 활성화도록 되어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2. Favicon of http://webchobo.com BlogIcon 웹초보 2011.03.11 1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앱 생태계가 워낙 탄탄하다 보니 하드웨어쯤은 이익 안보고도 팔아버릴수 있는 구조인 것 같아요.
    그나저나 형님 그동안 잘 지내셨죠? ^^;

  3. Favicon of http://archvista.net/ BlogIcon 아크몬드 2011.03.12 1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웹초보님 말씀처럼 앱 생태계 구축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일환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