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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이 HP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반도체 칩 구매(buyer) 기업이 되었다고 IHS iSuppli가 발표했다. iSuppli에 따르면 작년에 Apple이 구매한 반도체 칩(부품)은 175억 달러로 이제까지 최대의 칩 구매 기업이었던 HP를 넘어섰다고 한다. HP는 2010년 151억 달러치의 반도체 칩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Suppli는 Apple의 칩 구매는 1년 전(97억 달러 규모)에 비해 무려 80%나 증가했다며, 이는 Apple 제품의 판매가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iPhone과 iPad의 판매량 증가에 가장 큰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iPhone 한 대에만 하더라도 약 80 달러치의 칩이 들어 있는데, AP(Application Processor)를 비롯하여 플래시 메모리, 무선 통신용 칩, 오디오 칩 등 다양한 칩들이 포함되어 있다. 중요한 기능을 대부분 반도체 칩이 담당하기 때문에 완성제품의 판매량 증가는 결국 칩 부품의 구매량 증가로 판단할 수 있다.

2010년 한해 스마트폰은 62% 성장했고, 타블렛 컴퓨터는 900% 성장했다. 반면 PC 출하는 14.2% 증가했다고 iSuppli는 밝혔다. 그만큼 작년에 스마트폰과 타블렛 컴퓨터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HP는 세계 최대의 PC 제조사로 다양한 반도체 칩을 최고의 물량으로 수급해 왔지만, Apple이 이를 뛰어넘어 최대의 칩 구매사로 등극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Apple이 주력하는 모바일 기기가 결국 기존의 데스크톱, 랩톱시장의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상징성을 나타낸 것이라 볼 수 있다. 완성제품 수량면에서 세계 최대의 기기 제조사가 되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Apple은 알려진 대로 반도체 시장에서 다양한 주요 부품의 최대 고객이다. 디스플레이를 비롯하여 메모리, 프로세서, 각종 모바일용 통신, 전력 부품 등 모바일 기기를 구성하는 주요 부품의 최대 고객이 되었다.

올해 초에도 39억 달러를 들여 2년간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받기로 한 계약이 발표될 정도로 Apple은 부품의 공급망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지난 몇 년간 Apple은 보유한 현금을 안정적인 부품 공급에 활용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분야에서 디스플레이나 플래시메모리 등은 Apple의 바잉파워를 따라갈 기업이 없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Apple과 공급계약만 맺어진다면 안정적으로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Apple에 공급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호재가 되고 있다.

국내에는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와 LG Disply가 각각 AP와 플래시 메모리, 디스플레이를 Apple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Apple과 컨슈머 시장에서 경쟁하면서도 공급사와 고객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HP와 삼성전자, Dell이 Apple에 이어 2, 3, 4위 칩 구매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5위는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Nokia다.

iSuppli는 올해 Apple의 반도체 칩 구매 예상치는 224억 달러로 내다봤으며, HP는 148억 달러로 내다봤다. 당분간 1, 2위의 순위 바꿈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며 Apple이 계속해서 세계 최대의 칩 부품 구매 기업으로 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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