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는 미국 통신시장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2위 사업자 AT&T와 4위 사업자인 T-Mobile USA의 합병을 반대하기로 결정하고, AT&T를 반독과점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2011/03/21 - AT&T, T-Mobile USA 인수로 1위 자리 탈환한다

지난 3월 미국 2위 통신사업자인 AT&T는 4위 사업자인 T-Mobile USA의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인수대금은 390억 달러로 정해졌으며, 만일 두 기업이 성공적으로 합병을 하게되면, 현 1위 사업자 Verizon을 제치고 다시 미국 통신사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미국 통신시장이 Verizon, AT&T, Sprint Nextel, T-Mobile USA의 4강 대결구도로 굳어진 가운데, 2위 사업자가 4위 사업자를 인수하여 1위 사업자가 되면 3강 구도로 바뀌게 되는 큰 변화를 맞게된다.

 


T-Mobile USA는 독일 Deutsche Telekom AG의 자회사로 미국 4대 통신사 중에서는 저가요금제로 재미를 보고 있는 기업이다. 나머지 경쟁사들이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것에도 불구하고 T-Mobile USA는 일부 스마트폰 모델과 다수의 피처폰 모델로 저가 요금을 무기로 버티고 있었다.

T-Mobile USA가 처음부터 이러한 기조를 유지한 것은 아니다. 미국내 최초로 Android 스마트폰을 도입했고, BlackBerry폰 비즈니스에도 적극적이었으며, Wi-Fi 핫스팟 서비스, 무제한 요금제 시행 등 다양한 노력이 있었다.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지속적인 네트워크 증설에 대한 재정적인 부담을 안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은 T-Mobile USA 최대의 문제점이었다.

이러한 T-Mobile USA만의 특성상, 2위 기업으로의 인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저가 요금제 공급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 미국 법무부의 입장이다.

미국 법무부는 두 기업의 합병으로 통신요금이 올라가고, 소비자들의 통신서비스 선택권에 제한을 받게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통신 독과점으로 갈 수 밖에 없는 두 기업의 합병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법무부의 제소이유다.

현재 AT&T와 T-Mobile USA의 합병 계획에 대해 심사하고 있는 곳은 FCC(연방통신위원회)다. 하지만 법무부 차원에서 제소를 통해 두 기업의 합병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FCC의 심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법무부의 제소 소식에 AT&T는 즉각 반발했다. 합병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기 때문에 AT&T와 미국 행정부와의 법정 다툼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AT&T는 어찌되었건 이번 합병건을 성사시켜야 하는 입장이다. 만일 합병하지 못하게 되면 T-Mobile USA 측에 30억 달러의 패널티를 물어야 하며, 일부 휴면 주파수 사용권을 T-Mobile USA로 넘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AT&T에게는 상당히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반면 T-Mobile USA는 무덤덤한 입장이다. 인수가 무산된다고 해도 T-Mobile USA에게 돌아가는 손해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만, 합병 발표 이후 고객이탈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우려할만한 사안이다.

미국 법무부의 제소 사실이 알려진 후 Deutsche Telekom도 입장을 내놨는데, 일단 법무부의 결정에 실망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AT&T를 도와 합병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T-Mobile USA는 다른 경쟁 3사와는 달리 네트워크 확충에 적극적이지 않다. Verizon과 AT&T가 LTE 네트워크에 집중 투자하고 있고, Sprint Nextel 역시 이미 Clearwire를 통해 WiMAX 네트워크에 집중 투자했지만, T-Mobile USA는 별다른 네트워크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

모기업인 Deutsche Telekom이 미국 시장에서 충분한 투자여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은 T-Mobile USA의 앞날에도 먹구름이나 마찬가지다. 모기업이 자회사 매각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가진 것도 이때문이다. 투자의지가 약하거나 없다는 것은 이번 합병 사안을 다루는 핵심이 될 것 같다.

시장의 요구로 저가 요금제를 유지하는 통신사가 필요하다는 것은 미국 법무부의 입장이지만, 투자여력이 없는 기업이 사업을 매각하려 하고, 인수 합병을 통해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통신사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이번 합병건은 쉽게 무산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이번 AT&T와 T-Mobile USA의 합병건은 미국 통신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중요한 사건이지만, 미국 행정부의 반대입장도 일리가 있다. FCC의 합병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 법무부의 반독과점 관련 제소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까칠한 킬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wtfdomain.tistory.com/ BlogIcon 신지렁이 2011.09.01 2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 법무부는 반독과점법으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도 제지하려고 했었는데 과연 우리나라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