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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0월 1일 일본의 Sony와 스웨덴 통신장비 업체인 Ericsson이 조인트벤처로 만들었던 휴대폰 제조사 Sony Ericsson의 지분 50%를 Sony가 사들인다. Sony는 조인트벤처 10년만에 100% 휴대폰 자회사를 두게 되었다.


Sony가 Ericsson 지분 50%를 사들이는데 들어간 금액은 10억 5천만 유로, 미화로 14억 5천만 달러가 들어갔다. 이로서 Sony는 게임기, 노트북, 타블렛 등 다양한 개인용 모바일 기기 외에도 스마트폰을 직접 개발하고 제조,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Sony CEO Howard Stringer는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Sony는 이제 더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요청되고 있는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히며, 이번 Sony Ericsson의 100% 자회사 편입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미 시장의 요구가 충분히 있었다는 것이다.

Sony의 Ericsson 지분 협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었다고 Reuter는 소개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Apple 등과 직접 경쟁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개발이나 제조에 대한 권한을 직접 행사해야만 하는데, 절반 지분의 Sony Ericsson으로는 걸림돌이 많았던 모양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나 LG전자, Apple의 경우 모바일 제품군을 직접 개발 및 제조(위탁 생산 포함)하고 있으며, 제품들간의 시너지를 위해 상호 연결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하지만 유독 Sony의 휴대폰 및 스마트폰 라인만 외부 업체와의 조인트벤처로 운영되고 있어 즉각적인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스마트폰 제품군은 모바일 가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면서 성장의 핵심 제품으로 떠오르면서 Sony는 더욱 더 Ericsson 지분 인수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조인트벤처 설립시 Ericsson의 통신기술을 바탕으로 Sony의 오디오 등 관련 기술과 자사의 콘텐츠를 접목시킨 멀티미디어 휴대폰 개발이 목적이었던 상황에서는 잘 맞았지만, 스마트폰으로 패러다임이 옮겨간 후 시장에 대한 발빠른 대응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Sony는 좀 더 빠른 대응과 효과적인 제품 개발 및 생산을 위해 Ericsson 지분을 사들이게 된 것이다. 지분 매입과 함께 휴대폰 및 스마트폰에 사용된 핵심 통신 기술과 특허들은 Ericsson과 크로스 라이선스를 통해 제공받기로 했다.

Sony는 100% 자회사로 편입된 Sony Ericsson을 적극 활용하여 자사의 모바일 제품군과의 연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선을 보였던 PlayStation Portable 스마트폰이라고 불렸던 Xperia Play 폰은 Sony의 이런 야심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나아가 콘솔게임기 뿐만 아니라 노트북, 카메라, 타블렛 사업 등과 접목시켜 모바일 제품 전반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라인이 보강되면서 기존 제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훨씬 많아진다는 것이다.

Sony의 Ericsson 지분 인수 협상 소식은 이달 초 Wall Street Journal의 보도로 잠깐 관심을 모았었는데, 결국 10월을 넘기지 않고 인수 협상이 마무리 되었다. 높은 엔고현상도 이번 인수 협상에서 도움이 된 것 같다. 

iPhone과 BlackBerry 등이 주도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으로 주요 제조사 지위에서도 밀린 Sony Ericsson은 Sony의 100% 지분 인수로 또 다른 기회와 변화를 맞게 되었다.

Sony Ericsson이 Sony 단독체제로 움직일 경우 앞으로 스마트폰 플랫폼에 대한 변화도 가능할 것이다. 지금처럼 Google Android를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때에 따라서는 멀티 OS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이런 측면에서는 HP가 매각을 생각하고 있는 webOS에 대한 부분도 눈에 들어온다.

Sony의 이런 움직임은 우리나라 제조기업들에게는 그리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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