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PC CPU를 대표하는 Intel과 모바일 칩을 대표하는 Qualcomm의 2분기 실적(각각 Intel 2분기, Qualcomm 3분기)이 각각 발표되었다. 두 기업의 2분기 실적은 PC 시장과 모바일 시장의 현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Intel은 매출 130억 달러로 전년대비 21% 올랐고, 순이익은 29억 5천만 달러로 2% 올랐다. 반면 Qualcomm은 매출 36억 2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34% 올랐으며, 순이익은 10억 4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35% 올랐다.

Intel은 예상되었던 실적보다는 좀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줬는데, 이는 중국, 브라질 등 이머징 마켓에서의 PC 수요 때문이었다. 상대적으로 교체 수요 보다는 신규 수요가 많은 지역 덕분이었다. 또한 경기 활성화에 따른 기업의 교체 수요도 한몫을 했다.

 


기업의 규모면에서는 여전히 Intel이 Qualcomm을 앞서고 있기 때문에 단순비교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당장 2분기 실적만을 두고 본다면 Qualcomm이 Intel을 앞서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익률을 따져봐도 Qualcomm은 Intel에 앞서고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Intel은 PC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며, Qualcomm은 무선(혹은 모바일)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동일한 선상에서 비교하려면 모바일 프로세서 라이선스 업체인 ARM을 들어야 겠지만 Qualcomm은 대표적인 ARM 라이센시(Licencee)이기도 하다.

PC나 모바일 기기의 핵심 부품은 역시나 메인 프로세서다. 메인 프로세서에 따라 주변 부품과 기술들이 함께 구현되기 때문이다. PC의 중앙처리장치(CPU)와 모바일 기기의 AP(Application Processor)는 각각의 기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전세계 PC 산업은 성장률이 더져지고 있다. 이는 명백히 스마트폰과 타블렛 컴퓨터 같은 모바일 기기의 성장에 따른 것이다. PC 산업이 한계에 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보다는 모바일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해석일 것이다.

PC 시장에서 모바일 시장으로의 주도권 전이는 19일 발표된 Apple의 3분기 실적에서도 드러나고 있는데, iPhone, iPad의 성장률과 Mac 컴퓨터의 성장률 비교에서도 알 수 있다.

Apple의 대표적인 제품인 Mac 컴퓨터가 이제 출시 갓 1년을 넘긴 iPad 매출에 뒤지기 시작한 것은 큰 변화로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PC와 타블렛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기존 PC보다는 타블렛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타블렛의 핵심 부품은 스마트폰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전력을 기반으로 좀 더 효율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기존 PC CPU를 사용하지 않고 모바일용 저전력 CPU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x86 아키텍처의 Intel보다는 ARM 아키텍처를 채용한 Qualcomm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의 모바일 프로세서 보급이 늘고 있다.

또한 Qualcomm은 3G 및 4G 통신 관련 칩들을 생산하고 있으며, 모바일 기기의 특성상 대부분 이동통신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AP 외에도 다양한 모바일 칩 시장에서 Qualcomm의 존재감은 큰 편이다. 

Intel도 그간 취약했던 저전력 모바일 프로세서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속적으로 ATOM 프로세서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Tri-gate 3차원 트랜지스터의 개발 등은 모바일 시장에 대한 Intel의 노력과 집념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당분간은 모바일 시장이 기존 PC 시장을 계속해서 위협하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Wintel(Microsoft와 Intel) 카르텔의 붕괴도 이러한 조짐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Microsoft는 차기 Windows 8에서 ARM 기반의 프로세서 지원을 확약했는데, 이 보다 더 확실한 시장의 움직임은 없을 것이다.

Intel과 Qualcomm의 2분기 실적 발표 후 두 회사 모두 주가가 떨어졌다. 각각 Intel은 1.5%, Qualcomm은 2.6% 떨어졌는데, 두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은 확연히 달랐다. Intel은 예상되었던 낮은 성장률 때문에, Qualcomm은 예상보다 낮은 성장률 때문에 실망해 하는 눈치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