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 전문업체인 Nielsen Company가 의미있는 분석 하나를 내놨다. 근 20년만에 처음으로 미국 가정의 TV 수상기 보급율이 낮아졌다는 것인데, 여가시간에 TV 시청을 즐기기로 유명한 미국 가정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2011년 현재 미국 가정 96.7%(1억 1,470만 가구)가 텔레비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작년의 98.9%(1억 1,590만 가구)에 비해 2.2%나 떨어진 수치라고 한다. 이제까지 TV 보급율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었는데 왜 1년 사이에 반대 상황이 되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Nielsen은 두 가지 원인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따른 디지털 TV 구입에 어려움이 있는 저소득 계층에서의 디지털 공중파 TV 수상기 구입 포기라는 요인과 IT 기술의 발전에 의한 방송 소비행태의 변화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Swamp TV.
Swamp TV. by James Good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미국은 2009년 6월 12일자로 모든 아날로그 공중파 TV 방송을 중단시켰다. TV 방송의 디지털 전환이 완료된 것이다. 아날로그 TV를 가진 가구는 별도의 디지털 수신 셋톱박스를 통하거나 케이블 TV, 위성 TV같은 방법이 아닌 이상 디지털 TV 수상기를 구입해야 한다.

비록 공중파 방송 수신은 기본권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저소득층은 유선 서비스 가입이나 수신 장비 구입 등의 비용이 수반되는 디지털 방송 수신을 아예 포기한 가구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보다 설득력 있어 보이는 주장은, TV 대체 서비스들의 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감소라는 측면이다. 굳이 TV가 아니더라도 공중파로 방송되었던 드라마나 쇼, 뉴스 등을 소비할 수 있는 단말기가 늘었기 때문에 TV 보급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금은 TV를 켜지 않아도 뉴스나 드라마 시청은 얼마든 가능한 시대다. 컴퓨터, 스마트폰, 타블렛, 셋탑박스 등의 기기가 대표적인데, 설령 가정에 TV가 있더라도 방송 수신용(튜너)이 아닌 단순히 큰 화면의 영상출력(디스플레이)만 제공하는 용도도 늘었다.

Netflix나 Hulu, YouTube, TV.com, Vudu 등 이른바 인터넷을 통한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며, 시청인구도 늘고 있다. 단순 VoD 수준의 스트리밍에서 실시간 방송까지, 방송권역에 상관없이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든 원하는 방송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다.

TV 자체의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공중파 수신을 지원하는 것 외에도 인터넷 접속 기능 내장하여 스트리밍을 통한 방송 서비스를 지원하는 인터넷 TV 혹은 스마트 TV가 시장에 나오고 있다.

TV 수상기 보유 가구가 줄고 있다는 것은 기기 자체의 보급율이 낮아진다는 의미일뿐 판매대수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가정의 경우 1가구 1TV 비율은 오히려 낮고 2대 혹은 3대 이상의 가구 비율이 더 높다.

Nielsen의 조사는 이러한 TV 단말기 숫자보다는 전통적인 TV 수상기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사결과는 공중파 방송 수신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TV 수상기는 정해진 방송 스케줄에 따라 주파수에 따른 한정된 방송 콘텐츠만을 볼 수 있는 기기다. 수신에 따른 비용은 들지 않지만 지역에 따라 콘텐츠도 다르고, 수신 채널은 제한이 있다.

반면 인터넷을 통한 방송과 통신 서비스는 지역적인 한계와 채널의 제한을 없앴다. 유선뿐만 아니라 무선으로 확대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기기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공중파 방송은 새로운 IT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10/11/06 - 미국 케이블 TV 가입자는 왜 줄어드는가?

스트리밍 서비스 등 이른바 뉴미디어 서비스들은 공중파 뿐만 아니라 케이블 TV 서비스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미디어 소비행태가 점점 온라인화 되고 있으며, 결국 전통적인 공중파 TV 시장과 파생 서비스라 할 수 있는 케이블 TV 시장에서 떠나고 있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TV의 역할이 공중파 수신이나 케이블 TV를 보여주는 가구의 대표적인 방송 수신기에서 단순 대형화면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역할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TV 외에도 다양한 스크린이 늘어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방송수신도 개인화의 수순을 밟고 있다. 

Nielsen이 말하는 TV 수상기 보급율의 감소는 TV 수상기 보급 대수의 변화라는 측면보다는 전통적인 공중파 방송 튜너(수신기)의 감소라고 읽어야 한다. TV 역할을 하는 스크린 단말기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나중에는 공중파 방송 신호 대신 데이터 신호가 전송되며 다양한 데이터의 한 종류로서 방송이 실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타블렛이 보급되면서 휴대폰의 음성 통화가 데이터의 한 부분으로 바뀌고 있듯이 말이다.

공중파 TV 수상기와 피처폰의 미래가 너무나도 비슷해 보인다.

* 참고
http://blog.nielsen.com/nielsenwire/media_entertainment/nielsen-estimates-number-of-u-s-television-homes-to-be-114-7-million/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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