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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미디어인 종이신문과 인쇄잡지만 몰락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메일과 SMS, 스마트폰 등 IT 기술의 발전으로 전통적인 우편 시스템도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우정공사(USPS : US Postal Service)가 판산에 직면에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토요일 배송 업무 중단과 정리해고, 일부 우체국 폐쇄 등의 구조조정안을 승인해 달라고 미국 의회에 신청했다.


USPS는 당장 이달말까지 퇴직자 건강보험료 등을 포함한 55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며, 내년 초까지는 직원들의 급여를 줄 수 없을 정도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달말에 끝나는 올해 회계연도만 해도 적자는 92억 달러에 달해 최근까지 누적적자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USPS는 574,000명 수준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어 미국에서 Wal-Mart 다음으로 직원이 많은 기업이다. 이번에 의회에 제출한 구조조정안에 따르면 전체 인원의 약 21%에 해당하는 12만 명에 대한 정리해고와 전체 약 11%인 3,700여개의 우체국 폐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USPS의 지출 비용 가운데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80% 수준이어서 정리해고는 상당 수준의 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UPS나 Fedex 등 민간기업의 경우는 53%와 32% 수준이어서 USPS가 인건비 비중이 높아 얼마나 경쟁력이 떨어지는지 알 수 있다.

이 문제를 다룬 뉴욕타임스의 경우, USPS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막강한 노조와 정년퇴임이 없으며, 다른 정부 기관 공무원들에 비해 월등히 좋은 조건의 건강보험 등은 재정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The postal service] Olympus xa-2
[The postal service] Olympus xa-2 by occhichiusi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물론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인건비에 있지 않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로 배송 우편물의 감소와 관련되어 있다. 이메일과 IT 기술 등의 발전으로 특급우편을 포함한 일반우편물과 광고용 우편물 등의 배송이 줄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소식을 주고받는 일반우편물의 감소는 이메일의 영향이 가장 크며, 기업의 마케팅 활동 역시 우편을 통한 DM보다는 이메일과 웹사이트 등이 보편화되면서 우편물의 양이 줄어들었고, 우정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올해 회계연도까지 집계된 우편물량은 1,670억 개로 5년 전에 비해 무려 22%나 줄었다고 한다. 2020년까지는 1,180억 개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배송료는 여전히 평균 물가 상승률보다 낮게 관리되고 있어 수익률 증가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 우정공사의 경우가 세계 모든 우정사업 상황과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에서 찾아야할 것 같다. 주소를 기반으로 한 우편물 배송 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배송 사업이 병행되어야만 한다. UPS나 Fedex가 수익을 내는 이유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미국만의 문제로서는 지나친 인건비 비중과 근로자에 대한 복지혜택 과다 등이 꼽히지만 그 바탕에는 우정사업의 퇴조라는 패러다임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크다.

인터넷이 신문과 잡지 등 전통적인 종이 미디어의 쇠락을 몰고 왔다면, 이메일은 우편 서비스를 비슷한 쇠락의 길로 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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